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는 지난 26일지동 벽화골목에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세계문학계에서도 명성이 높은 고은 시인을 비롯, 수원에 거주하는 시인 임병호 김우영 씨, 아동문학가 윤수천씨, 시조시인 유선 정수자 씨 등 30여명이 모여 자작시를 직접 골목길 담벽에 쓰는 행사였다.
이 행사는 수원시인협회(회장 김우영)가 주최하고 시 팔달구 지동 주민센터(동장 박찬복)가 지원한 것으로 시인들은 늦가을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시립지동어린이집(팔달구 지동 297-3)옆 골목길에 한자 한자 정성껏 시를 써내려갔다.
이날은 작은 잔칫날이기도 했다. 바르게 살기운동 지동위원회(위원장 배용자)와 지동 미나리광시장에서 고추가게를 하는 윤영근씨가 막걸리와 안주를 푸짐하게 내어 참가자들의 수고를 위로하고 흥을 돋웠다.
또 행사가 끝난 뒤 인근에 사는 무형문화재 살풀이 승무 이수자 고성주 씨(경기안택굿보존회장)는 많은 시인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청해 뒷풀이 한마당을 펼치기도 했다.
이날 고은시인은 지동 제일교회 노을빛 전망대와 갤러리, 벽화골목을 둘러보고 현장에서 직접 창작한 시 '지동에 오면'을 골목길에 자필로 썼다.
<지동에 오면>
지동에 오면 어머니와 작은 어머니의 말소리가 들린다
지동에 오면 춘옥이 할아범 생신날 설장구소리가 들린다 성밑집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지동에 오면 두고 온 내가 나를 어서 와 어서와 하며 맞아들인다
이 행사를 주도한 수원시인협회 김우영 회장은 “이 마을은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지근거리에 접하고 있는 곳이다. 이 마을은 그로인해 불이익을 받기도 한 지역이지만, 오늘 ‘시 골목길’이 생겨남으로 인해 꿈을 갖게 되고 더 나아가 국민들의 관심을 받는 아름답고 밝은 마을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 골목 참여시인 명단은 다음과 같다.
고은 임병호 윤수천 유선 김우영 정수자 진순분 김광기 김애자 임애월 백규현 최영선 김준기 허정예 박경옥 권명곡 최자영 최정우 전영택 윤주은 최연숙 김석일 윤민희 홍명희 송유나 강양옥 전영구 송소영 오춘옥 박병두 김용국 곽영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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