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현일 기자의 시사펀치
지방선거가 5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경쟁구도를 만들어 호남정치를 주체적으로 혁신해 보려던 노력이 하루아침에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바뀌어 버리고, 합당의 명분이었던 기초 공천제 폐지는 지방선거 필패라는 이유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갈지자 행보를 하며 종잡을 수 없는 정치일정으로 인해 지방선거 입지자들은 큰 혼란에 빠져 제대로 된 선거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고, 시민들 또한 후보들에 대한 자질 평가나 정책 검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에 대한 의지는 방향을 잃어버렸으며, 도로 민주당 논쟁이나 전략공천 논쟁만 분분하고 있다. 이제는 나눠먹기 논쟁까지 가세하여 새정치가 오히려 구 정치인들에게 구태정치라고 조롱을 당하고 있어 참담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의 국회의원들이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런데, 광주 국회의원들의 기자회견이 앞뒤가 맞지 않고 어딘가 석연찮은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광주 국회의원들 자체가 개혁의 핵심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개혁을 명분으로 지지선언을 한 것은 2년 뒤에 다가오는 총선에서 자신들의 물갈이를 염려하여,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꼼수가 아닐까 하는 억측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만약 국회의원들이 진정 개혁을 명분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었다면, 개혁의 1차 대상인 본인들부터 다음 총선 불출마를 먼저 선언했어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구정치를 대변하여 새정치 세력을 폄훼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새정치의 전도사가 되어 나타나니 저의가 의심스럽고 당황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광주정치를 줄 세우고 전리품으로 여겨 나눠먹기 하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들과 이들의 의중이나 살피고 스스로 하청정치를 자처하는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더 이상 광주와 광주시민들을 이용하지 말기 바란다. 지역정치가 실종되고 왜곡되는 이유는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주체성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주 국회의원 다섯 명이 밝힌 “명망이나 경력이 화려하지 않지만 지역 주민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새정치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을 적극 지지하여 광주가 가장 모범적인 개혁공천을 이뤄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부분은 특정인의 지지여부를 떠나 개혁공천에 대한 기준을 말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따라서, 신진 정치인이 광주정치의 혁신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국회의원들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며, 차기 총선에 불출마 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이번 광주 시장 선거와 관련하여 밝힌 입장의 진정성을 시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