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센타 국제회의실에서 30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선진평화포럼 창립총회 및 창립기념식, 기념공연 등을 개최했다. 사실상에 출정식이었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출판기념회와는 아주 다른 조촐한 그러나 진지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선진평화포럼’이 프레스센타 국제회의실을 참석자들로 가득 메운 가운데 열렸다. 선진평화포럼’은 비정치조직으로서, ‘선진평화’의 기본 취지에 동의하여 ‘발기인 동의서’를 제출한 지식인, 전문가, 문화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연구 및 교육 조직으로, 교수, 문화 예술인, 각계 전문가, 기업인 등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조명관 추진위원의 사회로 선진평화포럼 창립총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고문으로 추천된 박형규 목사, 김지하 시인이 대회장에 참석하고, 참석하지 않은 황석영 소설가, 명진 스님,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 관정, 유민영 연극평론가, 김화태 신부, 김이환 이영 미술관 관장 등이 공지 추천되었고 추인되었다. 공동대표로 지명된 권영례 방송대 유아교육과 교수, 김병국 인하대 지리정보학과 교수, 이성기 인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종수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이현세 만화가, 임옥상 화가, 최혜실 경희대 국문과 교수 등이 추천되었다. 또한, 이종수 교수를 상임공동대표로 선임하고 조명관 추진위원을 사무처장으로 지명했다.
이어, 이종수 상임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세계 일류국가 건설을 지향하는 선진의 깃발과, 대내적 대외적 상생과 통합의 새 질서를 지향하는 평화의 두 기치”를 높이 들었다고 전제하고, “우리가 철 지난 이념적 갈등과 분열 속에서 헤맬 때 경쟁국들은 국가의 근본 틀을 바꾸는 혁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06는 2월의 「미국의 경쟁력 선언(American Competitiveness initiative)」, 일본은 또한 2005년 발표한 「일본 21세기 비전」, 중국은 2020년의 실질 GDP 규모를 2000년의 4배로 증가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도는 2002년 발표한 「인도비전 2020(India Vision 2020)」등 각국은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21세기의 국제환경 속에서 일류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국민들이 먹고 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활성화에 국정운영의 초점이 두어져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우리는 사회적 형평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mpany Social Responsibility)도 결코 도외시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종수 공동대표는 “선진과 평화 그리고 문화선진시대의 새 길을 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분열과 갈등의 반테마(anti-these) 리더십을 넘어 통합의 합테마(syn-these) 리더십을 새로이 확립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획일적 이념의 잣대로 모든 것을 재단하기보다는 상생의 가치,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고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이종수 대표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조화를 이룰 때, 사람다운 삶을 신명 나게 살 수 있는 새로운 사회가 우리 앞에 열릴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창립기념식 순서에 따라 ‘창립선언문’이 낭독되었고, 이삼렬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과 배영미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삼렬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 나와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면서 나왔다.”고 전제하고, “60년대 민주화운동, 70년대 독일 유학, 80년대 미국에서 기독교 평화통일 운동을 전개하였고, 90년대 참여연대 운동에 한 사람”이라고 본인을 소개하고. 이 사무총장은 “그 동안 한국 사회 많이 발전하였고, 남북화해와 경제발전의 성과도 있었지만, 아직 정치선진화가 미흡하다. 따라서, 새로운 시민운동을 통하여,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정치실험이 실패하였으나,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이 새로운 정치 세력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하면서, “이제는 모였다 헤어지고 그런 시민운동이나 단체가 아니라, 정치와 미래를 챙겨 나갈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하였다. 우리의 현실을 설명하면서, “대통령 가능한 사람 중심으로 정치세력화 되었다가 다시 이합집산하는 그런 후진적 정치세력으로 변질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여러분은 우리의 이념과 지속 가능한 정당 주체세력 형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사무총장은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 새로운 폭넓은 지지와 많은 인재들을 수용하고 지연 학연 일부 인맥에 치우치지 않는 그런 중도적인 대도를 갈 수 정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자.”고 주장하며, 참석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 “약속한 대로 새로운 정치를 위해 밀알이 되겠다는 약속,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약속을 끝까지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배영미 교수는 “제가 이런 자리 축사 할지 생각지 못했다. 또 그런 인물도 안 된다.”고 전제하고, “모든 것을 떠나서 함께 고민을 하고 생각하는 터를 마련하기 위해 여러분들과 함께 동참”하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배 교수는 “우리가 바라는 오늘은 지난 시대의 가치 속에 가둘 수 없다. 고정 관념 과감히 버리고, 그 시대에 맞는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지나간 가치로는 오늘을 규명할 수 없다. 모두를 함께 담을 수 있는 커다란 그릇, 바로, 선진평화 포럼이 사람이 중심이 되는 터가 되었으면 한다.”고 기대를 보였다. 배 교수는 마지막으로, “선진평화포럼의 정신이 대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서 봄이 오는 동안 내내 선진과 평화에 기운을 퍼뜨려오신 분으로 소개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선진평화포럼’ 창립을 위한 격려사가 이어졌다. 손 지사는 “오늘 우리는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이 땅의 학계, 문화계, 전문지식인, 그리고 미래형 기업인을 대표하는 여러분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중심을 만들겠다는 희망과 의지를 갖고 여기 참여한 것이다.”고 전제했다.
