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한달여 남기고 열린 첫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민주, 공화, 양 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경제, 외교 문제를 둘러싸고 열띤 공방전을 벌였다. 26일 미시시피주 옥스포드에서 열린 제1차 텔레비젼 토론회서, 존 맥케인 공화당 후보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북한의 핵 문제를 포함한 대외 정책을 둘러싸고 충돌했다고 미국 소리 방송이 보도했다.

토론회가 끝나고 악수를 나누는 매케인 후보(좌)와 오바마 후보
지난 26일 미시시피주 옥스포드의 미시시피 대학교에서 벌어진 첫 대선 후보 토론회는 당초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문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이 날 토론회의 상당 부분이 경제 문제에 할애됐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존 맥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은 금융위기 타개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토론회를 연기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필요하다면 혼자서라도 토론회에 나오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맥케인 후보가 26일 아침 구제금융 논의에서 충분히 진전이 이뤄졌다며 예정대로 토론회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날 토론회가 성사됐다.
맥케인 후보와 오바마 후보는 모두 정부의 긴급 구제금융안에 대해 지지를 나타냈으나, 국가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보였다. 맥케인 후보는 연방정부 예산 삭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맥케인 공화당 후보는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신은 정부 예산 삭감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오바마 의원은 새로운 계획에 8천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며, 새 지출계획의 일부를 철회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맥케인 후보와 공화당이 일반 미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외면한 채 부유층을 위한 감세안을 지지한다고 공격했다.
오바마 의원은 그 돈이 필요하지도 않고, 그 돈을 요구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위해 3천억 달러를 지출하고, 미국 전역의 국민들을 돕기 위한 의료보험을 외면한다면, 잘못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내다봐야 한다는 말했다.
맥케인 후보와 오바마 후보는 대외정책 분야를 논의하면서 더욱 거세게 상대방을 공격했다. 맥케인 후보는 오바마 후보가 이란의 핵 위협이나 러시아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 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 의원은 부시 행정부의 대외 정책을 비판하면서, 맥케인 후보는 이를 대부분 지지해 왔다고 공격했다. 맥케인 후보는 이라크 주둔 병력 증강안이 성공을 거뒀다고 말한 반면, 오바마 의원은 처음부터 이라크를 침공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맥케인 후보와 오바마 후보는 이란과 북한의 핵 위협에 관해서도 열띤 공방전을 펼쳤다. 맥케인 후보는 북한과 같은 이른바 불량국가 정상들과 조건 없는 회담을 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맥케인 후보는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잔인한 정권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어쩐지 알지 못하지만 북한인들은 그동안 모든 합의를 파기해 왔다고 말했다.
오바마 후보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의 하나로 대화를 단절한 뒤, 북한은 핵 능력을 4배로 키웠고,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시리아와 같은 나라에 핵 기술을 이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오바마 후보는 지적했다.
오바마 후보는 부시 행정부가 다시 북한에 개입정책을 편 뒤 다소 성과를 거뒀지만, 현재 북한의 상황 때문에 불확실한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후보는 준비된 상황에서 미국의 안보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란 믿음이 있으면, 어떤 지도자라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가 이 날 토론회에서 비교적 대등한 대결을 펼쳤다고 보고 있다. 맥케인 후보와 오바마 후보는 앞으로 두 차례 더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며, 새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조셉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 후보 역시 오는 10월 2일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서 한 차례 토론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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