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 최규용 선생님 제11주기 추모제 추모사
(부산광역시 서구 서대신동 구덕문화공원 내
금당 (다비 茶碑)
금당 최규용 선생님을 회상하며
정행 검덕의 아름다운 삶
윤소암 (시인. 한국불교인문과학원 원장)
금당 최규용 거사님은 부산이 낳은 茶문화 원로이며 정신적 큰 어른이었다.
경남 통영에서 출생한 거사님은 국치일인 한일합방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 토목학과를 수학하고 귀국해서는 부산의 명물인 굳세어라 금순아! 무대인 부산영도다리를 설계했으며, 중국 상해에서 토목회사를 경영하는 등 일찍이 국제적인 안목을 키우신 분이었다.1950.6.25 사변 후에는 합천 해인사에서 8만대장경각과 부속건물, 선원등의 보수작업을 주도하셨고 1960대초부터 부산 광복동에서 당시 생소한 골동품 민예사를 설립했다. 거사님이 일본유학시절부터 차를 마시고 차문화에 깊은 연구와 도자기에 심취하면서 1970년대에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다도회를 조직하고 차교육을 시작했다.
제11주기 錦堂 최규용 선생님 추모제 행사
1970년대부터 시작한 우리茶문화운동은 1980년대에 절정을 이뤘으니 거사님의 영향력이 크다 하겠다. 그후 25년동안 거사님은 전국을 다니면서 차문화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셨고 수많은 弟子들을 양성했으며 한. 중. 일 삼국의 차문화행사에 대표로 참석하시는 등 차문화교육과 선양에 일생을 바쳤으니 현대 차문화운동의 선각자 이며 정신적지도자로서 업적이 크다. 거사님은 조선조말에서 2000년대 초까지 1세기를 보낸 분으로 역사의 산증인이요, 토목과 차문화의 최고원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상훈법에 의한 서훈을 받은 일 없이 오직 차를 통한 인간성 함양과 정행검덕의 산교육을 실천한 진정한 茶人이었다.
인자한 아버지 같았던 금당선생님의 추억
필자는 젊은 나이인 20대 후반에 당시 부산시 중구 광복동 민예사를 경영하던 거사님을 만나 뵈었고 함께 자리한 선배가 유명한 고승인 경남 합천 해인사 일타스님과 법정스님의 차도반이었다. 또 한분은 기억에도 선명한 민선도지사 출신의 중후한 신사와 茶를 나누며 담소를 즐기던 자서에서 고무신을 신고 동네아저씨 같은 소박한 옷차림의 거사님을 뵙고 즐겁고 편안했던 기억이 새롭다.그후 잊고 있다가 1980년대초 경주 남산에서 삼월삼짇날 석물헌다행사를 1945. 8. 15 해방 후 최초로 가짐으로써 거사님과의 인연이 20년 이상 지속되었다.
지금도 부산 경남의 중진원로차인들은 그때부터 알고 지내던 분이었으니 아름다운 인연이다. 생활이 궁핍하던 시절인 1970년대를 지나 1980년대 중반까지 거사님은 영남의 문화예술계, 언론계 인사를 많이 소개해주셨고 서로 왕래하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우의가 돈독해졌다. 故 朴正熙 大統領이 서거하고 1980년대초 이어진 전두환 군사정권과 5.18광주항쟁사건은 조용히 시골에 파뭍혀 살던 30대 청년승려에게 알지 못하는 변화의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전설적인 경주 최부자집안의 땅에 세운 오래된 암자를 군사정권과 유착한 정치승려들에게 강제로 빼앗기고 고향인 부산에 머물면서 불교계의 부패와 사회혼란을 혁신하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정의감이 남달리 강하게 태어난 유전자 덕분이었는지 모른다.신통한 일은 금당거사님과 친아버지, 그리고 부산 금정구 범어사 의 오늘을 있게 한 대중 창주 오성월선사의 직계제자인 스승 엄성호 선사가 전부 연세가 같은 1900년초였고 그 세분이 공통적으로 茶와 선비의 정신인 정행검덕을 실천한 분들이었다는 점이다. 부친과 스승은 1960년초에 입적했으나 금당거사님은 40년을 더 장수하셨으니 비록 신분과 성격의 차이는 있지만 내게는 거사님이 茶와 인생의 스승이며 육치같은 분이었다. 1980년 중반부터 2천년 초반까지 거사님의 곁에서 고결한 인품과 학구적인 자세, 따스한 인간미에 감화를 많이 받았다.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길지도 짧지도 않으며 기회 또한 늘 있는게 아니란 걸 깨닫는다. 시간은 흘러가는 물 같고 공간은 변화무쌍해서 人生無常이라고 한다. 정해진 수명과 시간 안에 나를 깨닫고 완성시키며 또 세상을 변화시키고 남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불교에서는 동사섭, 동채대비, 선근인연의 보살 도인의 삶이라 한다.
茶人들 역시 다르지 않다. 화경청적, 정행검덕의 삶, 오욕의 삶을 비우고 청정지혜의 삶을 사는 것 세상의 부귀영화보다는 검박하고 남과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인애자비의 정신의 차의 본래 정신이라 본다.근래에 와서 한국과 중국이 함께 경제성장이 높아지면서 茶가 명리와 입신출세수단으로 사치하고 화미한 부자들의 도구로 전락하고 차문화예술단체가 커지면서 이익집단화 되고 있는 경우도 본다.금당 거사님은 해방 이후 차문화를 부흥시킨 경남 사천 다솔사 최범술 스님과 더불어 일생동안 차문화를 선종의 명상철학으로 승화시킨 몇 안되는 초의, 추사선생을 계승한 불교차인이었다. 거사님의 유업이 계승되어 우리사회가 술이 아닌 차문화가 사회를 주도하는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평생을 경봉, 일타, 법정, 석정, 문성, 범술, 응송, 능가, 월산스님 등 高僧들, 한.중.일의 유명차인들과 교류하신 거사님은 불교와 차문화예술계의 거목이었다.
그리고 錦堂 茶 文化會 강옥희 회장님, 최규용 선생 유족회 대표님 외 여러 茶人 선생님들의 차문화예술발전을 위한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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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주기 금당 최규용 선생님 추모제 추모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