손 전 경기지사는 “지금 한반도는 대 변혁의 시대에 들어섰다. 미북 수교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전망 속에 동북아의 안보질서는 크게 바뀔 것이다. 산업기술의 발전과 문화적 활력의 폭발은 한반도에 새로운 문명의 개벽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우리는 지금 선진과 평화의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통해서 경제를 일으키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적 약자에게 내일을 선사해야 한다.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창조적 선진문화를 창달하여 신문명의 터전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 4.25재보선을 통해서 국민은 부패한 수구와 무능한 좌파에게 레드카드를 번쩍 치켜들었다.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청년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정치를 열어가야 하겠다. 정치의 선진화를 이뤄나가야 하겠다.”고 주장했다.
손 전경기지사는 “융화동진(融和同進)의 정치를 제안한다.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급급해 국민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좌우로 가르고, 동서로 나누고, 상하로 찢는 ‘분열의 정치’는 이제 저 역사의 뒤편으로 떠나보내야 한다. 70년대 개발논리, 80년대 대결구도에 파묻혀서 기득권이나 챙기고 세몰이에 열 올리는 ‘부패 정치’, ‘무능한 정치’는 이제 미련 없이 버리고 가야 한다.”고 선언하고, “융화동진의 정치는 중간을 가거나 중립을 지키는 기회주의 정치가 아니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국민의 행복을 기준으로 하는 정치다. 시류에 흔들거리는 포퓰리즘이 아니고 원칙을 지키는 정치다.”고 융화동진(融和同進)의 정치적 의미를 언급했다.
손 전 경기지사는 “이념 대결의 시대는 갔다. 지역 대결의 시대도 가야한다. 남북대결의 시대를 청산해야 한다.” 고 역설하고, “세계는 융합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가 IT산업의 유행을 창조하고 있다. 융합기술이 미래산업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융합은 이미 선진사회의 이념적 기초가 되어 있다. 우리도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익을 바탕으로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융화동진의 정치를 펼쳐나가야 한다. 이념, 지역, 남북이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삼융(三融)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결론 새로운 정치의 방향을 결론지었다.
이광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는 “이 시대의 화두는 무엇인가?”라는 제하의 창립기념강연에서, 선진’평화’포럼’ 사이의 상호관계는 물론 그 개념에 대한 이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제가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에게 강연을 하게 되어서 영광이다.”고 전제하였다. 이 교수는 퇴계 선생의 학문의 특성이 무엇이며, 그 현대적 의미에 대하여 “선생의 학문의 특성은 “사람의 본성은 우주의 영원한 진리와 하나이다.”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과 실천적인 삶, 그리고 학자들과의 토론과 저술을 통하여 오늘날까지 실감나게 보여 준다는 것이다. 그 현대적 의미란 자본과 기술 그리고 이념이 모든 삶의 목적이며 척도인 현대 사회에서 다시 한 번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반성하게 하며, 사람의 삶의 목적과 척도는 ‘사람다움’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감동으로 일깨워 준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제가 30여 년 동안 고민해 온 ‘사람다움’의 화두가 우리가 사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점점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오늘날 사회는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한 사회의 문제는 곧 세계의 문제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렇게 보면 ‘사람다움’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세계사적인 화두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전제하고, 근대와 현대의 두 이념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였다. 자본주의는 자본을 목적과 잣대로 성취하기 위하여 약소국을 침략하여 지배하고자 하였다. 자본주의는 제국주의적 팽창을 추구하여 두 차례의 세계전쟁을 유발하기도 하였다. 자본주의적 모순을 극복하기 위하여 등장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기도 전에 스스로가 지닌 한계성 때문에 저절로 무너지고 말았다. 중국은 시장개방을 통하여 유지되고 있으며, 북한은 미국과의 극한적 대치상황을 이용하여 체제가 어렵게 유지되고 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서로 대립되지만 경제를 중심으로 모든 문제를 보는 점에서는 동일하였다. 