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집단(社會集團)은 성향(性向)과 성격(性格) 및 태도(態度)에 따라 세분화 되어 소집단(小集團)으로 나뉘며 스스로 진화(進化)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집단은 점차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대집단(大集團)으로 극명하게 나뉘고 부(富)의 격차(隔差)가 심화(深化)되고 있다. 보다 심각한 소집단 차별화 현상은 생산(生産)과 소비(消費)를 최소화(最小化)하고 돈만 굴리며 돈만 챙기며 재산 축적을 최대화(最大化)하는 소수 집단이 인류 사회 중심에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는 사실이다.
영향력(影響力) 있는 사회집단의 생각으로 인하여 영향력이 낮거나 없는 사회집단의 삶이 번영(繁榮)하거나 몰락(沒落)하거나 파괴(破壞)된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의도(意圖)가 더 중요하다. 세력권(勢力圈) 밖에 있는 인류(人類)는 지금 영향력 있는 사회집단, 특히 배금주의(拜金主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회집단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이제 인류는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며 활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배금주의에 빠져 있는 소수집단이 있음을 알아 가고 있다.
배금주의에 빠져 있는 인류는 다수(多數)다. 바로 배금주의에 빠져 있는 다수 때문에 배금주의에 빠져있는 영향력 있는 소수(小數)가 힘을 얻고 있다. 바로 그 소수가 인류 사회에 폭발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현대 인류가 인류 역사 속에서 경험하지 못하였던 감당하기 힘든 경험을 하고 있다. 이미 배금주의를 현실화할 능력이 있는 소수 집단이 묵시적(默示的)이든 현시적(現示的)이든 형성되었고, 노골적으로 막무가내로 활동하고 있다. 소수집단인, 배금주의에 빠진 영향력을 가진 집단이 왜곡(歪曲)되고 편파적(偏頗的)인 논리와 의식으로 무장하고 사회를 지배(支配)하려 하고 있다.
황금욕(黃金慾), 배금주의는 인류 역사와 더불어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치부(致富)를 위해서는 범선이 불타버리는 것조차 불사하고 지옥을 지나서라도 항해하려던 저 네덜란드 선장(암스테르담의 상인, 베이라트)과 같이 충동에 무제한 자신을 내맡겼던 사람, 근대자본주의 정신의 전형은 결코 아니다.
어떠한 내적 규범(規範)에도 제약 받지 않는 방약무인(傍若無人)한 영리활동은 역사의 모든 시대에, 영리활동이 사실상 일반적으로 가능하였던 곳에서는 언제나 존재하였다. 전쟁(戰爭)의 발발이나 해적(海賊)의 출현과 마찬가지로, 규범 또는 도덕에도 제약 받지 않는 자유로운 상업 행위도 그렇다. 타민족이나 공동체적 결합 이외의 다른 단체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무방하다 생각한다. 따라서, 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관계에서 금지되어 있었던 것이 상업행위에 있어서는 묵시적 합의에 의해서 도덕적(道德的)으로 인정되는 활동으로 허락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외면적으로 통화적(通貨的) 성질(性質)을 가지는 재화(財貨)가 인류 사회 속에서 자유로이 통용되고 있고, 또 통화적(通貨的) 재화를 이용하여 수익, 특히 막대한 투기(投機) 수익을 가져올 기회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어떤 경제체제에서나 모험 또는 도전활동으로서의 자본주의적(資本主義的) 영리활동이 발견되었으며, 이와 동시에 도덕(道德)의 제약(制約)을 개의치 않는 내면적 모험자의 근성도 일반적으로 존재하였던 것이다.
근대자본주의의 정신뿐 아니라 근대문화 전체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직업관념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 생활태도는 기독교 금욕의 정신에서 탄생하였다는 주장이 있다. 자본주의의 정신이라고 칭해진 태도의 본질적 요소가 청교도(淸敎徒: Puritan)의 직업적 금욕 행위라 본 것이다.
