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국왕은 음력 2월과 8월의 상정일(上丁日)에 성균관(成均館)에 나아가 선성(先聖)에게 석전제(釋奠祭)를 올리고, 명륜당(明倫堂)에 나아가 시제(試題)를 명해 선비들을 시취(試取)하였으며 사단(射壇)에 임하여 회례(會禮)를 베풀었다. 대사례(大射禮)는 국왕이 활을 쏘는 어사례(御射禮)와 문무백관이 활을쏘는 시사례(侍射禮)로 구분하며 술이 세 순배(巡杯) 돌고 나서 국왕이 4발의 화살을 쏘아 한 발을 맞췄다. 종친과 의정(議政) 이하 68명이 짝을 지어 쏘았는데 활을 쏠 때에는 대사악장(大射樂章)이라는 음악을 연주했다.
화살이 표적에 맞으면 '획'(獲)이라 하고, 화살의 방향이 높고 낮음 또는 왼쪽·오른쪽으로 치우침에 따라 각각 양(揚)·유(留)·좌(左)·우(右)라고 하여 국왕에게 보고했다. 활쏘기를 마치면 과녁을 맞춘 자는 동쪽에 세우고 맞추지 못한 자는 서쪽에 세운 뒤, 병조판서(兵曹判書)가 이를 기록하여 국왕에게 상벌을 청했다. 맞춘 자에게는 상으로 옷·채단(綵緞) 등을 내렸으며, 맞추지 못한 자에게는 벌주를 내리고 제사에 참여시키지 않았다. 4명을 뽑아 방방(放榜)하고 백관의 진하(陳賀)를 받았으며, 내구마(內廐馬)를 하사(下賜)하여 유가(遊街)했다.
삼황(三皇)이 위엄으로 천하를 제압함에 활과 화살을 이용하였고, 6예(六藝)의 화용(和容)은 모두 향음주례(鄕飮酒禮)와 향사례(鄕射禮)에서 비롯되었다. 사후(射侯)를 밝힌 것은 유우(有虞)에서 비롯되었고, 인재를 뽑는 것은 주실(周室)에서 징험할 수 있으니, 그러므로 3사(三射)의 예를 높이고 5선(五善)의 조목을 세웠다. 조종(祖宗)의 신령과 신하들의 보필하는 힘 덕분에 조정이 어느 정도 화합하고 변방이 조용하여 중외가 평안한 지 몇 해가 되었다. 이제 활쏘기를 하여 덕(德)을 살펴보아야 하겠으니, 어찌 양을 아끼느라 예를 버리겠는가.
좋은 날 좋은 시각을 택하여 문묘(文廟)에 이르러 몸소 석채(釋菜)의 예를 거행하고 선비를 뽑는 의식을 거행했다. 그런 후에 사단(射壇)에 나아가 물채(物采)를 갖추어 베푸니 하관(夏官)은 진퇴의 규범을 분별하고 악공(樂工)은 빈번의 악절을 연주했다.
과녁을 관통하는 것은 감히 숭상하지 못하겠지만 군자의 다툼은 볼 만한 것이니, 군신의 의리가 밝혀지고 온갖 예가 질서정연하게 됐다. 각 소재지의 감사와 수령은 우리의 태평한 즐거움에 동참해서 예양(禮讓)의 풍속을 흥기시키도록 하고 신료들은 나의 지극한 뜻을 체득하라고 하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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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成均館) 대사례(大射禮)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