이들 사상은 모든 문제의 중심이 사람이라는 것을 읽어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인간을 경제적 동물 정도로 단순하게 취급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본을 목적과 잣대로 하는 자본주의와 계급의 타파와 이념의 실현을 목적과 잣대로 삼은 사회주의의 문제점을 우리는 세계사적 상황과 우리의 역사적 현실을 통하여 뻐저리게 체험적으로 느꼈다.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세계가 자본의 힘에 의하여 하나로 통합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시대를 역행할 수도 없다. 이러한 어렵고 험난한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하여 우리에게는 사태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도덕적으로 합당한 방향으로 사회가 국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실천력을 갖춘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사람은 모든 문제의 근원이며 아울러 문제해결의 축이다.”라고 하며, “‘사람다움’은 고정된 의미가 아니다. 사람은 노력하기에 따라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물 가운데 가장 위대한 존재이다. 우리의 눈과 귀는 넓은 인간세계와 자연세계를 위하여 활짝 열려야 하며, 한편 우리의 마음은 내면에서 우러나는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무한으로 심화되어야 한다. 안과 밖으로 밝고 넓게 열려, 안과 밖이 통일을 이룬 사람, 구심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룬 사람다운 삶은 외적인 폭의 확대와 내적인 깊이의 심화가 동시에 진행될 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사람다움’의 실현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마련되어야만 총체적인 역량이 발휘될 수 있다. 사람에 대한 상호 존중과 신뢰에 바탕하여 각자가 사람답게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우리 사회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며, “사람답게 살아보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차츰 많아지고 있다. 이 땅에 사람다운 대통령을 한 번 모시고, 사람다운 삶을 살며, 국제사회에서도 사람다운 사람들이 많이 사는 나라라는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선진 사회, 평화로운 세계는 양적인 팽창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이제 우리는 질적인 삶을 개선해야 할 때가 왔다. 질적인 삶이란 바로 사람다운 삶이다.”라고 주장했다.
선진평화 창립총회 및 창립기념식은 신국악단 소리야의 국악 연주와 활기찬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선진평화포럼 창립기념 강연: 이광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 전문
이 시대의 화두는 무엇인가?
여기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은 오늘날 우리사회가 처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인 문제에 대하여 관심과 이해의 깊이와 폭이 저보다는 훨씬 깊고 넓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뿐 아니라 저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와 같은 모임에 아직 한번도 참석한 일이 없으며, 더구나 앞에서 어떤 발표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진평화포럼’이라는 간판이 저에게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선진’이란 무엇이며, ‘평화’란 무엇입니까?
그리고 ‘선진’과 ‘평화’의 관계는 어떠한 것입니까?
‘선진’과 ‘평화’가 함께 잘 어울리는 개념이며 쉽사리 함께 추구할 수 있는 공동의 목적이 될 수나 있습니까? 혹시 서로 모순되는 것은 아닌가요? 서로 ‘선진’ 하려다 보니 ‘평호’가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까? ‘선진’이 ‘평화’를 위하고, ‘평화’가 ‘선진’을 촉진하는 이상적인 관계에 대한 확신이라도 있습니까? 그리고 ‘포럼’의 뜻과 어원은 무엇입니까?
세계화의 물결 속에 지식인들이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 위하여 자신도 모르게 즐겨 사용하는 국민정서에 반대되는 개념은 아닙니까? 아마 충분한 검토와 준비,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마는 마음 한 구석에는 약간의 염려도 없지 않습니다.
‘선진’ ‘평화’ ‘포럼’ 사이의 상호관계는 물론 그 개념에 대한 이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제가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에게 어떤 말씀을 드려도 됩니까? 잠이 오지 않고, 가슴이 떨리고, 송구스럽고 두려울 뿐입니다.
어떠한 얘기를 하더라도 세상의 물정에 어두운 사람이 하는 얘기니, 그저 그런 얘기려니 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주시기 바라며, 혹 가슴에 한 두 개의 단어라도 남겨 주신다면 영광으로 여기겠습니다.
