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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명(借名)
기사등록 일시 : 2021-03-26 08:55:37   프린터

한국디지털뉴스 김형근 기자=상선약전(上善若錢)의 세상이다. 돈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맑은 물에 다양한 수종의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세상에 살 수만 있다면, 공개적 처벌도 몰염치 무뢰한(無賴漢)이란 비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소신이 확신이 되었다. 돈이 ‘공정, 공평, 정의를 조롱하는 세상이 되었다. 참담하다.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본다. 현실 사회 속에서, 특히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흘러내려가고 있는 돈을 건져 낸다. 아주 자연스런 삶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결국 ‘돈 놓고 돈 먹기’ 사회라 확신한다. 일부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앉으면, “골프, 투기, 룸살롱” 이야기를 하며, 세월을 낚는다는 말도 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란 말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부 언론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라, 떠들며, 부동산 투기 세력을 섬멸 대상으로 몰고 있기도 하다. 2020년 1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 선언했다. 2020년 7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부동산 투기가 만연한 사회가 되어 있다. 부동산 투기 차단의 결정적 해결책은 무엇일까? 실명(實名) 및 비실명(非實名) 부동산 거래가 투기에 활용 악용된다. 악의적(惡意的) 실명 부동산 거래는 다양한 방법으로 처벌이 그래도 용이하다. 그러나, 악의적(惡意的) 비실명 부동산 거래는 차단도 처벌도 아주 어렵다. 부동산 투기 갈망(渴望) 세력은 막대한 돈을 가지고, 금융기관을 움직이고, 사회적 권력과 야합하며, 사법권력의 도움을 받아서, 투기를 자행한다. 교묘하다. 부동산 투기 선망(善望) 세력은 전재산을 동원하고 은행 대출을 이용하여 뚜렷한 대책도 없이 움직인다. 사건이 발생하면 돈 잃고, 처벌도 받는다. 그렇지만, 처벌을 받아도 부동산 또는 돈이 남는다 확신한다. 경제 양극화의 주범들이 살고 있는 세상 속에서 평민인 국민도 도박을 멈추지 못하는 세상이 됐다. 안타깝다.

 

부동산 투기는 ‘부동산(토지)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엄청난 차액을 벌어들이는 일’이다.

 

투기꾼은 아니다. 상속받거나, 쌀 때 땅을 사서 오랜 기간 보유하다가 자연스럽게 사회가 발전해서 땅값이 오르면 팔아서 차액을 번다. 사회 활동이라도 하는 자는 일반에게 공개된 정보를 이용하여 땅을 사서 기대하며 기다리다 땅 값이 오르면 팔아서 차액을 번다. 기간이 차액 획득의 변수이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라 볼 수 없고, 기다림의 재산 증식 사례다.

 

고도의 투기꾼이다. 중요 부동산 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자와 동조자들은 땅을 사서 짧은 계획된 기간이 완성되면 되팔아 상당한 차액을 번다. 막대한 재력을 가지고 있는 자는 땅을 싸게 사서, 고급 정보를 활용하고, 개발 사업을 하여, 비싸게 팔아서, 엄청난 차액을 창출한다. 권력과 재력이 있는 자는, ‘곰’이 나타나면 숟가락을 얹어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딴 놈이 챙긴다’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실력행사를 하여, 막대한 뇌물을 챙긴다. 결국, 부동산 투기는 시간, 정보와 돈의 싸움이고, 권력과 영향력, 실력행사의 결과물이 되었다. 빠른 속도로 막대한 돈을 버는 투기(投機)가 되었다. 고도의 악의적 비실명 부동산 거래가 사용된다. 밝혀 내기가 아주 어렵다.

 

2013년 8월 12일, 금융실명제 주역들이 “차명거래 전면 금지 현실성 떨어져”란 전제를 내세우며,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금융실명제 20주년에 대한 소회를 나눴다 한다. 실명제 주역인 홍재형 당시 재무부장관, 김진표 당시 세제심의관, 진동수 당시 재무부 과장, 최규연 당시 사무관, 백운찬 당시 사무관 등 7명이 모였다 한다.

 

당시, 지하경제와 악의적 부동산 비실명 거래의 활성화 차단이 핵심 과제였다.

 

1993년 8월 12일 오후 7시 45분, 김영삼 전 대통령 정권하에서, 우리나라 금융거래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제도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대통령 긴급명령’이 특별담화 형식으로 발표되었다. 당시, 장영자·이철희 어음사기 같은 대형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던 시절, 금융거래의 관행을 개선하고, 사회정의 및 조세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도입됐다 한다. 도입 당시, 부정부패 척결, 정경유착 근절, 분배정의 실현 등 3가지 목적이 있었다 한다.