전문화된 일상화된 노동에 성심(誠心)으로 집중하는 행위와 그 귀결인 인간의 다면성(多面性)을 단념(斷念)하는 행위는 배금의 세상에서는 가치 있는 모든 행위의 전제(前提)라 본다. 합리주의적이고 헌신적 생활 태도와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근간이 되어야 일방향 파괴 행위를 막을 수 있다.
이익 추구의 절대적 의식적 몰염치성(沒廉恥性)은 오히려 전자본주의적(前資本主義的) 전통의 엄격한 구속(拘束) 세력(勢力)과 밀착(密着)하여 빈번히 공존해 왔다. 그러나, 전통의 파괴와 더불어 자유로운 영리활동이 많건 적건 신장(伸張)하여 사회 조직의 내부에 침투하여 가고 있을 때에도 이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과 자유로운 영리활동에는 윤리적(倫理的)인 긍정(肯定)이나 정당화(正當化)가 항상 따르지 않았다. 또한, 일부 소수 집단은 전통의 보호가 도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하여 무관심을 보이거나, 또한, 실로 불쾌하거나 유감스럽게도 불가피한 것으로 취급하여 실상은 관용하고 합의에 동의하였다.
자본주의적 경제질서는 화폐(貨幣) 획득(獲得)의 직업에 헌신(獻身)을 요구한다. 즉, 헌신은 외적으로 재화에 대한 인간태도로서, 자본주의적 경제구조에 가장 적합하고, 경제적 생존경쟁의 승리조건과 굳게 결부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배금주의자 생활태도가 어떤 통일적인 세계관과 필연적인 관련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현금 획득이란 관점에서 볼 때 사실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본주의적 성공을 이루는 제 조건에 자기의 생활을 적응시키지 못하는 자는 몰락하든가 적어도 번영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부적응자(不適應者)는 근대자본주의가 승리하였으나 낡은 발판에서 자신을 해방(解放)시킨 시대의 다발생(多發生) 현상의 결과에 불과하다.
인류는 이제 금욕적 합리주의가 사회정책적 윤리의 내용에 있어서 가지는 의의(意義), 다시 말하면, 비밀집회(秘密集會)로부터의 국가(國家)에 이르는 모든 사회 집단의 조직(組織)과 기능(技能)의 형태(形態)에 있어서 금욕적 합리주의의 의의를 분명히 하는 일을 중요시(重要視)해야 한다.
인류 사회가 이룩한 현대문명(現代文明)은 놀라울 정도로 산업화(産業化)되고, 전자화(電子化)되고, 정보화(情報化)되고, 지식화(知識化)되었다. 인류 사회의 고도로 세분화된 개별 집단은 발전(發展)과 성장(成長)에 대한 기대치(期待値)가 높았고 일부 이루었다. 그러나 이 기대치는 인류 다수 집단의 것은 아니다. 인류 다수인 수 많은 소수 집단이 아직도 생산적(生産的)이지 못하고 자동화(自動化) 또는 조직화(組織化)되지 못하고, 중요한 정보(情報)를 갖지 못하고, 사조(思潮)와 사상(思想)을 이해(理解)하지 못한 채 산다. 그들은 유행에 이끌리고 사조와 사상을 무시한 채 산다. 급기야 중요한 정보가 눈에 보이면 알아채고 흥분하거나 무시하며 산다. 복잡하고 다방향으로 연계되어 있는 자동 및 조직 체제 속에 무엇으로 있는 지 알지 못하며 산다. 그들은 생산적(生産的)이지만 부가가치(附加價値)가 낮거나 없는 생산 활동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다.
인류 사회를 정말 이해하고 있는 소수 집단은 인류 사회를 모르고 있다. 인류 문명의 첨단기술(尖端技術)과 지식(知識)을 이해하고 있는 소수 집단은 인류 사회를 주무르고 있다. 바로 영향력 있는 소수 집단은 인류 사회를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인류 문명 창달(暢達)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전통적 세계관(世界觀)을 옹호(擁護)하며 보수적(保守的) 규약(規約)으로 결합하여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동력(動力)을 갖지 못한다.