저는 연세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철학 가운데서도 한국의 유교 철학, 유교 철학 가운데서도 퇴계 이황 선생의 성리학을 가장 좋아합니다. 퇴계 선생의 학문의 특성이 무엇이며, 그 현대적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간단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선생의 학문의 특성은 “사람의 본성은 우주의 영원한 진리와 하나이다.”라는 것을 인식과 실천적인 삶, 그리고 학자들과의 토론과 저술을 통하여 오늘날까지 실감나게 보여 준다는 것입니다. 그 현대적 의미란 자본과 기술 그리고 이념이 모든 삶의 목적이며 척도인 현대 사회에서 다시 한 번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반성하게 하며, 사람의 삶의 목적과 척도는 ‘사람다움’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감동으로 일깨워 준다는 것입니다.
저도 대학시절에는 친구들과 함께 반독재, 반파쇼, 민주주의의 쟁취를 위하여 투쟁의 뒷전에 참여한 경험이 약간 있지만, 퇴계 선생을 알게 되고 유학을 공부하고 한국과 중국의 유학관련 사상을 연구하며 저의 문제의식은 사람에 대한 이해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30여 년 동안 혼자 고민하고 씨름하며, 남 모르는 기쁨을 맛보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오랫동안 선배로서 존경하던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여러 가지 정치적 인연으로 자신이 오래 몸은 담아왔지만, 자신의 꿈과 사랑하는 마음까지 담기는 힘들었던 ‘한나라당’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상과 꿈을 담고 자신의 온몸을 바쳐 헌신할 새로운 둥지를 만들기 위하여 고심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저 혼자 남 몰래 하던 생각이, 중요한 새 출발을 해야 하는 선배에게 혹시 약간의 도움이라도 줄 수 있으면 좋으리라는 생각에서 ‘이 시대의 화두는 무엇인가’라는 짧은 글을 포럼 준비모임에 제출하였다가 뜻 밖에도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사람다움’을 주제로 한 얘기를 해서 사람들의 공감을 받으려면 평소에 사람다운 삶을 위한 경력이 있어야 할 텐데, 저는 아무런 사회적 활동을 하지 않아 사절하였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30여 년 동안 고민해 온 ‘사람다움’의 화두가 우리가 사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점점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날 사회는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한 사회의 문제는 곧 세계의 문제로 연결되기도 하지요. 그렇게 보면 ‘사람다움’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세계사적인 화두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근대와 현대의 두 이념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였습니다. 자본주의는 자본을 목적과 잣대로 성취하기 위하여 약소국을 침략하여 지배하고자 하였습니다. 자본주의는 제국주의적 팽창을 추구하여 두 차례의 세계전쟁을 유발하기도 하였습니다. 자본주의적 모순을 극복하기 위하여 등장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기도 전에 스스로가 지닌 한계성 때문에 저절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중국은 시장개방을 통하여 유지되고 있으며, 북한은 미국과의 극한적 대치상황을 이용하여 체제가 어렵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서로 대립되지만 경제를 중심으로 모든 문제를 보는 점에서는 동일하였습니다. 이들 사상은 모든 문제의 중심이 사람이라는 것을 읽어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인간을 경제적 동물 정도로 단순하게 취급합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사회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북과 자본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만으로 나누어 적대시하다가 민족상잔의 비극까지 겪게 되었습니다. 이승만 정권은 미국의 비호 아래 권력을 남용하다가 4.19혁명으로 무너지고, 짧은 혁명기를 거쳐 반혁명에 성공한 박정희 정권은 경제발전을 최상의 목표로 삼아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라는 구호 아래 경제발전의 성과를 이루었으며, 이와 동시에 국민의 의식에 경제지상주의를 심어 주었습니다. 반독재 투쟁을 통하여 사회의 주도 그룹으로 성장한 70년대 이후의 운동권은 국민적 동의를 얻어 정권을 전면적으로 장악하였지만, 국민들을 주인으로 받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만이 역사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실망과 허탈감을 크게 안겨 주었습니다.
자본을 목적과 잣대로 하는 자본주의와 계급의 타파와 이념의 실현을 목적과 잣대로 삼은 사회주의의 문제점을 우리는 세계사적 상황과 우리의 역사적 현실을 통하여 뻐저리게 체험적으로 느꼈습니다.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세계가 자본의 힘에 의하여 하나로 통합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시대를 역행할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어렵고 험난한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하여 우리에게는 사태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도덕적으로 합당한 방향으로 사회가 국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실천력을 갖춘 지도자를 필요로 합니다. 사람은 모든 문제의 근원이며 아울러 문제해결의 축입니다.
