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22일 저녁 국회 맞은편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쌀협상 비준 저지와 강기갑 의원 살리기 촛불 집회를 하던 중 건너편 길에서 밧줄로 온몸을 서로 묶은 산업인력공단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작두를 든 경찰에 의해 강제로 연행됐다.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과 열린당이 23일 쌀협상비준동의안을 강행처리한다는 합의를 함에 따라 21일 부터 매일 저녁 촛불집회와 철야농성을 진행하고 있던 참이었다.
촛불집회 도중 이를 본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강제연행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전재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이 경찰에 폭행당했으며, 다수 당원들도 방패에 맞아 강제연행에 저항하던 여성 비정규노동자들과 함께 구급차에 실려 갔으나 부상정도는 알 수 없다.
국민은행 앞 도로는 작두를 갖고 노동자의 온몸에 묶인 밧줄을 끊으며 강제연행을 하던 전경들과 이에 저항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훈련교사 비정규노동자들, 당원들과 기자들이 엉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비정규노동자들은 동료노동자들과 묶인 밧줄이 경찰의 작두에 의해 하나씩 짤려나가 사지가 붙잡혀 들려나가면서도 "노동자 다 죽이는 노동부를 박살내자, 비정규직철폐 결사투쟁"구호를 멈추지 않았다.
단병호 의원과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나서 경찰들에게 즉시 강제연행과 폭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밧줄에 묶인 노동자들을 전경들로 에워싸 차단한 후 강제연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항의하자 경찰들이 방패를 휘둘러 양측간에 충돌이 있었다.
결국 여성노동자 6-7명을 제외한 80여명의 노동자 전원이 경찰에 연행됐으며, 경찰은 항의하는 민주노동당 당원들을 피해 버스를 후진시켜 이들을 경찰서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중앙당 당직자들이 다시 경찰에 폭행당했다.
이날 경찰은 노동자들의 집회에 대해 해산하지 않으면 강제진압을 한다고 하면서도, 집회를 전경으로 겹겹이 둘러싸고 집회현장을 빠져 나오려는 노동자들까지 막고 나서 애초부터 전원 강제연행으로 몰고 갔다.
이에 맞서 80여명의 노동자들은 경찰에 몰려 아스팔트에 드러누워 비정규직철폐연대가와 투쟁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자신들은 대한민국이 인정한 직업훈련교사인데, 이 정도 대우 밖에 못하냐며 자신들의 분노를 거꾸로 애국가를 부름으로써 표출하기도 했다.
오후 7시가 넘어 거의 모든 노동자들이 연행당한 후 한동안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항의하던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노동자들은 다시 국민은행 앞에서 비정규투쟁집회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 임두혁 위원장 직무대행은 "두눈을 뻔히 뜨고 전재환 위원장이 폭행당하고, 동지들이 잡혀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대해 비참해진다"며 울분을 토했다.
임두혁 직무대행은 "우리가 경찰보다 더 조직이 셋으면 오늘 같은 수모를 당했겠냐"고 밝힌후 "더욱 강고한 투쟁을 조직해 비정규투쟁을 끝까지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