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갱년기 장애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호르몬대체요법이 유방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 있어 왔으나, 최근 아주대병원 박샛별 교수(가정의학과)가 호르몬대체요법을 받고 있는 여성갱년기 장애 환자 9,579명을 대상으로 ‘호르몬대체요법에 따른 유방암의 발생 위험성’을 6년 간 추적한 결과 여성호르몬제제 투여군과 비투여군 간 유방암 발생 위험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1998년 1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아주대학교병원을 내원한 40세 이상 여성 중 여성갱년기 장애가 있는 9,579명(여성호르몬제제 복용 6,108명, 비복용 3,471명)을 대상으로 유방암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체질량 지수, 음주와 흡연 여부, 운동 정도, 자녀 수, 첫 아이 출산 나이, 모유수유 여부, 초경 나이, 폐경 나이, 유방암 가족력에 대해 조사하고, 이 자료를 근거로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를 검색하여 유방암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
6년 간 추적한 결과 호르몬제제를 투여한 집단 6,108명 중 유방암이 발생한 경우가 26명, 투여하지 않은 집단 3,471명 중 유방암이 발생한 경우가 13명이었다.
폐경기 여성에서 호르몬제제 투여 기간에 따른 유방암의 발생 위험도는 5년 이내에는 호르몬제제 투여군과 대조군 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년 이후 시간이 경과할수록 호르몬제제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1.68배(비교위험도) 높아지고, 대조군이 유방암에 걸리지 않을 확률은 투여군에 비해 29.9%(기여위험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연구에서 저용량의 호르몬으로 치료했을 때 유방암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저용량 호르몬 치료가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고 골밀도의 소실을 줄이는 한편 유방암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임을 확인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폐경기 여성 5명 중 1명이 호르몬대체요법을 받고 있거나 받은 경험이 있는 정도로 여성 갱년기 환자가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여성을 대상으로 ‘호르몬 대체 요법이 유방암의 위험을 어느 정도 높이는지’를 연구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연구가 최초로 우리나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서 “5년 이상 장기간 호르몬대체요법으로 치료하는 경우 유방암이나 심혈관계질환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치료로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손해를 고려해야 하고 가능한 저용량을 단기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