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7시30분 KBS 본관 앞 안녕하세요, 심상정입니다.
벌써 두 달째 이렇게 싸우고 계신데요. 제가 총선치르느라, 또 변방에서 고전하느라고 여러분들의 외로운 투쟁에 함께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아까 저 때문에 그날 잠 못 주무신 분들 많다고 들었어요. 그렇습니까? KBS가 워낙에 재미가 없기 때문에, 아마 늦게까지 보셨을 텐데, 제 이름이 심상치 않아서 그런 거니까 양해해 주십시오.
다른 말씀보다도 정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명박 정권 4년동안 다른 건 몰라도 왕성한 막가파식 추진력 하나는, 우리가 오래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언론장악을 위한 백화점식 노력을 기울였던 것들을 우리가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참 하시는 일도 많더라구요. 방송장악에만 앞장선 게 아니라 돈도 잘 챙기시고, 청탁도 받으시고요. 4년 동안 해 놓은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하면 복원을 할 것인가, 또 이걸 복원하는 데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해야할 것인가. 그 생각하면 여러분들 가슴에서 천불이 나실 것입니다. 저도 이제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무엇보다도 언론장악 기도, 이것을 원상복구 하는 것이 제1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대행과 만나서 합의를 했습니다. 첫 번째, 6월 개원국회 협상 때 총체적인 언론장악 음로를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를 합의해내지 않으면 어렵겠다, 그게 저희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민주당과 함께 언론장악 음모와, 이에 대한 모든 진상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이번에 반드시 관철시키겠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한 일이 많아서 청문회도 오래갈 것 같아요. 이 자리에 1박2일 PD님 있으신지 모르겠는데요, 청문회가 하루만에는 안 끝날 것 같은데, 1박2일 프로그램에 좋은 소재가 될 것 같구요. 청문회를 반드시 열겠다, 여러분들께 약속드립니다.
그리고 6월 초 개원할 때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어요. 지금 한 마디로 춘궁기에요. 춘궁기, 무슨 말씀인지 아시죠? 제가 아까 주머니 사정은 어떠냐, 이렇게 물어보니까 어떤 분은 13만원 받으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여러분들 이렇게 고단한 투쟁을 하고 계시고 또 19대 국회를 기대하고 있으신데, KBS 사측과 정권측도 이 기간을 활용해서 보다 적극적인 공세로 여러분들을 옥죄고 있는 것 같습니다. MBC 경우를 보니까 사전영장 이야기도 나오구요. 해고 징계도 좀 강화하는 것 같고, 모든 다른 투쟁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국회에서 해야 될 본연의 역할은 새누리당과의 샅바싸움에서 청문회를 관철시켜내는 것과 함께, 그 때까지 이 춘궁기를 여러분과 함께 잘 버텨낼 수 있는 투쟁과 실천 프로그램을 짜는 일입니다.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외로운 투쟁을 하시도록 만든 책임을 통감하고, 지금부터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흔적을 지우는 그날까지 여러분과 함께 확실하게, 책임 있게 싸우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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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공동대표 KBS파업 촛불문화제 발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