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환경기업이 잇달아 중국진출에 성공하면서 환경산업이 해외수출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환경산업 해외 수출실적이 636억원을 기록 지난해 연간 수출계약실적인 168억원의 4배 가까운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같은 실적은 경기도가 도내 우수환경 기업의 중국진출을 모색한지 2년만의 이룬 괄목할 만한 성과로, 중국에 이어 동남아, 남미 등 신흥공업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의 계획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007년 4월 중국을 방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발전 행태를 보이고 있는 중국, 동남아 등 신흥공업국의 환경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도내 우수환경 기업의 중국진출을 모색해 보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환경산업을 도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도내 환경관련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주)그린프라(대표 송진호)는 경기도가 추진한 도내 환경기업의 중국진출 사례 중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그린프라사는 국내 최초로 6대 온실가스중 하나인 아산화질소(N2O) 부문에서 탄소배출권을 획득한 기업이기도 하다.
그린프라사의 주 생산품목은 ‘아산화질소 배출 저감장치’. 아산화질소는 비료, 나일론 류의 고기능성 섬유, 화약 생산시 발생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그린프라사는 이 아산화질소를 95~98%이상 줄일 수 있는 저감촉매기술을 갖고 있다. 송 대표는 중국 허난(河南)성 신샹(新鄕)시의 한 질산공장에 아산화질소 저감 CDM 사업의 배출권 구매협정(ERPA)을 지난 3월초 체결했다.
송 대표는 자사의 기술력으로 연간 30만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산화질소의 저감 효과가 UN의 인증만 받게 되면 그린프라사는 같은 양의 탄소배출권을 획득, 연간 약 85억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송 대표는 ‘본 계약을 체결하기 까지 경기도와 환경부(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의 관심과 후원에 감사를 드리며, 이를 계기로 중국 및 동남아시아 아산화질소 저감 CDM 시장을 석권하여 CDM사업 선도기업으로 위상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오염 문제로 비상이 걸린 아시아
경기도가 중국과 아시아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 역시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환경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마구잡이로 진행된 중화학 공업의 발전은 중국 전체에 환경재앙을 가져왔다.
산둥성에 있는 남사호(南四湖)의 오염문제도 마찬가지. 남사호는 산둥성 남부와 장쑤성 경계에 위치한 산둥성 최대 담수호로 면적이 1,266㎢(경기도 화성시의 약 2배만한 크기)에 이르는 대형 호수다. 이 남사호에 녹조가 발생하면서 식수는 고사하고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만큼 수질이 나빠지자 산둥성은 비상이 걸렸다.
인근 공장에 대한 규제를 실시하고, 주변 오염원을 줄이면서 수질정화에 나섰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산둥성은 수질컨설팅까지 받은 후에 인공습지조성을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지난해 도는 이 소식을 접하게 됐고 도내 우수 환경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는 신강하이텍을 산둥성에 적극 추천했다.
신강하이텍이 시화호, 경안천 등에 인공습지를 조성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 도가 보증한다는 말에 산둥성 관리들도 마음을 움직였고 신강하이텍의 대표단은 경기도 공무원과 함께 산둥성 환경보호국 관리를 만날 수 있었다.
중국 관리들을 초청해 시화호 인공습지 견학까지 시켜준 신강하이텍은 최근 산둥성 환경계획원과 남사호 인공습지정화를 실시할 사업자 자격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
향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는 경기도의 설명이다. 신강하이텍의 조성주 대표는 발전소, 질산생산업체 등에서 배출하는 황산화물, 질소산화 때문에 대기오염문제가 심각하다. 축산업 발달로 인한 축산 폐수, 갑작스런 도시개발로 인한 생활오수 처리 문제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한다.
