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뉴스 김형근 기자 = 자연인(自然人)이자 성인(成人)인 딸의 우리를 향한 소리가 있었다. ‘억울하고 잔인’하다며, 우울(憂鬱) 했었지만, 새로운 삶을 개척하겠다 다짐하는 소리였다. 딸은 어린 나이이기에 엄청나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억울(抑鬱)했다. 매사 남의 일이고 남의 억울함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딸의 소리는 그저 변명이고 스스로 눈치가 보일 뿐이다. 일부는 짐짓 고상한 말로 딸의 소리를 책망했다. 그러나 딸은 이제 억울함을 누르고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억울(抑鬱)은 ‘애매하거나 불공정하여 마음이 분하고 답답함’이다. ‘억울하다’는 극히 분하고 답답한 개인적 감정의 표출일 수 있다. 하루 종일 울면서 억울함에 눌리고 눌려서 죽고 싶었겠지만 부모님을 걱정하며 참아내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하겠다 소리 냈다. 아마도 딸의 소리를 야멸차게 매도 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아니다. 우리는 딸의 소리에 함께 해야 한다.
“압수수색 있었던 날,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이야기에 대하여 검찰이 “순 거짓말이고 허위”라 주장했다는 물음에 대하여, 어머니가 “‘기자들이 밖에 많으니 119는 부르지 말아라. 소동 일으키고 싶지 않다”라 어머니의 소리를 담담하게 전하고, “(거짓) 보도는 사실 익숙해졌다.”라 답했다. 검찰의 주장에, 언론 보도에 참담한 심정이다.
‘채널 A’에서 ‘조국 딸 검찰 진술서에서 ‘집에서 서울대 인턴 했다’ 제목으로 보도했다는 물음에 “(그런 말 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라 단호했다. 이젠 익숙해져 버린 수 없이 많은 언론 보도에 쏟아지는 눈물을 딸은 수없이 곱 씹었을 것이다.
“동양대 최성해 총장님 아시죠”란 물음에, “가족끼리 식사한 적도 있고, 동양대 제가 갔을 때 방으로 불러 용돈 주신 적도 있고, 저를 예뻐했고, 어머니랑도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다.”라 답했다. 배신감에 몸서리 쳤을 시간을 보내고 난 지금 딸은 보통 일상으로 돌아왔다. 담담하고 담백하다.
“최 총장님은 ‘봉사활동 자체가 없었다’ 주장한다”라는 물음에, “생각이 있긴 한데 지금 밝힐 순 없다”라 답변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간속에서 계속되는 공포로 답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억울함이 있지만 딸은 억울함을 누르며 즉답을 피했다.
“본인이 하지 않은 말이나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보도”에 대하여, “많이 억울했다.” “하루 종일 울기도 했다.” 이제는 “꼭 이겨내자고 매일 다짐하고 있다.”라 답했다. 딸은 이제 성인으로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돌아오겠다고 다짐하며 통한의 억울함을 눌렀다.
“언론이 24시간 가족들을 뒤쫓고 있다”라 물음에, “그게 그분들 직업이니까”라 답하고, 결국 “괴롭습니다” 답했다. 견디기 힘든 나날이 지나고 이제 딸은 억울함을 눌렀다.
“온 가족이 언론에 사냥감이다”라며, “잔인하다” 답했다. 사람 대접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잔인함을 끊임없이 견디며 난생 처음으로 극도의 잔인함을 체험했고, 딸은 이제 억울함을 눌렀다.
어머니의 소환에 대하여 딸은 “저의 어머니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다. 예전에 대형 사고 후유증으로 항상 힘들어 하셨었는데 최근 이번 일로 악화가 된 상황이어서 걱정이 많다.”라 답하고, 매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눈치가 보인다. 엄살 부린다고 할까 봐”라 억울함을 누르고 눌렀다.
“저는 봉사활동이나 인턴을 하고 받은 것을 학교에 제출했다. 위조를 한 적도 없다.”라 결백을 주장하며 딸은 억울함을 누르고 눌렀다.
“어머니가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딸에게 두는 혐의를 어머니가 딸을 걱정해서 본인이 그 혐의를 다 안고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할까’라는 걱정이 있다”고 딸은 억울함을 눌렀다.
“본인이 기소되고 대학원이나 대학 입학이 취소되면 고졸 된다”라는 물음에 “정말 억울하죠. 제 인생 10년이 사라지는 거니까요.” 답하며 억울함을 누르고 눌렀다. “본인이 정말 고졸 돼도 상관이 없냐”라는 물음에, “네, 상관없습니다.”라며 딸은 억울함을 떨쳤다. “기소가 되면 평범한 학생 아닌 삶을 살 수 있다.”라는 물음에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할 것이고, 제 삶도 새로 개척해 나갈 것이다.”라 답했다.
하루 종일 울며 견디기 힘든 참담함 속에서 난생 처음으로 견디기 힘든 억울함을 느꼈을 딸은 더 이상 억울하지 않다. 딸은 “나는 상관없으니 부모님은 걱정하지 마시라” 간곡히 당부했다. 딸도, 딸의 부모님도 거짓과 배신에 무릎 꿇지 않았다. 딸은 자신의 소리를 세상에 드러냈다. 시작일 뿐이지만 억울함 때문에 숨지 않고 세상으로 나와서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감사하다. 자랑스럽다. 우리 중 다수는 진실을 믿기에 딸의 소리에 응원을 보낸다.
거짓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진실은 항상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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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抑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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