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문화재는 인간 생활의 전 영역에 관계된 것이며, 유형의 문화적 소산 뿐만 아니라 무형의 문화적 소산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에서 민속자료를 “의식주, 생업, 신앙, 연중행사 등에 관한 풍속이나 관습과 이에 사용되는 의복, 기구, 가옥 등으로서 국민생활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명시하여 민속문화재의 지정 가능성도 포함하고 있지만 풍속이나 관습 등 민속예능은 그동안 민속자료에 지정되지 않았다.
현재의 외형적이며 가시적인 유형의 물질’에만 집중된 듯 보이는 현행 중요민속자료에 대한 정책은 지양되어야 한다. 그러한 물질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그 안에 담긴 ‘행위’, 곧 무형의 문화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중요민속자료의 존재는 비로소 온전해 질 수 있다. 통영 삼덕리 마을제당의 경우와 같이, 장군당과 돌벅수 등의 신앙대상물에만 지원 관리가 집중되는 동안, 동제(洞祭) 자체는 심하게 훼손되었던 것은 그 대표적 사례에 불과하다.
기 지정된 중요무형문화재에도 동해안별신굿, 위도띠뱃놀이, 강강술래, 기지시줄다리기, 안동차전놀이, 영산쇠머리대기, 고싸움놀이, 한장군놀이, 좌수영어방놀이, 밀양백중놀이 등 연극, 놀이, 의식 등의 분야에서 역사적 예술적 가치보다는 민속문화적 요소를 가진 것들이 많이 있으나 현재 민속문화재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부재함에 따라 중요무형문화재에 일괄 지정되고, 따라서 그 성격이 분리되지 못하고 혼재되어 있다.
따라서 유형과 무형이 분리된 현행의 보호제도를 탈피하여 유형과 무형을 총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민속문화재의 정의 및 법적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1962년 우리나라에서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된 이후 약 50년 동안 이루어진 건조물을 제외한 100여 건의 지정 건수는 과연 적절한 것인지, 전통적 생활풍습과 그 물질문화의 보존 ․ 전승을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지정이 필요하지 않은지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민속문화재의 행정관리가 분리 되어 있는데 문화재청은 현재 유형문화재만 지정되어 있는 민속자료 중에서 건조물인 것과 건조물이 아닌 것으로 분리하여 각기 다른 과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는 다른 문화재관리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현재 문화재청에서는 건조물을 제외한 중요민속자료의 지정․해제 및 관리가 무형문화재과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중요민속자료 중 건조물을 비롯한 총체적인 운영은 근대문화재과에서 보존․관리하고 있다.
민속문화재분과위원회의 운영을 비롯하여 중요민속자료의 지정이나 보수정비 및 현상변경, 중요민속자료의 국고보조사업, 중요민속자료 정기조사, 민속마을 관리 등은 근대문화재과에서 운영을 총괄 담당하고 있으나 근대문화재과에서도 주 담당업무는 근대문화재이기 때문에 그 내용이 민속문화재에 전문화 되어있지 않다. 민속자료의 개념은 사회적으로 점점 그 범위와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는 유형의 민속자료만 지정되어 있다면, 그 민속자료만이라도 통합하여 관리하여야 할 것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민속문화재 조사․연구팀과 국립민속박물관의 민속연구과는 민속문화재의 연구에 있어서 상당 부분 공통분모가 있다고 여겨진다.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민속박물관의 우수한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민속아카이브에 영상 및 음향, 디지털화 된 자료를 저장하여 국민들이 쉽고 가깝게 민속문화재를 접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세계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체계적인 민속문화재 보호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유형의 문화적 결과물인 중요민속자료를 만들어낸 이면에 숨겨진 구상과 제작방법, 그 이유 등에도 선조들의 지식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민속문화재는 바로 그 유형의 민속자료의 보존과 더불어 그 민속자료를 만들어낸 문화 속에서 그 중요민속자료가 의미하는 바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홍보 방안이 필요하며, 민속문화재에 대한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민속문화재는 놀이나 의식 등의 성격으로 비추어 보아 충분히 그 지역의 생활배경과 결합하여 하나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세시풍속 등에서 여러 가지 민속문화에 기반을 둔 무형문화재가 많다. 이것들을 지역축제와 연계하여 국민들이 민속문화재를 친숙하게 느낌과 동시에 지역민을 단결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민속문화재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비교적 체계적으로 실행되고 있고, 민속아카이브를 통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반면 이에 비해 문화재보호법을 비롯하여 제도적 측면에서는 아직 민속문화재에 대한 관리 제도가 미흡한 실정이다. 민속문화재의 법적 제도 정비와 더불어 국민들이 민속문화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민속문화의 주체가 되어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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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민속문화재 관리제도 개선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