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중부소방서 홍보주임 이정미

얼마전 119안전센터에 근무하는 직원의 하소연을 들은적이 있다.

119신고가 접수되어 출동해보니, 주택의 아주머니 한분이 집에 쥐가 있으니 잡아달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처음엔 황당했으나 소방차로 출동을 했으니, 일단은 직원들이   집을 다 뒤졌지만 쥐를 찾을 수 가 없어서 그냥 철수했다고 하며,  이런 출동을 하고나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예전엔 쥐꼬리를 몇 개씩 학교에 제출해야 했던 까마득한 기억도 있지만 ‘요즘은 쥐를 구경하기도 힘드니, 집에 쥐가 나타나니 무서워서 신고를 했을 수 도 있겠다 이해는 되지만,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119대원들의 힘을 빼놓는 이런 신고들 때문에 대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휴대폰이 어디에 떨어졌으니 찾아달라... 집에 문이 잠겼으니 열어달라... 고양이(개)가 어디서 추워에 떨고 있으니 구해달라....

부산에서 최근 5년 동안 단순 생활안전 구조건수가 전체 구조건수의 절반이상인 61.9%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응급출동도 지난해 대비 18.3% 늘었다.

한편,지난해 고양이 구조 중 순직한 119대원은 아직도 국립현충원 안장거부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119가 국민들에게 홍보가 잘되어 무슨 힘든일만 생기면 119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건 감사한 일이지만, 나 스스로 아니면 주변의   가까운 누군가의 도움만으로도 해결 될 수 도 있는 일들을 내가 힘들고 귀찮다는 이유로 119를 누르고 있는건 아닌지?

어쩌면 나의 이런 사소한 119신고가 화재로 또는 큰 교통사고로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이들의 신고를 가로채고 있는건 아닌지?

그리고 그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이가 나의 아버지.어머니.남편.아내.나의 소중한 자녀가 될 수 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119신고전에 119대원 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지? 한번더 생각해 주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