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정권 인수에 착수한 가운데 미국 내 일각에서 미-북 일괄타결 방안이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 핵 문제를 지금처럼 점진적, 단계적으로 풀기 보다는 미국과 북한이 핵 문제와 평화협정 등을 한꺼번에 맞바꿔 해결하자는 것이다. 일괄타결 방안이 등장하는 배경과 전망을 미국 소리 방송이 18일 보도 했다.
미국이 정권교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최근 워싱턴에서는 미-북 일괄타결 방안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괄타결이란 북한 핵 문제를 지금처럼 단계적으로 풀지 않고 미국과 북한이 핵과 평화협정, 외교관계 수립 등을 한꺼번에 주고받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일괄타결 방안은 바락 오마바 대통령 당선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한반도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당 출신으로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외교정책 고문인 토니 남궁 박사는 최근 동북아시아 문제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노틸러스'를 통해 미-북 일괄타결 방안을 주장했다.
남궁 박사는 뉴욕 사회과학원의 한반도 전문가인 리언 시걸 박사와 함께 작성한 '대북정책의 전환'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내년 1월 출범하는 오바마 정권이 미-북 일괄타결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부시 행정부가 지난 몇 년 간 북한을 상대로 점진적 접근방식을 취해 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당초 핵 문제를 단계적으로 풀어서 미-북 간에 신뢰를 조성하려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법은 신뢰를 구축하지 못한 것은 물론 핵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북 양측이 모든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한꺼번에 맞바꾸는 일괄타결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두 사람은 주장했다.
뉴욕의 민간 연구소인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핵 문제를 풀려면 북한과 진지한 대화를 갖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궁박사와 시걸 박사는 구체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6개 카드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맞바꿀 것을 제안했다. 우선 미국은 북한에 약속한 중유 등 경제적 지원을 마무리 하고, 그 대가로 북한은 플루토늄 시설의 불능화를 완료하는 것이다.
이어 미국과 한국, 중국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북한이 재처리 시설을 폐기하고 핵 검증에 착수하는 것에 발맞춰 미국은 평양에 대사관을 설치하는 등 북한과의 외교관계 정상화에 착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폐연료봉 폐기와 동시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며, 이어 북한이 핵 물질과 핵무기 폐기에 착수하면 북한에 발전소를 지어주는 등 대북 경제 지원에 착수한다.두 사람은 끝으로 북한이 모든 핵 물질과 핵무기를 완전 폐기하면 미국이 북한에 발전소 건설을 완료하고 미-북 평화협정에 조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토로브 스탠포드대학 교수는 일괄타결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트로브 교수는 부시 행정부가 해 온 점진적인 해법으로는 미-북 간에 신뢰를 마련할 수 없는데다 시간이 너무 걸려 핵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일괄타결안이 훨씬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아시아재단의 북한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다소 유보적인 견해를 보였다. 민주당 진영의 전문가들이 일괄타결 방안을 거론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 1월에 출범하는 오바마 행정부가 과연 이 방안을 선택할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현재 민주당에서는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기존 정책을 이어받자는 사람들과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전문가들, 그리고 북한에 대한 보다 강경한 정책을 요구하는 인사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아직은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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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 고개 드는 북 핵 일괄타결 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