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정 인(소설가)
1) 이명박 대통령.
MB 1년, 새해를 앞두고 평화의 합창이 울릴수 있었더라면.
그러나 이제 서로가 단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극단의 대치가 전선마다 날카롭고도 우울하게 형성되고 있다.
단순한 정쟁(政爭)만이 아닌 결국 해묵은 이념의 대립으로 돌아온 것이다. 대통령이 그렇게도 부인하고 다른말로 미화했던 바로 그 국가 정체성문제로. 이제 좀더 솔직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은 이념을 뛰어넘는 중도 실용으로 포장한 국민통합을 향한 모든 노력을 포기하고 인내심마저도 이제 버리기로 한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여전히 우익 극보수는 아니다. 그렇다고 좌파도 아니다. 이신가? 가는곳마다 혼란을 준 이중적 애매함으로 불신감을 주는 것 보다 차라리 선명한 커밍 아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지난 10년의 모든 잔재를 확실히 거두어 내려는 의지를 드러낸 편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국가와 대통령 본인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정면승부를 했더라면 훨씬 덜 혼란했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명박대통령의 그간의 노력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한 국가의 대통령은 그 국민의 3분의1만의 대통령이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 25%.
이 숫자는 지난 1년간의 거의 평균 지지율과도 상당히 근접 할것이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제대로 아셔야 할 부분이 있다.
그 25%의 지지자들 중에서 이념적으로 극단주의자들은 0.001%도 안될 수도 있다. 그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들은 그보다도 훨씬 더 적은 숫자다. 여론을 형성한다고 스스로 믿고 또 실제 힘을 지닌 리더들은 그 중에서도 특히 더 미미한 숫자인 10여명 안팍에 불과하다. 물론 조,중,동을 비롯한 모든 언론과 인터넷을 통틀어서.그들을 두러싸고 바람을 잡는 댓글자들역시 불과 10여명 안팍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물론 반대쪽의 극단주의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양쪽 다 대부분 다른 생업은 팽개친채 이념투쟁이 직업이 된 사람들일수 있다.
실은 그들 자신들의 행적이나 행태조차 필요와 이해관계에 따라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어찌나 현란하게 왔다갔다 하는지 그 자신이나 보는 사람조차 헷갈릴 정도로 애매모호할때도 더러 있다.
그런 사람일수록 유난히 이념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 클수 있다.
또한 이들은 정치적으로 좌파는 각자들의 우상적 정치인인 DJ나 노무현을, 우파들은 이명박대통령보다는 이회창, 박근혜쪽에 더 편향된 사람들이 많다.
몇 명 안되는 제대로의 사람들은 오히려 이념적 소신이 강한만큼 더양심적이고 더 합리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편이다.
대통령이 2009년 개혁의 근간을 이념문제로 접근한다면 한가지 고민은 대통령 주변의 수많은 이념적 지난행적 문제점들을 먼저 제대로 청산해야 한다는 저항이 곧 따르게 될 수도 있다.
이재오 귀국에 이재오 전날의 이념행적 문제를 제기한 반대글이 이미 올라온것처럼. 그런문제가 어디 이재오 뿐이랴?
대통령 고정 지지율 25%중, 24.999%인 나머지 대부분의 이명박대통령의 진짜 지지자들은 합리적이고 평화적인 종교인들과 사회 각분야의 각자의 자리에서 건실하게 뿌리를 박고 성실히 살아가면서 국가가 혼돈에 빠지기를 원하지 않는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자들이고 평화주의적인 사람들일 것이다.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부분을 제대로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가 어떤 쪽을 택해야 하는가는 사려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집권초기 1년이라는 기간을 정신없이 낭비해버린 대통령의 최근의 과도한 추진력은 일견 이해도 되고 나쁘진 않다.
그러나 국가나 정치적으로는 위험하다는 우려도 숨길수 없다.
무리한 추진력은 탄력을 받는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역작용의 힘도 강하게 키운다.
대다수 60% 이상의 침묵하는 국민들이 보지 않는것 같더라도 다 보고 있다는걸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20대의 대통령 지지율이 한자리수 9%대에 머문다는 것은 젊은 그들의 이정권에 대한 시각이 지극히 비판적이라는 의미다.
이제 야당등,상대방들도 독기(毒氣)에 차 있다. 이래도 저래도 어차피 죽을 바에는 국민을 위해 제대로 싸우고 장렬히 죽겠다는뜻이다.
그들은 더 잃을 것도 없다. 전쟁이다. 가히 내전의 상태다.
지금 대한민국은 바로 그 시점에 와 있다.
여와 야는 물론이고, 국민대 국민, 언론과 정부가 치열한 대립에 서 있다. 거대여당과 모든 것을 다 가진 권력이라도 아무리 무리수를 두더라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런때에 대통령과 정권과 여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다.
국민과 함께 가지 않는다면 어떤 개혁도 힘을 받지 못하고 뜻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잠시 이루어진다해도 격렬한 국민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면 그대로 파멸이 될 수도 있다. 야당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의 동의와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이 있다.
