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는 홍역을 앓고 있다. 황우석 박사 신드롬’에서 황우석 박사 죽이기 논쟁,국익과 생명윤리의 문제,획일주의와 다양성의 논쟁 그리고 심지어 관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대통령의 기고 글이 적절했는지의 논란도 뜨겁다. 어떤 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오히려 더 큰 혼란과 논란을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대통령 기고문의 내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얘기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대통령 기고 글의 핵심은 지나치게 획일화되고 극단적으로 사고하는 현상에 대해 걱정하면서 관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자연인인 대통령 스스로도 국익’을 걱정하는 많은 국민 대다수와 네티즌의 뜻에 충분히 공감하며,MBC PD 수첩에 대해 짜증스러웠다”는 진솔한 표현까지 했다.
또한 연구과정의 윤리에 관하여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방법이 꼭 이렇게 가혹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까지 제기했을 정도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PD수첩의 광고 12개가 모두 취소되고,취재기자와 PD의 가족사진이 인터넷에 떠도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이 또한 매우 극단적인 사회병리 현상이라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관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곰곰이 살펴보자. 이번 논란의 와중에 우리 사회에서 합리적인 토론과 논쟁,이성적 판단이 존재했는지.황 박사의 연구성과에 생명윤리의 건강성을 보태어 그 연구가 더욱 빛을 발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희망은 공허하기까지 하다.
다른 것 은 바로 틀린 것 이 돼버리고 마는 사회 분위기에서 다양한 생각,다름을 인정하는 관용,건강한 문제제기와 비판정신은 위축됐다. 언론은 어쩌면 무서운 획일주의 앞에 자기검열을 해야 할 상황이다. 국익과 진실,생명윤리와 국민의 알권리는 무엇은 취하고 무엇은 버릴만한 것이 아닌,모두 다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다.
대통령의 이번 기고는 바로 이런 면에서 의미가 있다. 진정한 국익이 무엇인지,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 중의 하나인 획일과 극단주의의 폐해가 얼마나 큰지,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의 책임있는 자세는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고,우리 사회가 이와 같은 문제에 보다 냉정하고 차분해질 것을 제안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 기초한 극단적인 색깔논쟁이 판을 치고,오랜 군사독재 정권에서 비롯된 뿌리 깊은 지역주의가 팽배해 있다. 비단 이번 황 박사를 둘러싼 사태만 극단적인 것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서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재되어온 무서운 습관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가 한층 더 깊고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이런 극단과 획일주의적 사고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만 한다. 대통령이 던지는 메시지는 이런 점에서 의미있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우리 모두에게 아픔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고 모두가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승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윤리적인 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세상 모든 난치병 환자의 희망이기도 하며,BT산업이 우리나라 차세대 성장 동력이란 점에서 국익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포용할 줄 아는 관용과 톨레랑스의 사회로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을 것을 제안해본다.
MBC PD수첩 논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