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은 네쌍둥이로 유명세를 탄 태영·태웅·태호·태걸, 이름 하여 영웅호걸이 첫 생일을 앞두고 있다.
네쌍둥이 중 첫째와 둘째가 오는 5월 11일에, 셋째와 넷째가 6월 7일에 돌잔치 상을 받는다. 주변 지인과 처가에서 준비했다. 태어날 때 930g이던 첫째는 몸무게가 10배 가까이 늘어 9kg이 나간다.
영웅호걸'은 하루에 800g 분유 한 통씩을 해치운다. 소비되는 기저귀 양도 만만치 않다. 가장 저렴한 걸로 쓴다지만 한 달 평균 분유 값만 60만 원이고, 기저귀는 젖지 않은 부분을 잘라 테이프로 붙여 사용해도 45만 원가량 든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탓에 한 달 도시가스비도 30만 원이 넘기 일쑤다. 지난해 산 옷들은 벌써 입지 못할 정도로 훌쩍 커버렸고, 하루에 2~3번 세탁기를 돌릴 정도로 빨래도 많다.
아이들은 호기심 많은 첫째 태영이와 듬직한 둘째 태웅이는 엄마가, 귀염둥이 막내 호걸이는 할머니, 순둥이 셋째 태호는 베이비시터가 육아를 맡고 있다.
아이들은 태어났을 당시 건강 상태는 위태로웠고, 가장 먼저 태어난 태영이가 제일 심각했다. 심장 대동맥과 폐동맥을 이어주는 혈관 이상과 탈장으로 2차례 수술을 받았다. 또 미숙아 망막증, 갑상선 호르몬 이상이 생겨 약물치료를 받아야 했다.
네쌍둥이는 엄마인 문은정(33)씨가 아이를 임신하고 복용 중이던 자궁 수축 억제제를 바꾸는 사이 자궁이 3㎝가량 열리면서 임신 27주 만인 지난해 5월 11일과 12일 첫째와 둘째(1㎏)가 태어났다.
아이들의 출산 예정일은 8월 7일이었지만 3개월이나 앞서 세상에 나온 셈이다.더는 아이가 나오지 못하게 자궁 입구를 묶고 4주를 버텼다. 6월 7일 셋째(1.21㎏)와 넷째(1.39㎏)가 태어나면서 4형제는 극적으로 상봉했다. 네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70만분의 1이다.
요즘 부모의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이 아플 때마다 병원 가는 일이다. 병원비도 그렇지만 이동수단도 녹록치 않다. 평일에는 교회의 봉고차를 얻어 타지만 일요일에는 이마저도 이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할머니 손모(59)씨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게 소원”이라며 “나중에 커서 자기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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