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 둔화라고 하나, 사실은 사교육비 총액의 경상가와 불변가 모두 늘어난 듯
지난해 사교육비 조사 결과가 나올 때가 됐다. 2월말에 발표되던 전례에 비추면, 다음 주 정도에 2009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조사 결과’와 함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 정책위회(의장 조현연)은 17일 논평에서 최근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언론보도 에서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의 증가율이 3.3% 안팎으로, 2008년의 4.3%보다 1% 포인트 줄었다는 내용이다. 기사는 이주호 교과부 차관이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사교육비 증가세가 꺾인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증가율이 4.3%에서 3.3% 안팎으로 꺾인 것은 맞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교육비 총액 경상가의 증가율일 뿐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불변가는 다르다. 2008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7%, 2009년은 2.8%이다. 이를 사교육비 총액 경상가 증가율에 반영하면, 실질 총액의 증가율은 각각 -0.3%와 0.5% 안팎이다.
지난해 사교육비 수치가 더 나쁜 것이다. 2008년은 명목 사교육비 총액은 4.3% 증가하였지만, 실질 총액의 증가율은 -0.3%였다. 하지만 2009년은 명목 총액도 3.3% 안팎, 실질 총액도 0.5% 안팎으로 늘었다.
지난해 경기침체의 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2009년 1.2.3분기 까지 전국 전가구의 실질 소득은 각각 -3.0%, -2.8%, -3.3%를 기록했다.
실질 가계지출 또한 -5.6%, -0.8%, -0.1%이다. 이처럼 경기침체로 가계 소득과 지출이 감소하였지만, 사교육비는 증가하였다. IMF 위기 이후 2년 동안 가계의 실질 소득과 실질 가계지출이 줄어들면서 유사 사교육비도 감소한 경우와 대조된다.
더구나 지난해 학생수도 감소한 바 있다. 초등학생은 19만 7천명, 중학생은 3만 1천명, 전문고생은 6천명이 줄었고, 유일하게 일반고생만 6만 5천명 늘었다. 도합 17만 명이 감소하였다. 그럼에도 사교육비 총액은 늘었다.
경기침체와 학생수 감소에도 사교육비를 잡지 못한 것이다. 작년 하반기의 신종플루도 속수무책인 것으로 보인다. 내외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은 MB 교육정책의 효과로밖에 볼 수 없다.
지난해 사교육비 조사 결과’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그래서 속단은 금물이다. 다만, MB 정부 출범 2주년 즈음의 발표가 작년처럼 금요일에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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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학생수 감소에도 사교육비는 늘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