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게재된 현수막에 대해 자체 단속과 용역을 통해 수거활동을 하고 있지만 난무하는 현수막 게재로 인해 수거에 있어 역부족인 상황이라던 화성시 곳곳에 게재된 현수막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지난 6월 25일 화성시를 사랑하는 기자연합회(이하 화사연)는 언론탄압과도 같은 화성시의 언론행정을 규탄하고 언론인으로서의 반성과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자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으며, 그날 함께한 언론인들은 그에 따른 화성시의 해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시의 눈부신 행정력은 기자회견 내용과는 전혀 상반된 곳에서 발휘됐다. 기자회견에 앞서 시 언론행정에 변질된 뜻을 전하는 현수막이 시 동·서부 전역에 걸쳐 게제 됐으며 그곳에는 정치인 및 행사와 관련된 각종 현수막 그리고 몇 년에 걸쳐 게재되어 있는 수원군공항 이전 반대를 위한 현수막 등이 같이 걸려있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시 거리를 둘러본 한 기자는 “하루만에 화성시 거리가 이렇게 깨끗해 질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그동안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음에도 단속에 어려움이 많아 일일이 살피기 어렵다고 답변했던 화성시가 두 팔을 걷어 붙여 수거활동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이례적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자못 우습기도 하다.
무엇이 전력투구적인 화성시의 행정력을 만들었을까?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틀이 지났지만 화성시 홍보기획관실은 기자회견과 관련해 어떠한 행보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 대신 다른 인력을 투입해 새로운 방법으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옥외광고법에 의하면 정치적 목적이 담긴 현수막은 단속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된 현수막이 사라지며 정치적 현수막도 함께 사라졌다. 일단은 깨끗해진 거리를 보며 시민들은 만족해한다. 작은 성과라면 성과다.
지난 기자회견당시 화성시 서부에서 태어나 지금껏 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서철모 화성시장은 소통행정을 펼친다며 동부와 서부를 동시에 아우는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하는데 1년 여간 무엇이 변했는지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못하는 것이 아니냐”며 반문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지자체의 발전을 위한 행정이 1년 만에 성과를 나타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보다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계획이 세워져야 하며 이를 통해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고 적절한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의 이번 놀라운 행정력을 진정한 지역발전 정책에 쏟는다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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