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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프카의 변신과 서산에서의 일상
기사등록 일시 : 2012-08-14 12:20:40   프린터

의류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는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침대에서 눈을 뜨고는 자신이 거대한 벌레로 변해 버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갑작스런 일에 당황하면서도, 그는 조금 더 자 보려 하지만, 수면에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없다. 그는 등껍질을 침대에 대고 누운 상태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여러모로 불만스럽게 생각한다.

 

<박두웅 언론인>출장으로 말미암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데,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 시간에 늦지 않도록 늘 신경을 써야 하고, 짧은 틈을 이용해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며, 상대할 고객들은 계속 바뀌어 깊이 사귈 수도 없기에 대인 관계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른 기상 역시 불만스런 일이며, '잠자리에서 일찍 일어난다는 건 인간을 바보로 만든단 말이야. 인간은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거든' 그레고르는 생각한다. 그러나 부모님이 사업 실패 때문에 사장에게 거액의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빚을 청산할 때까지는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가 문득 시계를 보니, 출장 갈 시간이 이미 지났다. 그의 몸 상태를 두고 걱정하는 가족들과 방문을 사이에 두고 대화 하다가, 몸을 움직여서 침대에서 빠져 나오려고 할 때 그레고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배인이 온다. 근무 태만이라고 비난하는 지배인에게, 그레고르는 방 안에서 변명하지만, 아무래도 지배인은 그레고르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그레고르가 방 문까지 몸을 질질 끌고 가서, 간신히 열쇠로 방문을 열고 가족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가족들과 지배인은 공황 상태에 휩싸인다. 어머니는 마루 위에 털썩 주저앉고, 아버지는 울기 시작하며, 지배인은 질겁을 하며 도망간다. 그레고르는 지배인을 바로 쫓아가려 했지만, 아버지는 지팡이로 그레고르를 후려갈기고, 방으로 몰아넣어 감금한다.

 

그 날 이래로, 그레고르는 방에서 꼼짝도 않고 단조롭고, 무료한 생활을 하게 된다. 여동생 그레테, 그레고르의 모습을 혐오하며 방에 음식을 넣고 또 방 청소를 한다. 그레고르의 음식에 대한 기호는 완전히 바뀌어 신선한 음식에 식욕을 느끼지 못하고, 썩어가는 야채나 치즈에 식욕이 일게 된다. 그레고르는 낮에 창가에서 밖을 내려다보며 시간을 보내는 데, 잠을 잘 때는 긴 소파에 몸을 비집고 들어가고, 여동생이 들어 올 때도 신경 써서 그 곳에 몸을 숨긴다. 문 너머로 들려오는 대화에 따르면, 가족들에게는 적게나마 절약으로 모아놓은 비상금이 있어, 비록 유일한 일꾼을 잃었을지라도 앞으로 1, 2년은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그레고르는 방의 벽이나 천장을 타고 기어다니는 습관을 지니게 되는 데 이를 알아차린 그레테는, 그레고르가 벽을 타고 기어다는 데 방해가 되는 가구류를 방에서 치워 줄 것을 계획한다. 그레테는 어머니와 협력하여 가구류를 옮기기 시작하는 데 그레고르도 처음에는 신경 써서 몸을 숨기고 있었지만,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문득, 자신이 인간이었던 시절의 흔적을 없애 버려도 괜찮은 것일까 하고 회의(懷疑)한다. 그레고르가 자신의 뜻을 표출하려고, 벽에 걸려 있던 액자에 달라 붙자, 그런 그레고르의 모습을 본 어머니는 졸도한다. 바로 그 때, 최근 은행의 수위로 근무한 아버지가 귀가한다. 그레고르가 난동을 부린 것으로 간주하고 그는 그레고르에게 사과를 마구 던진다. 그레고르는 깊은 상처를 입고,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장 아버지가 던진 사과가 그레고르의 등에 완전히 박혀버렸기 때문에, 그레고르는 그 상처로 1개월 동안 고통을 겪는다. 그 사이에 가족들은 빠듯한 형편으로 생활을 하는 데, 어머니와 여동생도 직장을 구해 일한다. 여동생은 더 이상 그레고르를 돌보는 것에 열의를 지니지 않게 된다. 가정부도 나이든 가정부로 교체하였다. 우연히 그레고르를 보게 된 그 가정부는 그레고르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수차례 그레고르를 조롱하러 온다. 한편 집을 신사 3명에게 하숙을 주고나서 그레고르의 방은 애물단지 같은 가구를 놓아두는 헛간으로 변해 버린다.