‘사람다움’은 고정된 의미가 아닙니다. 사람은 노력하기에 따라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물 가운데 가장 위대한 존재입니다. 우리의 눈과 귀는 넓은 인간세계와 자연세계를 위하여 활짝 열려야 하며, 한편 우리의 마음은 내면에서 우러나는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무한으로 심화되어야 합니다. 안과 밖으로 밝고 넓게 열려, 안과 밖이 통일을 이룬 사람, 구심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룬 사람다운 삶은 외적인 폭의 확대와 내적인 깊이의 심화가 동시에 진행될 때 가능합니다.
모든 국민들이 사람다운 삶을 지향할 때 국민적 힘은 최대한 발현되며, 모든 국민들이 사람다운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국민들은 단합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창호의 바둑에서, 박세리의 골프에서, 박지성의 축구에서, 반기문의 외교활동에서, 이건희의 기업경영에서, 김연아의 당찬 춤 동작에서, 그리고 기타 수많은 영역에서 우리는 우리 민족의 능력을 보고,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아오지 않았습니까+
이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을 믿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이 타고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사회를 만들고 재능과 능력을 발휘한 사람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돈이 주인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남북으로 나누어지고, 지역으로 나누어지고, 가진 자와 없는 자로 나누어 지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지고, 여당과 야당을 나뉘어지고, 세대로 나누어지고, 종교와 사상으로 나누어지고, 끝없이 나누어지기만 하는 이 사회에 단합된 힘은 어디에서 나오겠습니까?
사람다움’의 실현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마련되어야만 총체적인 역량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상호 존중과 신뢰에 바탕하여 각자가 사람답게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우리 사회의 원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도 사람답게 살아보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차츰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 땅에 사람다운 대통령을 한 번 모시고, 사람다운 삶을 살며, 국제사회에서도 사람다운 사람들이 많이 사는 나라라는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선진 사회, 평화로운 세계는 양적인 팽창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사회가 아닙니다. 이제 우리는 질적인 삶을 개선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질적인 삶이란 바로 사람다운 삶입니다.
‘사람다움’을 표준으로 삼아 우리의 경제와 교육을 점검하고, 문화와 사회를 열어가고, 정치와 통일을 지향한다면 우리에게도 밝은 미래가 열릴 것입니다.
삼천리금수강산을 사람다운 사람들이 신명나게 사는 세상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그러한 세상으로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가 누구이든 나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나만 그렇겠습니까? 이 땅을 희망의 동산으로 만들고 싶은 이 땅의 선량한 국민들이 모두 그에게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그러한 후보가 나오기만 한다면, 그러한 후보를 지도자로 만들기 위한 선거운동은 대립과 경쟁의 살벌한 싸움터가 아니라 축제의 마당이 될 것입니다.
선진평화 포럼 창립대회 인사말: 이종수 상임공동대표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전문
선진평화포럼을 출범하면서
우리는 오늘 세계 일류국가 건설을 지향하는 선진의 깃발과, 대내적 대외적 상생과 통합의 새 질서를 지향하는 평화의 두 기치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그러나 직접적인 실천을 지향하는 운동단체나 정치집단이 아닙니다. 우리의 딸과 아들들에게 물려줄 일류국가의 비전과 전략을 논구하고 공론화하고자 하는, 지식인과 문화예술인 그리고 전문직 종사자들의 연구단체입니다.
우리는 지난 세기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지구상의 드문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간 우리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성장통을 혹독하게 겪었습니다. 국내의 한 경제연구소가 전망하였듯이, 분열과 갈등의 리더쉽 아래 침체 파탄 형으로 전개될 경우, 2050년 1인당 소득이 1994년 수준인 8,771달라로 다시 추락하는 것은 아닌지 악몽에 시달려 왔습니다.
