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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남자의 <우디 앨런>의 수채화
기사등록 일시 : 2009-05-06 19:14:11   프린터

오 정 인(소설가)

 

화가 변종곤의 어셈블리지(Assemblage) 작품중 첼로에 베네통 광고 비주얼이 그려져 있는것이 있다.  버섯구름 핵실험 장면과 그 앞 부분에는 로만칼라에 모자를 쓴 신부님과 하얀 수녀복의 수녀가 키쓰를 하고 있다. 지구의 마지막날 인간이 가장 숭고하게 택할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는 암시란다.

 

사랑...

73세의 능청스런 뉴요커 <우디 앨런>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파스텔조 풍광에 사랑을 쓱쓱 붓질한듯 한 새영화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한폭의 수채화로 다가 왔다.

누구나 다 예감할수 있고 경혐했을수도 있을 듯, 이따금 정지돤 소묘와 같은 나른함마저 주는, 눈에익은 몇 개의 사랑의 방식들이 힘들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으로 펼쳐 지지만, 그 잔잔한 익숙함에 속아 넘어가면 안되는 얼음짱같은 복병이 냉소를 지으며 숨어 있다.

 

<우디 앨런>은 역시 아직도 녹슬지 않은 <우디 앨런>이었다. 

물이 오른 수목처럼 아름다운 정경들과 사랑의 텃치속에 <우디 엘런>은 광란의 외침으로 권태로움을 고백하고 있었다.

이 수채화는 부드러운 물감과 붓의 텃치속에 숨긴 귀를 자르기 전의 <고흐>였고 외침 전의 <뭉크>였다.

 

약혼자가 있는 이성적인 <빅키>(레베카 흘)와 좀더 본능적이고도 아름다운 친구인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는 함께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간다.

그들이 아는 <페트리시아>부부의 파티에서 두여자는 매력적인 독신화가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템)를 만나게 되고 결국 그가 빌린 비행기에 타고 그의 집이 있는 곳으로 간다.

이국의 독특한 분위기와 <안토니오>의 절제하지만 끌려 들어가는 능숙한 바람둥이의 요소에 자신도 모르게 둘다 이끌리지만, 좀더 교과서적이며 약혼자가 있는 <빅키>는 떠나고 <크리스티나>는 <안토니오>와의 본능적 사랑에 자신을 맡긴다.

 

스페인의 풍광과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색감과 육감적인 <스칼렛 요한슨>(크리스티나 役)의 아름다움과, 지중해적 눈빛의 <안토니오>와의 사랑은 얼마간 완벽한 환희의 성(性)적 희열을 안정감이 넘치게 준다. 매일밤이면 어느도시에서나 어느창 안에서나 수십억의 짝짓기로 벌어지는 인간(모든 동물)의 오래된 의식.

 

어느날 폭풍우처럼 나타난 광란의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 <안토니오>의 이혼한 전처인 여류화가가 비에 젖고 상처입은채 섬광처럼 예민한 신경줄에 감전되어 떨고있는 작은새처럼 나약하면서도 한편으론  죽일 듯이 다투면서도 기묘하게 <안토니오>의 절대적 보호를 받게되면서 이들의 평온을 깨뜨린다.

 

세사람의 생활은 시작되고, <안토니오>는 물론 <크리스티나>와만 육체적사랑을 나눈다. 전처 <마리아>는 결코 전남편<안토니오>와 새연인인 <크리스티나>,그들 둘의 육체적 사랑을 방해하지 않고 인정한다.

아니 오히려 전 남편<안토니오>가 새로운 여자 <크리스티나>와 함께하는 육체적 사랑에 <마리아>는 더한 안정감을 느끼는 듯 하다.

 

약간 미묘한 세사람이지만 일상적인 나날은 이상하리만치 평온했다.

그러나 그 곳에는 몇가지의 사랑과, 고양된 성적 흥분과, 불안정하고도 민감한  감성의 파도와, 미묘한 새로운 성적 쾌감이 함께 공존하는 섬세하고도 심장이 뛰는  절정의 상태가 언제나 지속 된다.

때로 소녀처럼 순진하다가도 크리스탈처럼 예민해져 곧잘  광란의 폭풍을 일으키는 <마리아>는 사진을 찍는 <크리스티나>의 암실작업에 나타나  동성인 <크리스티나>에게 키쓰하는 미묘함을 즐기기도 한다.

그리고 얼마후 화가인 <안토니오>와 <마리아>는 각기 정열적인 그림작업에 며칠이고 자신들의 혼을 쏟는다.

<크리스티나>는 소외감을 느낀다.

그리고 떠나기로 결심한다.

<마리아>와 <안토니오>는 <크리스티나>의 떠남에 안절부절한다.

<크리스티나>가 떠나자 전부부인 두사람은 다시 싸우고 <마리아>는 소리치면서 떠나가 버린다.

 

가정을 지키기위해 외도하는듯한 <패트리시아> 부인이 다시 파티에 <크리스티나>의 친구인 <빅키>를 초청하고 다시 혼자가 된 <안토니오>가 이제는 <빅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뉴욕의 약혼자가 <바로셀로나>로 오겠다는 것을  이미 <안토니오>에게 흔들리고 있는 <빅키>는 만류한다. <빅키>는 자신을 제어해 보려하지만 <안토니오>의 매력에 어느새 깊이 이끌려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에게 함몰된다. 그때 다시 총소리가 나고 두사람 앞에 <안토니오>의 전부인인 <마리아>가 나타난다. 물론 좀더 이성적이고 보편 타당한 인생을 선호하는 <빅키>는 <마리아>의 광란적 출현으로 인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순간적 본능을  다시한번 자제하는 힘을 발휘하고 약혼자에게로 돌아간다.