이것 하나만 제대로 하고 불도저 아니라 무엇으로 밀어 붙이는 추진력이라도 좋다.
첫째, 그 개혁이, 정책이 국민전체를 위한 보편적 가치여야 한다. 1%보다는 99%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국가와 국민과 후손들을 위한 애국적이고도 미래지향적인 발전이어야 한다.
특히 그과정에서 권력과 주변의 탐욕은 더욱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부정과 부패는 대통령과 권력주변, 내 편일수록 일벌백계로 더욱 엄혹하게 다스려 나가는 자세가 선행 되어야한다.
그것이야말로 지도자로서 반드시 가져야 할 정직함과 정의(正義)로움 이다. 공평한 법치다.
그럴리 없지만 비슷한 죄목에서 쇼 하듯 검찰에 같이 부르고 내 편은 뒤로 다 봐주는 짓은 해서는 안된다.
내편의 잘못을 상대방들보다 더욱 엄하게 처리할 때에야 국민들은 정부를, 정치권을,사법부를, 대통령을 신뢰하기 시작한다.
그 모든 것에 앞서서 대통령은 무엇보다 청와대 일부와 부분개각을 결단 할 때다. 해당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다. 그러나 지금의 이 시점에서 인적 쇄신은 분명 필요하다.
지난 1년 어떤 이유에서든 실패는 실패다.
더없이 우울한 연말을 국민들에게 안겨준 한가지만으로도.
심기일전(心機一轉) 할 때다. 새 술은 새부대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볼때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물론 청와대의 참모들이나 내각이 실패의 요소를 찾아내서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게 느껴져서다. (구체적 지적을 하라면 하겠다)
앞으로의 요직인사는 좌고 우고 어느쪽이든 누구의 라인은 물론,정신병적인 극단주의자들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약간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전문에서 탈피해서 널리 참다운 인재를 구해야 한다.
침으로 위중한 시기다.
미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비한 몇 가지의 워-게임(War Game)을 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한반도가 바로 지구촌 다음(戰場)의 모델이 되고 있는것이다. 그것이 핵을 머리에 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다.
실은 대한민국이 이렇게 곳곳마다 분열되고 산산조각이 나서 우리끼리 서로 목숨걸고 내전처럼 대치되어 투쟁할 때가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 1년동안 조화와 화해와 국민적 통합을 이루어 보겠다는 희망으로 이명박정권 나름대로 인내하고 노력 해 온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러는 중에 투쟁이 직업이 된 양(兩)극단의 사람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끊임없이 분열의 전선을 만들고, 전쟁의 불을 지피고, 잔혹한 광기(狂氣)로 상대의 심장을 후벼파고 찌르면서 나라를 어지럽혔다.
그들은 때로는 대통령을 협박하는것도 서슴치 않았던 것 같다.
그러는사이 우리 국민끼리 증오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이제 돌아오지 못할 강의 양 기슭에서 극단의 대치로 눈에 핏발들을 세우고 노려보고 있다. 어느 한쪽은 이제 죽어야 한다.
이제는 누구도 단 한발짝도 뒤로 물러설 수가 없다.
죽느냐 죽임을 당하느냐다.
피차가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면 싸우다 죽는게 떳떳하다.라는 단 한가지 선택만이 남아있다.
정치권은 요소요소에서 그들을 이리저리 편리할 때 마다 이용했다.
협상은 등을 보이는 순간 거짓이 되고 배신이 된다는걸 이제는 알만큼 안다. 그런일이 수없이 반복되자 이제 서로가 서로를 믿을놈 한놈 없다.까지 가 버린 것이다. 스스로 자신조차도 믿을까 말까 회의가 들 정도 일 것이다. 그리고 정식 선전포고가 내려진 것이다.
스스로의 덫에 모두들 걸린 셈이다. 가장 잔인하고도 어리석은 게임을 우리는 어느새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단 한방의 탄환이 든 권총을 돌려가면서 자신의 머리를 쏘는 <러시안 룰렛>게임.
60%의 대부분의 선량한 국민들은 몸서리쳐 가면서 그런 싸움들에 진저리쳤다. 평화로운 한국을 꿈꿀수 있는 권리조차 그들 양쪽의 몇몇 미친 극단주의자들의 광기에 시달리고 빼앗겼다.
누구에게나 실로 힘든 한해였다.
투쟁과 전쟁이 몸에 벤 직업이 되어버린 몇사람을 빼놓고서는.
내 눈에 솔직히 승리자는 없어 보인다.
우리는 지금 다함께 상처투성이가 되어 2009년의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자칫 다 패배 할수도 있다.
그대 누군가 아직 희망을 꿈꾸는가?
굳이 역학자들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모든 것에서 내년은 더없이 좋지않은 예측들만 난무하는데.