우리가 철 지난 이념적 갈등과 분열 속에서 헤맬 때 경쟁국들은 야심 찬 비전아래 국가의 근본 틀을 바꾸는 혁신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06는 2월의 「미국의 경쟁력 선언(American Competitiveness initiative)」을 통해 21세기 세계경제에서 첨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2015년까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학사의 배출 숫자를 현재보다 2배로 늘릴 것을 선언하였습니다. 일본은 또한 2005년 발표한 「일본 21세기 비전」을 통해 선도 산업 부문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여 미국을 능가하고 한국 중국 등 후발국을 멀찌감치 따돌려, 세계의 선두주자 자리를 확고히 굳히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2020년의 실질 GDP 규모를 2000년의 4배로 증가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도는 2002년 발표한 「인도비전 2020(India Vision 2020)」에서 세계 207개국 가운데 현재 11위 수준인 GDP 순위를 2020년까지 세계 4위 수준의 경제대국으로 올려놓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1세기의 국제환경 속에서 일류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국민들이 먹고 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활성화에 국정운영의 초점이 두어져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우리는 사회적 형평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mpany Social Responsibility)도 결코 도외시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획일적인 하나의 가치, 하나의 이념 속에 모든 것을 묶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에 있어 평등의 가치는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나 창의성과 지식이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 되는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수월성 추구를 위한 교육 경로까지 폐쇄되어서는 결코 아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또한 우리의 미래 사회가 문화의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선진사회를 지향하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과 평화 그리고 문화선진시대의 새 길을 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분열과 갈등의 anti-these 리더십을 넘어 통합의 syn-these 리더십을 새로이 확립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획일적 이념의 잣대로 모든 것을 재단하기보다는 상생의 가치,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장님이 걷기가 힘든 절름발이를 데리고 가면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When a blind man carries a lame man, both go forward)”라는 스웨덴 속담과 같이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조화를 이룰 때, 사람다운 삶을 신명나게 살 수 있는 새로운 사회가 우리 앞에 열릴 것입니다.
선진평화포럼 발족 모임 격려사 전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전문
존경하는 선진평화포럼 발기인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땅의 학계, 문화계, 전문지식인, 그리고 미래형 기업인을 대표하는 여러분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중심을 만들겠다는 희망과 의지를 갖고 여기 참여하신 것입니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 사회의 새로운 중심이 따스한 봄볕과 함께 힘차게 싹트기 시작했음을 느낍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내외귀빈 여러분,
지금 한반도는 대 변혁의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세계 3대 경제권역으로 성장하는 동북아에서 중•일 사이에 낀 샌드위치가 되느냐, 이 지역의 중심으로 서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미북 수교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전망 속에 동북아의 안보질서는 크게 바뀔 것입니다. 산업기술의 발전과 문화적 활력의 폭발은 한반도에 새로운 문명의 개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대변혁의 와중에서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경제체질은 악화되어 국가경쟁력은 날로 약화되고 있습니다. 실업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청년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기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중산층은 줄고 빈곤층은 날로 늘고 있습니다. 노사분규와 농업문제를 비롯한 사회적 갈등은 계속 증폭되고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선진과 평화의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통해서 경제를 일으키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적 약자에게 내일을 선사해야 합니다.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창조적 선진문화를 창달하여 신문명의 터전을 열어야 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평화질서를 우리가 주도해야 합니다. 분단체제를 종식하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이룩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경영으로 남북의 상생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이런 중요한 시점에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정치적으로는 구태와 무능이 판을 치고, 사회적으로는 좌와 우, 지역적으로는 동과 서로 나뉘어 갈등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달라져야 합니다.
4.25재보선을 통해서 국민은 부패한 수구와 무능한 좌파에게 레드카드를 번쩍 치켜들었습니다. “국민의 바다는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준엄하게 경고한 것입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청년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정치를 열어가야 하겠습니다. 정치의 선진화를 이뤄나가야 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지난 3월 19일 저는 새로운 정치를 열어가기 위해 저 거친 광야로 나섰습니다. 그 동안 제가 가졌던 모든 기득권을 버린다는 것, 기존의 단단한 질서를 깨뜨린다는 것,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앞에 닥칠 난관이 어떠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실로 시베리아 보다 훨씬 더 추운 동토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 가슴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국민의 숨소리를 곁에 들으며 국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제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평화롭고 기쁨에 설레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제가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할 길에 서있기 때문입니다!
이 길만이 선진대한민국으로 통하는 길입니다.
이 길만이 우리 후손들에게 평화로운 한반도를 번영의 토대로 물려줄 수 있는 길로 통하는 길입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융화동진(融和同進)의 정치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급급해 국민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좌우로 가르고, 동서로 나누고, 상하로 찢는 ‘분열의 정치’는 이제 저 역사의 뒤편으로 떠나보내야 합니다.
70년대 개발논리, 80년대 대결구도에 파묻혀서 기득권이나 챙기고 세몰이에 열 올리는 ‘부패 정치’, ‘무능한 정치’는 이제 미련없이 버리고 가야 합니다.