 

2013년, 금융실명제는 가명(假名)·무기명(無記名) 거래를 금지했고, 금융거래와 과세기반의 투명성 확보, 실지명의에 의한 거래 확보, 금융거래에 따른 비밀보장, 금융거래 정상화를 통해 경제정의를 실현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금융실명제가 부분적으로 차명거래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정 요구도 적지 않았다. 금융실명제는 본인 동의 없이 명의를 도용해 금융 거래를 하면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합의에 따른 차명계좌 개설을 금지한 조항은 없어 사실상 합의 차명계좌를 인정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2013년 당시, 홍재형은 "금융실명제법 외의 기타 관련 법으로 차명거래를 제한해야 한다"면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 차명거래를 하고 싶은 사람도 언젠가 들통나 불이익이 엄청나다고 생각해 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은 차명 거래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규정의 법안을 발의했다. 박민식 의원은 차명계좌 거래에 대해 과징금을 최대 30%까지 매기고 단계적으로 처벌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

 

2013년,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발표에서 "차명거래 사전등록제'를 통해 선의의 차명계좌는 용인하고, 악의의 차명계좌는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래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 "차명거래를 금지해도 차명계좌 여부를 금융회사가 거래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 복잡한 금융거래 행태 중 선의의 차명거래를 구분할 수 있는지 등은 어려움이 있는 부분"이라며 "실제 규제 효과가 나타날지도 논란이 있다"고 언급했다. 안철수 의원은 "금융실명제가 기명 거래는 막았지만, 차명거래가 횡횡해 부정부패를 완전히 봉쇄하지는 못했다"면서 "차명 거래와 비자금 고리를 끊어야 검은 돈과 지하경제를 뿌리 뽑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3년 당시, ‘금융실명제 명령’이 형식적인 요건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쳐서, 이 과제를 보완하기 위해, 특정금융거래보고법(FIU) 에선 의심되는 계좌에 대해 실제 당사자 및 거래목적을 확인하고 보고하도록 돼 있다 한다. 보고를 받은 법집행기관인 국세청과 검찰에서 탈세·불법·범죄에 대해 처벌한다 했다. 이와 더불어 조세범처벌법 에선 불법·탈세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에선 범죄 행위와 관련된 부분을 조사해 처벌한다 했다. 또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통해선 실명이 확인된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재산은 명의자가 그 재산을 증여 받은 것으로 추정해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등 현행법상 조세·경제 관련 범죄, 내부거래 등 불공정행위의 대상이 되는 모든 거래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한다. 다수의 법률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금융거래에 대한 확인·보고·처벌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 한다. 특히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금융실명법」과 보완관계를 이루는 금융소득종합과세 실시 및 특정금융거래보고법의 제정 등이 이뤄져 부정근절, 분배정의에 대한 법체계의 완결성이 점차 개선됐다 한다.

 

현행 금융실명제에 대한 유권해석에 의하면 사실상 모든 형태의 차명형태는 불허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관측되지 않는 다수의 차명거래, 다시 말해 선의의 차명거래와 악의의 차명거래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정보 비대칭성의 문제 때문에 원칙적으로 모두를 금지했으나 「특정금융거래보고법」을 통해 악의의 차명거래는 걸러내 조사하고 처벌하고 있다. 더 엄격한 검토가 필요한 경우는 법원소송을 통해 다시 한번 걸러내는 사법해석 절차도 상호보완적으로 운용된다. 이처럼 현재 차명거래에 대해 상이한 견해를 가진 입법해석, 유권해석, 사법해석이 서로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선의와 악의의 차명거래, 불법 차명거래는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옳다. 악의적 차명거래는 돈을 돌려받거나 거래 회복이 불가능하도록 실질적 실효적 조치가 요구되는 시점이 됐다.

 

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은 비자금, 탈세나 범죄 은닉 등에 연루된 악의의 차명거래가 핵심이다. 누구 돈인지 알 수 없다. 조세정의를 저해하고 범죄자금을 은닉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이러한 불법 차명거래를 규제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2021년 3월 17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부동산을 차명으로 소유하는 것을 방지하는 ‘부동산실명법’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법률상 제약을 회피하거나, 조세를 포탈하기 위해 부동산을 차명으로 등기하는 명의신탁을 했을 경우, 나중에 해당 부동산에 대한 권리행사가 불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다. 현재, 소송을 제기하면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지 않은 명의신탁 부동산에 대해서도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 이 가능성을 차단해 차명 소유의 위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법안이라 한다.

 

박 의원은 “부동산실명법이 존재함에도 법원에서 차명 소유자의 소유권을 인정해주는 역설적인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투기·탈세·탈법을 위한 명의신탁과 차명소유를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법과 주먹보다 실질적 실효적 처벌이 실로 중요하다.

 

법과 제도가 없어서 대형 부동산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죄를 짓고도 엄한 처벌을 받지 않고, 평민인 국민을 조롱하기 때문이다. 세간에 떠도는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민이 다 알 수 있도록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김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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