 

본능적인 사랑도 물론 사랑이다.

자신을 거부하는 이성적여인을 정복해 보는것이 사랑의 성취감일까?

햇살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크리스티나>와의 환희로운 육체의 절정이 가장 솔직한 사랑일까?

육체적 행위는 없지만 작은 악마처럼 폭력적이고 감정조절이 안되는 제멋대로의 예술가인  전처 <마리아>를 결코 떼내지 못하고 돌보는 <안토니오>의 연민이 어쩌면 더 깊은 사랑일까?

 

그러나 그렇게 단순하게만 정의할수 없는게 인간적인 삶의 형태다.

 

얼마전 한동안 성(性)이란 낱말이 한국을 뒤흔들었었다.

인류 역사에서 변하지 않은 형태는 힘을 가진자가 성을 더 소유화 충족화 할수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의 방식이라던가.

힘과 권력을 가진 그들이 그 힘으로 성(性)을 무차별적 무한대로 향유하겠다면 반드시 그 힘에 능멸되는 노예적 희생이 수반된다는 점이다. 마스터베이션이 아니라면 성(性)은 반드시 상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매매에 합의 했다하더라도.

물론 그런 것은 사랑의 형태라고는 할수 없다.

 

<우디 앨런>의 이 영화에서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보다 본능적 매혹이란 상태를 더 보게 된다. 물론 사랑으로 발전될수 있는 첫 관문일수 있다.

나는 이영화에서 가장 주목했던 전처 <마리아>역의 <페낼로페 크루즈>의 치명적인 매력을 주시했다.

그녀는 광적이고 신경질적인 예술가역을 매혹적으로 소화해 내었다.  깡마르고 청량고추같은 그녀의 폭력적인 예민함이 오히려 애잔해 보일 정도였다.

<마리아>는 사랑이나 일상적 권태로운 육체적 행위를 이미 초월한 상태였다. 전 남편이 아름다운 < 크리스티나>와 사랑을 나눌때 오히려 그녀의 팽팽한 신경줄은 훨씬 더 안정적이었다.

그녀에게는 언제나 오르가즘적 긴장감을 유지할수 있는 고양된 감성과 절정의 감정선이 필요했다.

그녀의 성감대는 감각적이기 보다는 대부분이  정신과 관념에 속해 있는 듯 했다. 혹은 예술적 영감에..영혼에 ...

일상의 권태와 타성의 보편타당한 평안을 참을 수 없어 한다는 얘기다. 물론 예술가라고 다 그녀 같지는 않겠지만 ^^

<마리아>는 항상 고양된 그 쨍쨍한 감성으로 그림작업에 몰두 할수 있는 스타일이라는 얘기?

예술을 위해 육체적 행위정도는 뛰어 넘을수 있다는 식이다.

 

그래서 그들 부부는 자신들도 모르게 암묵적 동의하에 그런 상황을만드는 화가부부 예술사기단(^^)일수 있다.

 

<우디 앨런>이 아름다운 <바로셀로나>의 맑은 수채화 속에 슬쩍 숨겨놓은 섬세한 음모(陰謀)는, 육체적 본능도 아름답지만, 사랑도 숭고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더 높은 곳에 예술을 얹어 놓고 싶었던건 혹시 아닐까?

작품을 끝낸후의 그 충족감은 실은 그 어떤 절정의 환희 그 이상일수도 있으니까.

아님 그 자신의 일상의 권태로움을  솜사탕처럼 달콤하게 변장시켜서 사랑과 섹스와 외도(外道)라는 평범한 그림속에 발라두었던지. 그래서 그 숨은 그림을 찾아내는 사람들은 입가에 슬며시 미소띄면서 눈치 채던지 말든지 ....

우연으로 보이는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닐수 있다.

 

영화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한국제목< 내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한마디로   이 시대의 나이먹은 개구쟁이 <우디 앨런>의 최신 고백 , 혹은 자화상일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나는 일상이 너무 권태롭다.  예술적 영감은 고갈되고 나는 너무 늙어 가는 것 같다. 등등. ’

73세의 나이라도 여전히 아름다운 절정을 느끼고 싶다. 생의 한가운데서..라는 외침의 일기장.

 

이 영화에 나를  초대한 사람이 이웃에 사는 여류화가 S여사다.

왕소금 독신인 그녀는 샤넬백 속에 <바르셀로나>의  풍경같은 달콤한 물이 넘치는 커다란 오렌지 한개, 바나나 네개를 넣어왔고, 손을 발발 떨면서 내 티켓까지 끊었다. 우리는 그 과일들을 남김없이 다 먹으면서  <우디앨런>의 위트와 냉소와 사랑에 큭큭 웃으며 평화롭게 영화를 보았다.

 

그녀가 극장을 나오면서 말했다.

“<우디 앨런> 짜식이 키우던 양녀 순이랑 살겠다고 했을때 <미아 패로우> 맘이 어땠을까?  근데 또 순이랑도 별거 한데나..? ”

 

나는 그냥 웃었다.

“ 근데 <페넬로페 크루즈 >말야 매력있지?

이 영화루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받았대 ... 그 예쁜 <스칼렛 요한슨>이 그냥 백치미 육체로.. 작업복에 유화물감 투성이로 그림 그리는 <페넬로페>한테 비실비실 눌려 버린거 있지? 테라스에서의 그림작업장면 정말 확끈했어 그치? “

 

S여사 역시 어쩔수 없는 예술가였다.

 

사랑은 아름다웠고 , 성(性)은 현실이었고, 예술은 그 이상일까?

 

역시 <우디앨런>은 <우디 앨런> 이었다.

이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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