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에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사건 중의 하나가 “코리아게이트," 즉 박동선 사건이었다. 미국의 쌀 수입 문제를 놓고 한국 출신의 저명한 로비스트, 박동선 씨가 미국의 정계를 한번 크게 뒤흔들었던 사건이다.
그 사건 때문에 그는 미 의회의 청문회에 출두하여 유창한 영어로 자기 입장을 변명하면서도 미국정계의 어느 한 사람의 이름도 거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하였다.
그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정부를 위해서 미국정계에 로비활동을 한 것이었지만 한국정부는 그를 모른 척 하였을 뿐 아니라 내동댕이친 것이나 다름없어서 그는 엄청난 곤욕을 치룰 수밖에 없었다.
최근 박동선 씨는 유엔의 ‘석유-식량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라크의 불법 로비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하여 남미 여행 중에 미국 FBI에 체포되어 P-188027이라는 수인번호를 달고 뉴욕 주 어디엔가 구금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P.O.Box 10, Valhalla, N.Y. 10595, U.S.A).
박동선은 한국 사람이다. 죄목은 미국정부에 정식 등록하지 않고 로비활동을 한 죄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용은 유엔 사무처나 미국정계에 그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미 수사당국의 짐작과 3년이나 끌고 또 끌어 어려운 국면에 접어든 이라크 전쟁의 돌파구를 찾고자 안간힘을 쓰는 미국의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하나의 정치적 사건으로 여겨진다.
박동선은 미국의 시민도 아니고 파나마의 시민도 아니고 한국시민권을 가진 한국사람 이다. 그런데 미국이 저지른 이 엄청난 불법에 대하여 어찌하여 한국정부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있는 것인가.
오늘의 대한민국 정부가 "친미"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박동선을 한국으로 송환케 하고 한국정부의 양해 밑에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반미"를 국시처럼 내세우고 젊은이들의 표를 모아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이 정부, 이 정권이 이 사건을 모르는 척한다는 것은 언도도단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의 시민 한 사람이 이렇게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데, 그의 나이도 이제 70을 넘었고 지병도 있어 건강이 위태롭다는데, 침묵만 지키는 청와대와 대통령은 제정신인가. 대한민국 시민의 억울한 사정을 모르는 척하는 그런 정부를 어떻게 믿고 살 수 있겠는가.
박동선을 또 밟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