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내 굴지의 선박회사인 A社는 재산국외도피 등 불법 외환거래 혐의로 관세청에 검거됐다. 범칙 금액은 무려 2억원이 넘는다.
관세청은 26일 A社는 국내 법인자금으로 구입한 선박의 운항수입, 선박 매각대금 등 약 570억 원을 싱가폴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의 비밀 계좌에 은닉했다.
그리고 이 돈 중 400억 원 상당을 싱가폴 등을 거쳐 자금 세탁하여 재반입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역시 페이퍼 컴퍼니가 활용됐다.
이처럼 해외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한 재산도피·자금세탁 등 불법 외환거래가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페이퍼 컴퍼니는 주로 자본 이동이 자유롭고 기업 설립이 용이하며 낮은 세금 부과 등 이점이 있는 일명 조세피난처 국가들이 많이 설립한다.
페이퍼 컴퍼니들은 정상거래를 가장한 불법외환거래·비자금 조성·주가조작 등의 매개체로 자주 활용되지만 그 식별에 어려움이 있어 조사상 한계가 있다.
관세청은 집중적인 자료수집과 분석을 통한 페이퍼 컴퍼니 악용 불법외환거래 기획단속을 실시한다.
그 첫 번째 단계로 관세청은 지난 연말부터 기업들의 해외투자정보와 통관자료 등을 면밀히 분석하였다. 그 결과 금년 초, 해외 투자를 가장한 불법외환거래, 재산도피 등 혐의가 있는 업체들을 선별하였으며 현재 조사중에 있다.
2단계로는 오는 7월부터 외환범죄 우범성이 가장 높은 국가인 홍콩에 집중해서 불법외환거래 가능성이 있는 업체에 대한 정보분석과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2단계 조사는 민간 기업정보 전문회사의 해외기업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우리나라와 거래가 있는 해외소재 기업들에 대한 설립·운영 정보를 파악한 후 우범성 있는 해외업체와 국내업체와의 거래를 逆추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는 3단계 조치로 해외수집 정보를 이용한 재산도피 기획 분석을 통하여 금년 내내 단속의 고삐를 단단히 조일 계획이다.
관세청은 불법적인 자본유출의 증가는 성장잠재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고 불법 유출된 자본이 비자금 조성 등을 위해 사용된다면 기업 간 공정경쟁을 저해한다는 측면에서 자본유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강력한 단속을 추진할 계획이다.
선량한 수출입 기업에게는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여 수출입 지원을 해나갈 것이나 외환거래의 자유화와 통관절차의 간소화에 편승한 기업의 악의적인 외환범죄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추적,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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