부산상공회의소는 22일 최근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업률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부품 등 대부분의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조선기자재업계만이 100%의 조업율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세계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이 40개월 분량의 (502척, 611억달러 상당)의 수주잔량을 확보하는 등 국내 7개 대형조선소가 최소 3년 이상 분량인 1,600여척의 수주잔량을 현재 보유하고 있어 이들 대형조선소 납품비중이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부산지역 조선기자재업계도 호조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선기자재 전문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녹산공단 내 조선기자재업체들은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하루평균 1~2시간의 잔업 및 특근을 실시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업체는 용접인력 등 현장 기술인력 부족난을 겪고 있어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기능공 일용직까지 채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납품대기물량을 공동보관·운송하여 업체 물류비를 절감에 기여하고자 국책사업으로 설립 추진해 부산조선기자재조합에서 운영 중인 조선기자재공동물류센터의 12월 현재 센터 내 보관창고 가동율이 111%를 기록하는 등 부산지역 조선기자재 업계의 생산현장은 현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경제위기의 그늘을 찾아볼 수가 없다.
활발한 조업률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발주된 벌크선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선박발주 취소 여파가 국내 대형조선소로 전파되어 현실화 될 경우 그 파장은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는 조선기자재 업체마저 폭풍에 휘말릴 가능성도 전혀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벌크선 발주 계약 취소 규모는 240여척으로 전체 발주취소 규모의 63%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탱커선(69척)과 컨테이너선(27척)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국내 대형조선소의 경우는 선박수주잔량 중 벌크선 수주량은 230여척으로 15% 정도에 지나지 않고 발주취소 물량이 중소규모 선주로부터의 발주 물량 유치, 저가선위주의 수주물량 증대에 치중해온 중국의 중소조선소에 집중되고 있어 업계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중국 조선소와의 차별성을 들어 우리나라 대형조선소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맹추격하던 중국 조선 산업의 신인도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과 후판 원자재 가격하락 등에 다른 수익성 개선으로 세계1위인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굳히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이 있어 위안이 되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은행과 함께 납품대금 회수 문제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에는 금융권의 우선적인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현재의 불황 속에서도 다시 올 호황에 대비한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현재 조성중인 미음공단 협동화단지의 분양가 인하 등 과감한 지원을 하기로 하고 영세한 조선기자재업체들이 이 난국을 돌파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 하고 있다.
부산지역 조선기자재업계는 조선강국의 주도권이 우리나라에 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및 일본의 조선기자재 업계는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계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해왔던 교훈을 잊지 말고 드릴쉽(심해원유시추선),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등 고부가가치 선박분야의 첨단 기자재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을 통해 추진, 제어, 통신, 환경 등 핵심기자재 생산으로 전환하고 품질 및 가격경쟁력과 함께 안정적인 A/S 체계를 갖추어 간다면 조선기자재산업은 불황을 넘어 세계 속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기자재 생산 현장은 세계1위 조선기자재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매서운 겨울 한파 속에서 오늘도 뜨겁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