 

어느 날, 거실에 있던 신사 한 명이 그레테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를 우연히 듣고 충동적으로, 자기쪽으로 와서 연주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레테는 요구받은 대로 신사의 앞에서 연주를 한다. 신사들이 처음부터 싫증 느끼는 데 비해, 그레고르는 연주에 감동하고 방에서 기어 나와 버린다. 그레고르의 모습을 본 신사들은 화를 내며, 당장 이 계약을 철회할 것, 지금까지의 하숙비도 지불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 실망하는 가족들 틈에서, 그레테는 이제 그레고르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아버지도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 그레고르는 쇠잔해진 가족의 모습을 보며 방으로 돌아와서는, 가족들의 애정을 회상하며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다음 날, 가정부는 그레고르의 시체를 처리한다. 휴가의 필요를 느낀 가족들은 각각 직장에 결근계를 쓰고, 나들이하러 집 밖으로 나간다. 서로 대화 하면서, 아무튼 서로 자신의 일에 어느정도 만족하고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딸 그레테는 오랫동안의 고생 속에서도 어느새 아름다운 아가씨로 성장하였다. 부모는, 이제는 딸의 신랑감를 찾아주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레고르 잠자가 잠에서 깨었을 때, 그는 분명 '괴물' 이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그 변신에 관계없이 여전히 사람으로서의 삶, 즉 한 가정을 재정적으로 책임지는 장남으로서의 책임감에 온 집중이 쏠려있다. 그의 다리가 몇 개로 늘어났는지, 등껍질은 왜 이렇게 딱딱한지, 무엇보다도 도대체 왜 이런 몸으로 변신을 했는지 따위의 그 상황에서의 통상적인 생각은 거의 배제함으로서 그가 얼마만큼 자신 이외의 상황들에만 집중해 살아왔는지를 소설 카프가의 변신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동생 그레테를 음악학교에 보내리라는 마음을 먹을 정도로 가족일원에게 그토록 헌신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변신을 한 이 후에는 그 어떤 결심, 생각의 과정들 모두가 어느 하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되려 그는 화가 난 아버지에 의해 등껍질에 사과조각이 박힌 채 생활하거나, 어느 날 자신의 모습을 우연찮게라도 온전히 내보였다가는 가족들을 소스라치도록 놀라게 만들어 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무관심, 혹은 어느 정도의 관심(동생과 어머니에게 한정된)으로 흐르던 나날들도 그레고르로 인한 썩 좋지 못한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그는 가족 내에 '불필요한 존재'로 점차 인식되어 간다. 그렇게 그는 방치되고 격리된 채 오로지 작가(카프카)의 관심과 설명으로만 존재하다간, 여느 벌레들이 그렇듯 딱딱하고 납작하게 말라 쓸쓸히 죽게 된다.

 

그의 변신은, 마치 그가 속한 집단 안에서의 존재적 가치, 지위 등이 언제나 내포하고 있는 불안감을 드러내는 매개로 작용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레고르 잠자가 변신함으로서 그가 이전에 가졌던 가족들에 대한 생각, 결심, 혹은 지금까지의 결과물들이 점차 '헛된 것' 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은 그가 가진 '지극히 정상적이어 보이던 외판원의 삶' 조차도 '사람으로서'의 조건 안에서나 유지될 수 있는 늘 불안한 존재로서의 그레고르를 상징하고 있다.

 

내가 만약 어떤 다른 흉측한 대상으로서 갑작스레 변신을 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변신으로 말미암아 그 어떤 것도 하게 될 수 없다면? 남에게 도움은 못될망정 해를 입히지는 않을 것임을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다면? 어디까지나 그것은 나의 몫 일 뿐, 그레고르의 쓸쓸한 죽음 뒤 희망에 차 유유히 기차를 타고 떠나는 그레고르의 가족들의 모습처럼 그 누군가의 몫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릴까. 그것이 비단 사회 구조적 문제이거나 한 개인이 겪는 그저 일시적인 과정이라 치부해야 할까?

 

나는 그 누군가에게든 어디에서든 그것이 언제든 확고하고 깊이 있으며 뚜렷한 존재로서의 나인가? 늘 내포되어있는 불안감을 배제한 절대적 가치로서의 나는 이 서산 사회에서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그레고리 잠자는 수분이 다 빠진 벌레로 말라있었다. 

 

유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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