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백도 인근 해상에서 지난해 말 침몰한 화물선 이스턴 브라이트 호(1,323t)의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해경은 이 선박이 당시 과적 상태로 출항한 사실을 확인했다.
여수해양경찰서 (서장 박훈상)는 23일 출항 전 작성한 검량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선박의 흘수(선수 5.0m, 선미 5.9m)를 토대로 화물량을 산출한 결과 이 배의 재화중량톤수(Deadweight Tonnage)가 2,588t에 불과한 반면 실제 적재한 화물은 2,744t으로 156t 가량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해경은 또 현재까지 조사 결과 화물 과적이 당시 풍랑주의보가 발효되기 직전의 해상 기상 악화와 맞물려 배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급작스런 조타기 조작 등으로 선체가 복원력을 잃고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수해경은 이 배의 선장이 선사 관계자와 배에 실을 화물량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질산은 2,020t까지 적재할 수 있다고 말한 사실을 확인하고 출항 당시 2,129t의 질산이 실린 점에 착안해 과적 여부를 조사해 왔다.
해경은 사고 이후 타 선박과의 충돌, 좌초 노후나 정비 불량으로 인한 균열 파공 유동수 효과에 따른 영향 기관 고장, 항해술 미숙, 과적으로 인한 복원력 상실 여부 기상 불량 상태에서 운항 부주의 그 밖의 복합 원인 등 사고와 관련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여 왔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과적 그 자체가 곧바로 침몰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과적 운항이 드러난 만큼 사고 당시의 기상 여건과 전문 기관에 의뢰한 내용을 토대로 침몰과의 관계를 밝히는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원 15명이 탄 이스턴 브라이트 호는 지난해 12월 25일 새벽 전남 광양항을 출항해 대만으로 항해 도중 여수시 삼산면 백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1명은 구조되고 14명이 실종된 가운데 현재까지 선원 5명만이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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