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추자면 신양리에 지난 10일 청각장애인 하승옥(36)씨는 오전 11시께 채낚기 어선 명성호(4.99톤)를 타고 조업에 나섰다.
이날 오후 2시께 갑자기 엔진이 정지하면서 배가 멈춰섰다. 배는 조류에 휩쓸리기 시작하고, 바다 한가운데서 오도가고 못하는 상황에 처한 하씨는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려 하였으나 인근을 지나는 배는 보이지 않았다.
청각장애인인 하씨는 통신기로도 구조요청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씨는 순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떠올랐다.
하씨는 침착하게 제주해양경찰서 추자파출소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엔진 고장, 해양경찰선 구조 요청, 관탈섬 앞 명성호”라는 내용이었다.
추자파출소에 비치된 휴대전화 조회기를 통해 연락을 받은 추자파출소는 즉시 제주해경 상황실
로 보고하여, 관탈섬 인근에 경비정을 급파해 하씨를 구조하게 됐다.
명성호는 추자파출소가 특별관리하는 어선이다. 조업 중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휴대폰 단축키만 누르면 추자파출소로 바로 연결된다. 추자파출소는 하씨 이외에도 연세가 많은 1인 조업선 6명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하여 휴대폰 단축키 ‘9’번 만 누르면 파출소로 바로 연결되어 위급한 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양경찰청(청장 권동옥)은 지난해부터 전국 해양경찰서 관할 파출소에 청각 지체장애 조업어선에 대해 ‘해상조업 취약계층’으로 분류하여 조업시 특별 안전관리 방안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현재 해양경찰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청각, 지체장애어업인은 144명으로 긴급상황 발생시 ‘구조요청’이라는 문자메시지만 들어와도 관할 해양경찰서 파출소에서는 구조대상 어선을 바로 파악, 신속한 구조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장애인차량처럼 ‘장애인선박’스티커를 발부, 스티커를 부착한 선박은 방문신고 없이 파출소에 전화신고로 입출항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상기상 실시간 정보를 문자와 휴대폰으로 서비스하고 있고, 긴급구조번호가 적힌 휴대폰 방수팩 지급 등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해경 청각지체장애 조업어민 특별 안전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