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국사봉(國事峰)이야. 여기서 이성계랑 무학대사가 국사(國事)를 나눈거지”
충남 계룡시 향적산의 주봉인 국사봉은 조선을 창건한 태조 이성계가 신도안을 도읍으로 정하기 위해 무학대사와 올랐다가 국사를 논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향적산 국사봉에 오르기 위해 입구에 도착하니 무상사가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무상사는 외국인 스님들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기에 이곳에 온 것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시작부터 가파른 길을 오르다가 40여분즘 지나니 드디어 숨을 고를 평지가 나왔다. 왼쪽길은 향적산방으로 한국역학을 정립한 일부(一夫) 김항선생이 공부하던 집으로 알려져있다. 현재는 기도터로 이용되고 있었다. 지나가던 등산객들은 이곳이 기도발이 잘 받는다고 들었다며 입구를 기웃기웃 거렸다.

정상에 다다랐다는 의미일까. 1시간즘 오르니 경사가 더욱 가파라졌다. 험해진 등산로에는 밧줄이 설치되어있었다. 더운 날씨였지만 주변의 우거진 나무들로 인해 햇빛이 등산길을 쨍쨍하게 비추진 않았다.

1시간 30분에 걸쳐 도착한 국사봉 정상의 탁 트인 전경은 감탄이 절로나왔다.

국사봉 정상에는 천지창운비(좌)와 오행비(우)가 있는데 정확한 해석은 알려져있지 않다.
오행비 앞에서는 한 등산객이 배와 막걸리를 두고 기도를 하고있었다. 내용인 즉슨 세계평화와 슬프게 죽은 이들의 행복을 비는 내용이었다. 주로 어떤 기도를 하냐는 질문에 “나를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아니여”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자신을 돌팔이라고 칭하는 이 등산객은 종교는 없지만 항상 마음으로 한결같이 기도를 해왔다고 한다. 국사봉 정상에서 기도한지는 2년 남짓. 주말이 되면 오른다고 했다.

서울에서 온 등산객들이 떠들썩하게 올라와 가쁜 숨을 내쉬며 절경에 감탄했다. 이어 그들은 표지석을 둘러싸고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현재 국사봉이 있는 계룡시에서는 ‘향적산 치유의 숲’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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