오직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국민의 화해와 통합을 지향하는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낡은 이념이나 지역갈등과 같은 과거형대결구도를 타파하고, 국익, 한반도 평화, 국가경쟁력, 사회투자와 같은 미래형 국가 아젠다를 앞세우는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권위주의적 개발연대의 외형적 성장에만 얽매이지 않고, 인간과 생명을 중심적 가치로 하는 미래형 새로운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융화동진의 정치는 중간을 가거나 중립을 지키는 기회주의 정치가 아닙니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국민의 행복을 기준으로 하는 정치입니다. 시류에 흔들거리는 포퓰리즘이 아니고 원칙을 지키는 정치입니다.
저는 국익을 위해서 유권자 눈치보지 않고 FTA를 찬성했으며, 한반도의 장래를 위해서 정파를 달리하면서도 햇볕정책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원칙을 지켰습니다. 북한에 대한 벼농사협력사업을 전개하면서도 북한핵실험에 대해서는 결연히 반대했습니다. 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대기업의 변칙적인 상속에 대해서는 분명한 비판의 입장을 취했습니다. 노동조합과 투자유치 협력을 하면서도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에 반대하여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양극단을 배제하고 융화하고 통합하는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서로 갈라져 싸우면서 뒤로 후퇴하는 정치가 아니라 힘을 합쳐 함께 앞으로 전진하는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이념 대결의 시대는 갔습니다. 지역대결의 시대도 가야합니다. 남북대결의 시대를 청산해야 합니다.
세계는 융합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컨버전스가 IT산업의 유행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융합기술이 미래산업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데올로기의 융합은 이미 선진사회의 이념적 기초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익을 바탕으로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융화동진의 정치를 펼쳐나가야 합니다. 이념, 지역, 남북이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삼융(三融)의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양심적인 정치지도자, 사회지도자들에게, 나보다 국민을 먼저 모시는 마음으로 자리를 떨치고 일어날 것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이리저리 잴 때가 아닙니다. 모든 결단에는 고통과 희생이 따릅니다. 정치적 시간표를 들여다보고 있지 말고 국민의 시간표를 따를 것을 호소합니다.
이제 진짜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향한 전진에 동참하는 세력이 굳게 뭉쳐 새로운 한반도를 책임져야 합니다.
사라진 진짜 정치를 여러분과 제가 함께 되찾아 옵시다.
진짜 정치는 국민의 식탁을 풍요롭게 하는 정치입니다.
진짜 정치는 일자리 하나라도 늘리는 정치입니다.
진짜 정치는 대한민국이 세계로 나아가고, 세계를 우리 품 안에 담는 정치입니다.
진짜 정치는 국민을 핵무기와 전쟁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정치입니다.
진짜 정치는 국민의 가슴속에서 절망과 패배주의를 몰아내고 희망을 키우며 내일을 향한 새 삽을 뜨는 정치입니다.
이 모두가 바로 오늘 여러분이 내거신 선진과 평화라는 주제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선진과 평화의 깃발아래 이 땅의 모든 양심적인 정치지도자와 지식인, 문화인, 기업인,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합시다.
우리 모두, 오늘 움트기 시작한 이 싹이 대한민국의 기둥과 대들보로 커나갈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한데 모을 것을 다짐합시다.
선진과 평화의 깃발을 높이 들고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 나갑시다.
국민이 승리하는 그 날을 위해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
선진평화포럼 창립 모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격려사 후 기자 일문일답
문) 이제 본격적 대선행보에 나서신 걸로 보면 되겠습니까?
답) 오늘은 글자 그대로 선진평화포럼 문화인예술인, 전문가, 우리나라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가는데 문화적인 바탕을 얘기하는 겁니다.
문) 앞으로 정치권하고는 어떻게 관계를 하실 겁니까?
답) 앞으로 차근차근
문) 일반 국민들도 손 전 지사님의 역할에 대해 기대가 큽니다.
답) 극단을 배제하고, 오늘 제가 말씀드린 대로 좌우 동서남북을 아우르는 융화동진의 정치를 펼치자는 뜻에서, 그런 뜻에서 선진평화연대가 출범했고 선진평화연대가 중심세력으로 많은 시민사회세력이 참여하는 형태를 얘기합니다.
문) 오늘 연설내용 중에 시베리아 동토에 계시지만 가슴은 평온하고 뜨겁다 하셨습니다. 그에 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답) 세계 중심, 신문명 중심을 만들기 위해 나라가 크게 융화해서 전진해 나가는, 그러한 미래개척의 정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 이번 재보선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 대해...
