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에 철도만 개통이 되면 분단을 넘어 화해가 이루어지고 통일도 금방 이루어질 것처럼 생각하는 무리들이 이 나라 집권층에 많다는 것은 진실로 가소로운 일이다.
김정일이 변하지 않고 따라서 북한이 변하지 않는데 철도만 개통 된다고 하여 남북 간에 화해나 민족의 통일이 성취될 것으로 내다본다면 매우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무엇이 먼저이어야 하고 무엇이 그 뒤를 따라야 하는 것인지 전혀 순서를 모르는 자들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렇게 망치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이라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 돈도 없고 권력도 없는 처지에(내가 보기 그렇다는 말이다) 굳이 기차를 타고 평양에를 가겠다고 할 때부터 이건 또 무슨 망발인가 생각하였는데, 북은 “군사적 보장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점과 남북의 정세가 불안하다”라는 이유로 남북 간의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시험 운행을 눈앞에 둔 지난 23-24일 그 시험운행을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으니 대한민국은 이제 어쩔 수 없이 “닭 좇던 개”가 되고 만 셈이다.
김대중 씨는 이왕 북에 가겠다고 공언했는데 북에서 기차를 타고는 오지 말라고 한다고 북행 자체를 포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일 김 씨에게 민족적 양심과 통일에의 굳은 의지가 있다면 판문점 까지는 차를 타고 가고 거기서부터는 김삿갓처럼 걸어서 갈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김정일을 향해 자네가 기차타고 오지 말라고 해서 나는 이 노구를 이끌고 걸어서 왔네”라고 한 마디 하면 혹시 그 자의 마음에 조그마한 변화라도 일어날지 누가 알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