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속초해양경찰서 경무기획과장 정태경
지난 2월 강릉시 안목항 방파제에서 너울성 파도로 인해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은데 이어 이달 4일 충남 보령시 죽도 방파제 일대에서 너울성 파도로 9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을 당하는 일이 또 발생하였다. 두 사고 모두 갑작스런 너울성 파도로 인해 순식간에 발생한 사고이다.
방파제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위험요소인 너울성 파도는, 파도가 몰아칠 때의 파가 방파제에 부딪치면서 2차적인 힘이 생겨나며 보통 2-3m의 파도가 몰아칠 경우 4-5m의 파도로 힘이 강해져 방파제 주변을 순식간에 집어 삼키게 된다. 또한 일명 ‘삼발이’라고 불리는 시멘트 재질의 방파제 구조물(TTP, 테트라포트)은 3개의 원기둥이 모여 있는 모양으로 방파제 외곽에 겹겹이 쌓여있으며 항상 파도가 부딪혀 젖은 상태로 이끼류가 넓게 분포하고 있어 TTP 상에서 뛰어다니는 행동은 실족할 위험이 있다.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동해지방해경청 관내(경북 포항-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사고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방파제 139건, 해안가 43건, 갯바위 23건 등 모두 205건의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이중 2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 13명이 크게 다쳤다. 방파제 사고가 전체의 68%를 차지하는 것을 본다면 콘크리트 구조물로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방파제의 위험성을 다시금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사전에 위험을 인식하고 다음과 같은 안전수칙을 스스로 지켜 각종 사고의 위험에서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첫째, 방파제에서 낚시행위 또는 유락행위를 하기 전에는 현지 기상상태를 꼼꼼하게 살펴야 하며, 기상악화 또는 겨울철 방파제 표면이 얼어붙는 결빙상태일 때는 출입을 삼가야 한다. 또한 맑은 날에도 갑작스런 너울성 파도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인근에 설치된 구명부환 등의 위치를 파악해 놓고, 낚시객의 경우에는 반드시 구명동의나 미끄럼 방지용 신발 등 개인 안전장구를 착용하여 사고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방파제에서의 과도한 음주행위는 금해야 한다. 특히,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기울이는 소주한잔을 위해 TTP 상에서 행하는 음주는 생명을 담보한 너무 위험한 행위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실제 방파제에서 음주 후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TTP 사이가 협소하고 미끄러운 상태인데다가 음주행위로 인해 몸의 균형 감각이 둔해져 위험상황에서 민첩하게 방어동작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갯바위나 방파제 등에서 갑작스런 사고를 당하였다면, 지체 없이 누구라도 해양사고 긴급신고 번호인 “122”로 신고해 신속한 도움을 요청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바다에 뛰어들어 내가 구조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신속한 신고와 주변의 구명장비를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파도소리, 낭만이 함께하는 바다는 인간에게 아름다움과 추억을 베풀어주기도 하지만 많은 위험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여행을 가고자 하는 곳이 바다라면 먼저 안전의식을 점검해보자. 스스로의 안전점검만이 올여름 바다여행에서 좋은 추억만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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