인류 사회 전체를 강타한 세계금융위기는 자본주의(資本主義) 경제체제(經濟體制) 하에서 발생했다. 공산주의가 붕괴되어 사라진 후 성장을 이어가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통제가 불능인 상태이다. 따라서, 세계 선진 국가의 지도자들이 앞서나가며 체제 개선을 주장하기도 했다. 현대자본주의 정신은 배금주의 신봉자들의 영향력 하에 놓여 소용돌이 치며 방향을 잃었고 그 결과가 바로 2008년의 오늘의 세계금융위기로 나타났다. 게다가 현재 세계금융위기의 진앙지는 미국이다. 근대자본주의 정신의 실험 무대였던 모범적(模範的)인 자본주의 승리국가(勝利國家) 미국이 세계금융위기의 진앙지이자 대실패의 표본(標本)이 되었다. 여기서, 세계 금융위기 관련 주장을 인용해 살펴보자.
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를 3년 전에 정확하게 예측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말할 필요도 없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융위기에 헤지펀드와 신흥시장의 새로운 위기 등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나쁜 소식은 나쁜 소식을 낳고, 고통의 소용돌이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2006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008년 10월 27일 “미국 주택가격 하락세가 201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 주택가격이 대공황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연간 하락률 16%씩, 2010년까지 누적 하락폭이 4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구입한 5천만 가구 중 2100만 가구의 주택가격이 모기지 금액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집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2008년 10월 26일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지금 금융상황은 대공황 때보다 더 나쁘다고 볼 수 있다”며 “해결하기 어려운 금융기업의 지급능력 부족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꼭 79년 전인 1929년 10월2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살풍경을 돌아 보자. 다우지수가 11.72% 폭락한 이날은 자본주의사의 가장 큰 변곡점 가운데 하나인 ‘대공황’(大恐慌: The Great Depression)의 고통스러운 시작(始作)을 알린 ‘검은 화요일’이다. 미국 증시는 1932년 7월9일까지 추락(墜落)을 거듭하면서 3년 동안 시가총액의 90%가 증발했다.
사회경제사가인 에릭 홉스봄은 <극단의 시대>에서 “경제붕괴의 충격(대공황)을 이해하지 않고선 20세기 후반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썼다. 대공황 당시 미국의 실업률은 27%(1,250만명)까지 치솟았으며, 소비자물가지수는 1929년부터 4년 동안 24%나 하락할 만큼 심각한 디플레이션 상황이었다. 대공황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0%가 사라졌으며, 공업생산도 3분의 1 이상 줄었다. 당시 독일의 경우 노동인구의 44%가 실업자였다. 커피값이 폭락하자 브라질은 석탄 대신 커피를 증기기관차의 연료로 사용했을 정도였다.
대공황은 단지 공포스러운 기억만은 아니다. 대공황은 최악의 세계적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2008년 오늘에 살아 있는 경제교과서다. 1차 세계대전의 전후 폭풍이 가라앉으면서 ‘자본주의 신시대’ 진입으로 불렸던 1920년대 미국 경제의 호황은 역설적으로 대공황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1925년, 당시 사상 최저였던 3.5%의 기준금리는 자산시장 붐을 일으켰다. 2001년 닷컴 거품 이후 저금리(1%)로 비롯된 과잉 유동성이 이번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그때와 똑같다.
자본 시장의 급성장과 폭발, 과잉 유동성과 실물 경제호황의 거품 사태는 통화적(通貨的) 재물(財物)의 현금유통(現金流通)의 결과물이다. 생산(生産)과 소비(消費)가 배척(排斥)되고 통화(通貨)의 기회(機會)만 숭배(崇拜)된 결과이다. 근대자본주의(近代資本主義) 정신(精神)을 더 이상 유린(蹂躪)해서는 인류 사회의 번영(繁榮)과 풍요(豊饒)를 기대할 수 없다. 투기꾼이 흔드는 자본주의로는 인류의 문명을 유지하거나 창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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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꾼이 흔드는 자본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