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인천삼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김미영
국민에게 당당하고 멋진 여성경찰관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경찰에 입문한지 벌써 6년.. 이젠 어느정도 업무에 익숙해졌지만 이런 나에게도 경찰관이 되기 위해 채용시험을 치르고 면접을 보았던 시절이 있었다.
처음 면접을 보러 가서 잔뜩 긴장한 나에게 면접관이 한 첫 질문은 바로 “자네 무단횡단을 해본적이 있는가?”였다. 순간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망설였다. 사실 살면서 무단횡단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렇다고 법과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경찰관이 되겠다고 면접을 보러 와서는 무단횡단을 해본적이 있다고 대답하기도 부끄러워 어떻게 말해야 할까를 고민하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경찰 시험 준비를 하면서부터는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면접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마침내 최종 합격자가 되어 현재 삼산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오늘 아침 늦은 출근길에 길 건너편에 내가 타야 할 버스가 신호대기 중인 것이 눈에 들어왔다. 횡단보도를 건너기만 하면 버스를 탈 수 있는데 횡단보도 신호등은 야속하게도 빨간색이다. 마침 오가는 차량도 없어 버스를 향해 도로로 뛰어들려는 순간 불현듯 “자네 무단횡단을 해본적이 있는가?”라는 면접관의 질문과 함께 내가 했던 대답이 떠올랐다.
법과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계도하고 내 스스로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할 나는 대한민국 경찰관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무단횡단 등과 같은 법규범 준수를 방해하는 유혹의 손길이 온다면 나는 그때마다 면접관이 내게 했던 질문과 나의 대답을 기억하며 국민앞에 떳떳하고 당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무단횡단을 해본적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아뇨, 없는데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가득찬 질서 선진국으로 변화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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