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령 박성우 연합사 공보차장은 연합사에서 공보차장의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 나로서는 최근 광주지역에 배치할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관련해서 미사일 배치 반대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광주지역발 기사를 보고 국가를 지키는 군인의 한 사람으로써 답답한 마음에 몇 가지 적는다.
첫째,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결코 공격용이 아니다.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수입, 개조한 사거리 300∼500Km의 스커드 미사일을 수백 발 보유하고 있다. 저들은 전시에 이를 이용, 남한의 주요도시와 산업시설·비행장들을 무차별 공격함으로써 우리에게 대량 피해를 강요하고 공황상태를 야기해 우리의 전쟁의지를 꺾으려고 할 것이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이처럼 우리에게 심대한 위협이 되는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지대공 방어 미사일이다. 적이 크루즈 미사일이나 전술 탄도탄 등으로 타격해 올 때 주요 지역이나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미사일이 바로 패트리어트 미사일인 것이다.
도둑이나 강도가 자기 집에 불법으로 침입해서 물건을 훔치거나 가족들을 해치려 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도둑이나 강도를 물리칠 것이다. 이와 같은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처참한 결과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바로 그런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미사일 전문가는 아니지만 북한의 240M 방사포보다도 짧은 사거리를 지닌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어떻게 공격용이 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둘째, 일부단체가 수원·오산·군산·광주 등을 포함한 한반도 서부지역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수원·오산·군산·광주 등지에는 한반도 안보를 보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군사 시설물이 배치돼 있다.
이 지역에 설치돼 있는 장비·무기는 유사시 한·미 양국이 효과적인 연합작전을 전개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을 예상되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배치하는 것일 뿐 결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셋째,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광주에 배치하면 지금까지 추진해 오고 있는 비행장 이전이 어렵고 결국 광주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
얼마 전 전 세계인들의 축제로 성대하게 치러진 아테네 올림픽 경기장에는 유사시에 대비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배치됐고 아테네 올림픽은 성공리에 종료됐다.
현재 광주에서는 열 번째 국제 비엔날레가 성황리에 치러지고 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광주 배치 또한 비엔날레의 안전한 개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광주 배치는 미국이 한반도의 안보를 확고하게 보장하기 위한 노력의 한 부분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군이 적의 미사일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어체계를 갖출 때까지만 이루어지는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다. 그 기간은 대략 3∼5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패트리어트가 배치된다고 해서 광주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주한미군은 광주지역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기 전 지역주민들의 충분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미사일 배치를 사전에 지역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한국을 처음 접하는 장병들을 위해 광주지역의 문화와 전통, 동서양 문화의 차이,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등 다양한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부대배치 이후에는 지역학교·사회복지 시설 등에서의 자원봉사활동, 영어학교 개설, 재해·재난시 지원대책 등 ‘지역주민의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광주에 배치되는 미군 장병들이 지역사회에 쉽게 적응하고 지역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필자는 61사단 참모, 보병학교 교관 등으로 소령시절의 반을 광주지역에서 근무했는데, 이때 광주지역 주민들이 군에 대해 보여 준 각별한 애정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지금도 나는 말할 기회만 생기면 광주시민들이 보여 준 친절과 애정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우리 한국군에게 보여 준 애정을 광주지역 방위를 위해 배치되는 패트리어트부대 장병들에게도 보여줄 수는 없는지.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한 군인으로서 광주시민의 폭넓은 이해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한다.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한반도 안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