답) 아까 내용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문) 정운찬 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한국정치의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실 분인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문) 앞으로 정운찬 총장과 관계설정을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답) 우선은 정 총장께서 새로운 정치의 중심에 함께 하실 능력이 있으신 분이고 새 정치를 함께 만들어갈 분인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문) 일부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지사님이 이제 호남권의 민심을 얻기 위해 뭔가를 하실 거라는데?
답) 저는 동서 융합의 정치를 하고자 합니다.
문) 드림팀의 한 축이 무너진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까?
문) 정동영 전의장과는?
답) 제가 오늘 정 총장 말씀을 방금 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가는데 훌륭한 잠재력을 가지신 분인데 안타깝다 이런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문) 지금 정치권에서는 후보중심의 연석회의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참여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답) 아직 제가 구체적으로 제의 받은 바가 없습니다.
선진평화포럼 창립선언 전문
갈등의 틀을 깨고 ‘사람다운 삶’의 창을 열자
오늘 우리는, 이 땅에 새로운 희망의 꽃을 피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산업화의 시대는 지나갔다. 민주화의 시대도 흘러갔다. 새로운 시대가 빠른 속도로 우리를 향하여 달려오고 있다. 이념도, 국경도, 인종도 이제 더 이상 세상을 구분 짓는 잣대가 될 수 없다. 밀려오는 세계화의 바람 속에 이제 우리도 우리의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좌와 우, 진보와 보수라는 낡은 잣대로 우리의 사회적 관계들을 재단하고 있다. 편협한 민족주의의 틀 속에 갇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지구촌의 질서를 외면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지역주의라는 구태정치가 활개치고 있고, 빈부격차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다. 우리가 우리끼리 편 가르기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때, 세계는 이미 저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 우리사회를 지배해 온 틀들을 과감히 깨뜨리고, 미래에 대하여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 적대적 이분법이 아니라 공동선을 향한 협력이 사회적 가치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뜻을 모아 ‘선진평화포럼’을 결성하고자 한다.
선진평화포럼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념의 취사선택이 아니라 고착화된 이념의 담을 허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 모든 나라와의 상호 소통을 통해 지구촌 사회의 책임 있는 리더로서의 대한민국 건설을 목표로 한다. 모든 기득권을 ‘공동체’라는 용광로로 녹여내어 협력과 경쟁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21세기 한국 사회에 필요한 공동의 가치를 ‘사람다운 삶’에 두고, 이를 위한 공동체의 목표를 ‘선진’과 ‘평화’로 설정하고자 한다.
우리 경제는 10년 넘게 선진국의 문턱에서 맴돌고 있고, 구태의연한 물량 위주의 성장논리는 지식기반경제로의 진입을 발목잡고 있다. 이제, 우리의 유일하면서 잠재력이 가장 풍부한 인적자원의 능동적 계발을 통해 우리의 성장 동력을 확대하고, 세계 각국과 장벽 없는 교류를 통해 경제선진국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우리의 문화적 자산과 삶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려 세계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또 다른 목표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평화는 사회적 갈등의 해소로부터 출발한다. 지역 간 갈등과 더불어 새롭게 부각되는 계층 간 갈등의 해소야말로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평화의 뿌리이다.
우리는 공동체적 시민의식의 확산을 이를 위한 대안으로 삼고자 한다.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사회복지시스템, 생명에 대한 경외를 기반으로 한 환경의식이 시민들의 자발적 생활양식이 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우리는 분단과 통일의 문제를 감성적 민족주의나 이념적 대결주의의 시각으로만 해석하는 것을 배격한다. 한반도의 평화는 안으로는 우리 경제의 제2의 도약을 위한 주춧돌이고, 밖으로는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역사적 당위이다. 평화에 기초한 문화적, 경제적 교류에서 정치적 교류로 나아가는 점진적 접근, 우리만의 통일이 아니라 모든 이해당사국이 합리적으로 공감하는 통합적인 접근이 분단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대안이 되어야 한다.
동아시아 각국의 정치적, 경제적 공존을 위한 일에 대한 책임 있는 참여도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이다. 우리가 중심이 되어 동아시아 평화공동체가 형성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세계평화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수행해야 할 책임이다.
우리 선진평화포럼은 이러한 공동체의 의지와 믿음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 이에 우리는 다 함께, 서로 존중하고, 사람다운 삶을 신명나게 살 수 있는 새로운 나라로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