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국립대 한국역사학 안드레이 란코프교수: 북한이란 나라를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스탈린주의 국가’(Stalinist state)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제대로 된 표현일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스탈린주의를 실체화한 화신과도 같은 나라로 여겨져 왔으며 스탈린이 태어난 러시아보다 더 ‘스탈린주의’를 표방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독재 정치체제도 이제 조금씩 내부적인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
그럼에도 여전히 분명한 것은 북한은 자국 주민들에 대해 상상도 할 수 없는 억압을 가하는 나라라는 점이다. 특히 북한의 중앙 집중적 경제체제는 그 중심부부터 붕괴되고 있다. 경제에 관해서는 이미 북한 노동당도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북한 체제가 조금씩 붕괴되어 가는 가운데 북한 사회의 내부적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北, 체제 붕괴 과정서 사상통제 이완
현재까지의 여러 분석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체제 붕괴 과정에서 주민들에 대한 사상통제가 이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북한 정권의 의도적인 결과가 아니라 체제의 무기력함으로 인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충분한 인적*물적 자원이 있어야 한다. 즉 경화(硬貨)가 있어야 하는데 북한 정권은 경화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
과거 구소련의 붕괴과정에서 서방의 라디오 선전(청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북한의 경우에는 비디오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중국 국경을 통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DVD플레이어와 VCR을 통해 북한 주민들은 남한의 연속극을 복사해 돌려본다고 한다. 이로 인해 남한의 연속극이 수년 동안 북한주민들 사이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식인계층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더욱더 두드러진다. 일례로 70~80년대 구소련 정권의 지배계층은 주로 ‘007시리즈’에 매료되어 있었으며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리바이 스트라우스’ 청바지가 유행이었다. 북한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의 특권계층 자녀들은 서울의 TV쇼를 즐겨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머리를 염색하는 등 남한의 유행을 따라하기도 한다.
북한 정권의 핵심인물들은 이와 같은 체제 붕괴 현상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10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로 현재 하부 관료조직 및 경찰조직 등에서는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남한과 북한의 경제경차는 과거 서독과 동독의 격차와는 비교도 할 수없다. 일인당 GNP대비만 해도 남한은 북한보다 최저 10배~최고 20배가량이나 높다. 아직까지 북한의 라디오들의 대부분은 평양 방송이외에는 청취할 수 없도록 채널이 고정되어 있다.
現 정권 대체할 정권 창출될 가능성 높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3년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탈북민의 67%가 북한 탈출 이전에 라디오를 통해 외부세계의 동향을 알게 된다고 한다. 과연 북한 체제는 이러한 변화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일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과거 중국식 개혁을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유는 중국은 분단국가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여기서 홍콩, 대만문제는 제외한다.) 이에 비해 북한 주민들은 북한 체제의 문제가 해결된 후 남한과의 통일을 원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가 개방되면 개방 될수록 북한 주민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북한 정권에 속아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결국 스스로 現 정권을 대체할 정권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홍콩 아사아타임즈 번역
北, 무너져가는 스탈린주의 국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