동남아, 남미, 러시아에도 진출 예정
경기도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경기도는 환경산업이 도의 미래를 책임질 주력산업인 만큼 전폭적인 지원과 예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경기도의 환경기업은 5,539개 업체로 전국(25,018개)대비 22.1%이며, 환경부문 종사자는 42,264명으로 전국(178,174명)의 22.9%로 대한민국의 환경산업 메카로 불릴 만 하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의 환경관련 기술은 미국·일본·유럽의 65-80% 수준으로 선진국에 비해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집진 및 탈황설비 등 대기오염방지기술이나 오폐수 고도처리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선진국에 다소 뒤지는 기술이라도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공업국이 비싸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도내 환경기업이 현지시장에 맞는 기술개발과 마케팅을 추진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경기도가 수준 높은 기술을 가지게 된 건 수도권에 집중된 복잡한 환경규제 덕이었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환경수요가 폭발했고, 이런 환경을 배경으로 경기도 환경산업이 급성장을 하게 된 것이다.
최근 경기도는 중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 남미, 러시아 지역 등 환경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해외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7월중 해외진출 지원 전담조직을 신설하여 기술개발 지원과 해외 환경시장 정보수집 제공, 환경산업육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는 등 체계적인 해외진출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전문가, 기업이 참여하는 환경산업 해외진출 지원단’과 ‘경기도환경산업협회’를 구성하여 밀착 지원하는 한편, 도내 환경기업의 기술개발 촉진을 위해 환경산업 신기술 발표대회’를 매년 실시하여 우수환경기업으로 선발된 업체는 해외시장개척에 우선 파견 하는 등 해외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바이어와 협상중인 31개사 54건 1,860억원의 수출상담을 집중관리 하기위해 1:1 기업별 전담 공무원을 지정하여 계약성사시 까지 밀착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1회성의 단순한 무역사절단 파견을 지양하고 도와 자매결연 지역 등과 환경산업협력 MOU를 체결하여 해당지역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현지 시장에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공무원과 민간기업의 합작품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동일화학의 이선균 대표는 경기도 환경국 담당 공무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산둥성에서 7년 동안 사업을 한 사람이 있는데, 7년 동안 중국 관리를 한 번도 못 봐 사업진행에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며 “경기도 공무원과 함께 가니까 중국 관리와 함께 현지 업체 관계자 들을 한꺼번에 만나게 돼 협상이 아주 수월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중국과 사업을 하려면 꽌시(관계. 關係)가 가장 중요한데, 도가 이 부분을 책임져 주니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정말 비즈니스 프렌들리 공무원”이라며 고마워했다.
든든한 후원자입니다
시흥에 있는 한국GCM(대표 이춘석)은 천연 광물질의 수질정화제를 생산하는 업체로 중국 산둥성의 유력한 환경기업과의 현지총판계약 체결과 태국의 한 지방정부와 하천·해안 수질정화 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중에 “한국GCM의 기술력은 인정하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으로 구체적인 상담과 계약 체결이 망설여 진다“라는 내용으로 경기도에 SOS를 요청했다.
도는 중국기업 및 태국 지방정부에 한국GCM의 높은 기술력과 충분한 사업추진역량이 있고 경기도에서 보증하는 업체라는 추천서를 도 환경국장 명의로 보내 현지기업 및 시장의 마음을 움직였고 한국GCM은 현재 최종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번 경기도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제품 최종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현재는 태국 최고의 환경기업과 수출상담을 진행하고 있어 수개월 내에 수십억원의 수출계약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환경기업의 중국진출 성공 뒤에는 환경국 공무원들의 힘이 컸다는 것이 관련 기업인들의 증언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3월 도내 우수 환경기업에 대한 소개서를 중국어로 만들어 중국 현지 대사관, 경기도의 자매결연 요녕, 광동, 산둥성 등지에 빠짐없이 보냈다.
관련 단체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현지로 달려갔고,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중소기업으로 해외현지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기업에게는 해당지역 관리와 기업에게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라는 추천서를 발송하는 등 해당 관공서 역시 경기도에서 보증하는 업체라는 말에 마음을 쉽게 열어주었다.
산둥성 환경보호국에서는 자국의 업체에 연락을 취해 경기도 환경업체와 상담을 하라는 지시를 내릴 정도였다.
경기도 환경국 김진흥 국장은 지금까지 전자산업이 한국경제를 이끌어 왔다면 앞으로는 환경, 에너지, 바이오 산업이 한국의 미래를 이끌 것이다”며 “기술이 좋은 만큼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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