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시설 원상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일본 대표가 중국 베이징에서 만났지만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북한 핵문제가 미국의 차기 행정부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미국 소리 방송이 보도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의 북핵 6자회담 수석 대표들은 지난 5일 베이징에서 만나 북한 핵문제를 집중 논의 했으나 해결책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한국의 김숙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그리고 일본의 사이키 아키다카 외무성 국장은 이 자리에서 영변 핵시설 원상 복구 상황과 검증 문제를 논의했다.
한-미-일 3자 회동을 마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6일 검증 계획서’를 강조했다. 미국의 목표는 검증 계획서를 마련할 경우 이 문제에 합의가 이뤄질 경우 미국은 당장 북한을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지금 북한 핵을 검증하자는 것이 아니라 검증을 어떻게 할지 검증 계획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정치 일정을 반영하는 것이다. 두 달 뒤인 11월, 미국에서는 차기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면 현 조지 부시 대통령은 정치력을 잃는 이른바 ‘레임 덕’대통령이 됩니다. 따라서 지금은 일단 검증 계획서부터 마련하자는 한다.
북한은 힐 차관보의 이같은 요청에 이렇다 할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 당국은 영변 핵시설의 원상 복구 조치를 가속화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폭스 뉴스’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영변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시설에 부착한 봉인을 제거하고 파이프와 밸브 등을 조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북한의 이같은 행동은 6자회담에서 채택된 10. 3합의를 위반하고 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원상 복구에 나서자 미국에서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역임한 존 볼튼씨는 지난 6일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을 통해 북한과 부시 행정부를 비판했다. 볼튼 전 대사는 북한이 부시 행정부의 처지와 심리를 미리 간파해 핵시설 복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볼튼 전 대사는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북한은 새로운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시간 벌기 작전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워싱턴에서는 북한 핵문제가 미국의 차기 행정부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을 지낸 조지타운대학의 마이클 그린 교수도 북한 핵문제가 미국의 차기 행정부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마이클 그린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끌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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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미 차기 행정부로 넘어갈 가능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