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소방서 돌산119안전센터 소방사 정민호
출동을 하다 보면 교통 체증에 조바심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가족이 아팠을 때 발을 동동 구르는 심정을 한번이라도 겪은 사람이라면 소방관의 이런 심정을 이해하고 남을 것이다. 매번 출동 때마다 느끼지만 출동대원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급한 마음과는 달리 꽉 막힌 도로다.
화재나 구조·구급과 같은 사건사고 발생 시, 5분 이내 신속한 현장 도착은 물적·인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최선의 길이다. 화재 시 5분 이내 초기대응이 가장 효과적이다. 화재 발생 시 5분이 경과되면 화재의 연소 확산속도 및 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인명구조를 위한 구조대원의 옥내진입이 곤란해진다. 또한 응급환자의 경우 4~6분이 골든타임이다.
심정지 및 호흡곤란 환자는 4~6분 이내 응급처치를 받지 못할 경우 뇌손상이 시작된다. 이처럼 ‘5분 이내 현장 도착’은 소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의 차량과 도로 사정을 감안하면 이 시간 내에 현장 도착은 정말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 소방차량이 일차적으로 진입하게 되는 도로의 경우 소방통로의 확보가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하지만 소방차량이 뒤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의 긴박함을 알려도, 이들에 양보하는 차량은 그리 많지 않다. 이것은 시민들이 아직 소방차량이 접근했을 때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아예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 갈 길 바쁜 소방차량은 도로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중앙선을 넘어가야 하는 위험한 운행도 불사하고 있다.
소방차량의 사이렌이 들릴 경우, 운전자는 어떻게 길을 터줘야 할까?
첫째, 신호등이 바뀌어도 소방차가 지나갈 때까지 양 차선 차량 모두 정지해 있어야 한다. 운전자가 신호를 놓치면 약속시간에 5분 늦을지 모르겠지만, 소방차가 신호를 놓치면 한 사람의 생명을 놓칠 수도 있다.
둘째, 운행 중인 차량은 가급적 도로의 우측으로 비켜야 한다. 왜 좌측이 아닌 우측’이냐고 묻는다면 ‘도로의 중앙을 확보하기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운전자의 의식 변화 뿐 아니라 제도적으로는 소방통로의 확보를 위해서 앞으로는 긴급자동차 출동 시 양보의무 위반사실이 소방관의 사진촬영이나 CCTV 등 영상기록매체에 의해 입증되면 시장․군수․구청장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차량 소유주에게 승용차는 5만원, 승합차는 6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소방차량 길 터주기는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작은 배려이자 모두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다. 결코 어려운 일도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일도 아님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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