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영암소방서 방호과 서정희

최근에 소방서를 지나는 행인이 예고없이 사무실에 들어와 고맙다는 인사를 하여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 해 하는 우리에게 그분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현대삼호아파트 302동에 거주하고 집안에 불이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신속하게 뛰어온 관리실 직원이 소화기를 이용하여 화재를 조기진압했다고 말했다.

항상 마음은 있었으나 그동안 일에 밀려 감사하다는 말한마디 하지 못하고 길을 지나가다 소방서를 보니 오늘은 기어이 용기를 내서 고맙다는 말이라도 전하고싶어 들어 왔다고 말했다.

부모가 거실에 있는 사이 안방에서 놀던 아이(당시5세)가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을 치다가 티슈에 불을 붙인 것이 침대시트에 옮겨 붙었고 화염과 연기가 솟아 올라 순간 당황한 자신은 너무 놀라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연기를 발견한 이웃집의 신고로 경비실 아저씨가 달려와 현관에 놓여있던 소화기를 이용 순식간에 화재를 제압하여 침대 일부만 소실되는 피해에 그쳤다면서 소화기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소방서에서 해드린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사실은 아들 녀석이 장난하다 소화기를 터뜨려 집에 소화기가 없었으나 소방서의 지속적인 홍보전단과 스티커를 받아보면서 어떻게든 소화기는 하나 구입해야겠다 싶어 비치해 뒀는데 그 소화기 때문에 우리 식구들의 보금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 소방은 지속적으로 1가정 1차량 1소화기 갖기 운동을 수년간 홍보해 오고 있다. 혹자는 이제는 모르는 사람도 없을텐데 그만해도 되지 않겠냐고 하지만 소화기 갖기 운동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아직도 너무 많은 사람이 그 단순한 소화기 사용법에 대해서 문외한일 뿐만 아니라 그 제품의 보관요령 및 교체시기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평상시에는 중요성을 모르지만 당장 그것이 필요할 때 없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제 조그만 관심을 갖고 소화기에 붙어 있는 설명서를 읽어보자. 그리고 짬이 난다면 가까운 소방서에 들러 소화기 사용요령도 익히고 다양한 안전교육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안전은 항상 가까운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