결국 이제는 이 정권이 앞으로 가기 위해서 잠시 인내를 버리고 맹렬히 돌진 해 나가보겠다는 결심이 올 때도 되었다는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본의든 아니던 이명박 정부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를 택한 셈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 모든 것에 대통령의 참모들은 입이 열개라도 침묵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정말 이렇게 밖에 할수 없었던가? 여전히 악마같은 탐욕과 배신과 음모의 비늘이, 부정직함이 우리 국민들의 눈에 생으로 보인다면 눈이 나쁜 것일까? 환시일까?
참으로 우울하고 불행한 크리쓰 마쓰 이브다.
그러나 어떤경우라도 잊어서는 안될 마지막 한가지는, 이명박 대통령은 박수치고 눈웃음치는 주변 몇 명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결코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
2) 박근혜.
박근혜의원은 그래도 가끔씩은 침묵에서 깨어나야한다.
누가 뭐래도 이나라 정치의 중심에 박의원이 있기 때문이다.
이재오 전(前)의원의 귀국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이재오 전의원의 귀국문제에서 박의원측이 예민하게 나설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인다.
이재오의 귀국문제는 박의원측에서 본다면 그들의 문제에 불과하다.
이재오가 온다 못온다는 다른요소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에하나 이재오 전의원이 권력의 자리에 금의환향? 한다해도 박의원측은 그 이후의 모든 상황을 능히 딛고 나갈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보다는 지금과 같은 극한 혼돈의 이 시점에서 박의원도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의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3) 이재오
최근 누군가가 이재오 전의원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다.
나는 한마디로 관심없다라고 냉정하게 대답해서 본의아닌 무안을 주었는데 그분에게 미안해서 이 글에 덧붙인다.
순전히 이재오 전의원을 생각한다면 무조건 빨리 와야한다. 물론 전적으로 나 개인적인 판단이다. 그 전에 이재오 전의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었으니 이제는 초야에 묻혀 살겠다. 이면 영원히 안 돌아와도 괜찮다.
그게 아니라면 하루라도 빨리 오는게 본인에게는 더 났다.
물론 반작용이 여기저기서 엄청 날 것이다. 이 전의원은 외부보다 내부에서의 반작용이 더 심각하고 잔혹 할수도 있다.
벌써 좌파적 전력에 대한 뼈아픈 글들이 올라온다. 공격은 시작 된 것이다. 그들은 몇 년전 한나라당 대표선거에서 이재오를 남민전 광고로 잡은 사람들이다. 그 복잡한 구도를 이전의원은 이제는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그들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적들은 만만치 않다.
모르긴해도 대통령이 자리를 주고 싶어도 여기저기를 고려해야 할 판일수도 있다. 그래도 부탁해서 자리하나 만들어 들어 와야한다.
그리고 그 모든 문제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뛰어 넘어야 한다.
물론 힘든 일들이다 그러나 언제 돌아오든 한번은 죽자고 겪어내야 할 장벽들이다.
미국에 오래 지체하면 할수록 더 손해다. 이재오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힘빠지고 더 우스워지고 벽은 더 높아진다.
그래도 아직은 이재오가 돌아온다 하면 이런 저런 공격도 들어오고 할 때가 이재오 힘빨이 남아 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이 시기도 놓쳐버리면 이재오는 모두에게 잊혀져가는 삐에로가 될 수 있다.
지금 돌아온다면 아직은 이재오 전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더라도 그 모든 화살을 받아 넘길 힘이 아직은 남아 있을테니까.
가장 큰 걸림돌은 대통령이 이제 진격해야 할 이 중차대한 시기를 이재오 귀국으로 다 망쳐버릴수 없다라고 상소하는 모든 사람들 (특히 어제의 동지이고 아직도 표면적으로는 동지인)의 공공의 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외부의 반(反)이재오 정서를 그들의 정당한 변으로 삼고 있기도 한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혹시 멈칫 한다면 그럴수록 이재오는 대통령의 허락을 어떻게 해서든 끌어내서 더욱 빨리 돌아와야 한다는 운명적 아이러니가 팔자소관 일수 있다.
이재오계가 이미 많이 지쳐있는것도 가슴아픈 사연일테고.
더없이 침울한 크리쓰마스가 지나고 새로운 날인 2009년의 새아침을 장식할 서곡(序曲)은 아마도 MB의 진격나팔소리로 장식될 것 같다. 그래도 나는 꿈꾼다. 그 진격나팔의 소리가 분열을 위한 전쟁의 나팔이 결코 아니길.
힘들고 또다시 인내와 포용을 요구 당하더라도 할수만 있다면 조화로운 국민화합의 길을 대통령이 부디 포기하지 말고 잊지 마시기를.
차디차게 언 땅속에서도 장미나무 뿌리는 5월의 눈부신 꽃을 피우기 위해 최소한의 호흡으로 인내하며 끈질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에게도 이제 어둡고 차디찬 이 모진 겨울이 가고나면 아름다운 봄이 어찌 멀다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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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서곡(序曲) MB의 진격나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