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출범이래 지난 1년 여 동안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우리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보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참여정부의 정책노선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국민의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취약한 경제구조와 아울러 북핵위기, 사스, 대기업의 분식회계, 여소야대의 정치적 구조, 이념과 세대 등으로 나뉘어진 사회갈등구조 등의 요인으로 인해 경제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증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제 국회의 탄핵발의로 인해 급반전된 정국은 17대 총선이 여대야소로 끝나고 마침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기각 결정으로 인해 새롭게 참여정부는 출범 2기를 맞게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기각 후 가진 대국민담화에서 우리 사회의 통합과 상생을 강조하고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는 급조된 경기부양책은 지양하고 개혁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는 성장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또한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가장하여 반개혁적 이기주의에 의해 과거 회귀적인 주장을 하는 계층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도 보냈는 바,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반발과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등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우리 경제가 채택해야 하는 전략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성장과 분배라는 이분법적 구도에서의 선택은 성장이 당연히 옳다.
분배를 강조하면 일부에서는 가진 자의 것을 뺏어서 없는 자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연상하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분배를 통한 성장을 이룬다는 주장은 아무래도 논리적 타당성이 약하다.
성장을 통한 분배가 맞다. 그러나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되 성장의 방법이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과거 개발독재나 압축성장 시대에서 채택했던 바와 같은 불균형 성장전략은 더 이상 우리사회에 적합하지도 않을뿐더러 효율적이지도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이제는 공정경쟁과 투명성 원칙 하에 적자생존의 원리가 작동하는 균형성장 전략이 우리 경제에게 합리적인 성장방법이다.
개혁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이 바로 균형성장
대통령이 천명한 개혁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이 바로 균형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을 위시해 전경련, 재정경제부, 개혁적 민간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과 진단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각 주체별로 자리하고 있는 입장과 이념적 지도에 따라서 진단과 처방이 사뭇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우선 전경련은 우리 경제가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참여정부의 정책기조가 반시장적이고 반재벌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과거 향수에 매달리면서 견강부회적이며 이기주의적인 주장에 불과한 것이다.
현재 설비투자가 부진한 원인은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신성장산업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며, 중소기업들의 경우에는 DJ정부의 정책실패가 가져온 내수침체로 인한 소비부진으로 사업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분석하는 것이 옳다.
즉, 재벌들은 울고 싶은 데 뺨때려준다는 식으로 공정경쟁을 통한 균형성장전략을 채택하고자 하는 참여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해 부당한 불만을 품고서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경련은 그렇다 치더라도 참여정부의 재정경제부 관리들은 왜 우리 경제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미온적이거나 또는 불공정경쟁을 묵인하는 재벌중심의 불균형성장전략을 채택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저의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 재정경제부 관료들의 경제개혁에 대한 코드가 수구적인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재경부 관료들은 이미 IMF 외환위기의 정책적 실패자임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과거지향적인 사고를 하는 이유는 오늘날 부동산 문제나 카드대란 등으로 인한 내수침체의 정책 구조적 원인 제공자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일시적이나마 경기부양을 일으키고 싶은 면피적 욕구가 있을 것이며, 동시에 그들에게 책임이 있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료들은 내수침체의 원인 제공자
그러면 개혁적 민간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우리 경제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과 위기의 성격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참여정부의 경제개혁은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하는가?
우선 현재 우리 경제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외부충격에 매우 취약한 경제구조이며 성장잠재력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고 반복되는 위기설에 시달리면서 장기 복합불황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IMF 외환위기 이후 매 2년마다 제2의 위기설이 등장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 원인은 외환위기의 해결책으로서 근본적인 구조개혁보다는 저금리로 인한 과잉유동성 공급으로 만든 버블로 경제를 유지하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즉, 버블로 인해 겉으로 보면 경제가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버블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터져버리면서 오히려 전보다 더 악화된 경제구조가 되기 때문에 경제위기론이 계속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1999년에 발생한 IT 버블로 인해 코스닥과 벤처바람이 불었지만 IT 버블이 꺼지면서 오히려 코스닥과 벤처는 최악의 길을 걷게 되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2000년부터 시작된 잘못된 규제완화와 신용카드남발로 인한 카드 버블은 미래의 소비를 무리하게 끌어다 쓴 나머지 버블이 꺼지면서 신용불량자대란과 함께 극심한 내수부진을 초래했다.
2001년 부동산 건설경기부양책으로 시작된 가계부채와 부동산 버블은 현재 우리 경제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참여정부의 과제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함과 동시에 지난 YS정부와 DJ정부의 부정적 유산을 청산하고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이룩할 수 있는 건강한 경제구조로 체질개선이 이루어지도록 근본적인 구조개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는 참여정부 남은 임기 모두를 소요하고도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또한 구조개혁은 단기적으로 생색도 나지 않고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는 인기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감내하고 꾸준히 시장개혁을 추진해 나가면 더 이상 경제위기설에 휩싸이지 않고 반드시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경쟁력있는 체질로 바뀌면서 성장잠재력이 확충되는 등 참여정부는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제 2의 한강의 기적의 토대를 이룩한 정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국민들의 힘으로 다시 세운 참여정부가 진정한 경제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를 반석위에 올리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경제위기설 실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