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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신문모니터팀·방송모니터팀 공동보고서
기사등록 일시 : 2007-12-25 02:03:02   프린터

 (사)민주언론시민연합 2007 대선 모니터단

 

대선 여론조사는 지난 87년 대선에서 여론조사가 도입된 이후 국내 선거 여론조사의 역사가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과거 여론조사는 기술적 측면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냈으나 2007년 현재 선거 여론조사는 기관의 규모나 여론조사 기법의 발전 등으로 인해, 과학적으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 발전과는 무관하게 2007년 17대 대선에서 여론조사 보도는 많은 논란과 문제점을 낳았다. 이는 여론사가 방법론의 문제에서 벗어나 또 다른 형태의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여론조사에 대한 문제 지적이 많아진 가장 큰 이유는 여론조사의 영향력이 이번 선거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17대 대선은 정책과 도덕성 검증이 아닌 여론조사가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 초반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는 후보당선을 좌우하는 큰 힘으로 작용했으며, 이회창 후보의 출마 역시도 지지율 20%대라는 여론조사의 결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논란이 있을 때마다 지지율에 변동이 없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어김없이 등장했으며, 보수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하면서 이명박 후보의 문제에 면죄부가 주어진 양 여론을 형성했다. 이에 ‘민언련 2007 대선 모니터단’은 신문사와 방송사가 자체 조사·의뢰한 여론조사를 보도한 경우만을 대상으로 조사내용과 보도내용이 적절했는지 분석해보았다.

Ⅰ. 모니터 방법

1. 모니터 기간 및 대상

모니터 기간은 한나라당 당내 경선이 시작된 6월 11일부터 12월 15일까지로 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6일 전인 13일부터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대외적으로 공표할 수가 없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일부 신문은 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15일에 보도한 경우도 있어 12월 15일까지 게재된 여론조사 관련 보도를 모니터 대상으로 했다.

모니터 대상은 6개 종합일간지와 3개 지상파 방송사가 자체 의뢰해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신문과 저녁종합뉴스에 보도한 경우만을 대상으로 했다. 다시 말해서 타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한 보도는 조사에서 제외했으며,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여론조사 보도가 이루어진 경우만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통상적으로 여론조사를 일회 실시하면 이에 대한 보도는 2~6건 정도의 꼭지로 보도되는데 이런 경우 한 개 보도에서라도 여론조사 정보를 정확히 밝혔으면 그 조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간주했다. 또한 언론사가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관련정보가 해당 언론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상세히 게재되었는지 함께 분석했다.

2. 2007년 17대 대선의 여론조사 보도 관련 기준안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17대 대통령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및 그 결과의 공표·보도를 앞두고 ‘여론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준안’을 마련한 바 있다.

기준안은 먼저 여론조사 기관이 지켜야 할 점에 대해서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에는  공정성 및 객관성 확보를 위해 피조사자에게 여론조사기관·단체의 명칭, 주소 또는 전화번호와 조사자의 신분을 밝혀야 하고 표본의 대표성 확보를 위해 모집단의 성별·연령별·지역분포 등을 고려하여 표본을 추출하거나, 사후에 이를 고려한 가중치를 적용하여야 하며,  신뢰성 확보를 위해 여론조사에 사용된 어휘나 문장에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호·비방이나 특정인의 당선·낙선을 유도하는 표현을 포함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 보도에 있어서 지켜야 할 점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 또는 보도하는 때에는  피조사자 선정 시 사용된 표집방법(편의표집, 할당표집, 확률표집 등)을 명시해야 하며, 패널조사의 경우 최초 패널의 구성방법과 패널에서 피조사자를 선정한 방법을 명시해야 한다.  표본의 크기를 제시하고, 패널표본을 사용한 경우 최초 패널의 크기와 응답 표본의 크기를 병기해야 한다.  사용된 표집틀이 대표하는 조사지역·일시·방법을 명시해야 하며 특히, 조사방법의 공표에 있어 전화면접 조사와 ARS전화 조사는 반드시 구분돼야 한다.  적용된 표집 방법에 따른 표본오차를 제시하여야 하되, 가중치가 사용된 경우에는 이를 고려하여 표본오차를 산출하여야 한다.  응답률은 표집틀에서 추출한 적합 표집단위의 수를 기준으로 산출해야 한다. 전화조사의 경우 응답전화수를 수신된 전화수와 부재중인 전화수의 합으로 나누어 산출하고, 다른 조사방법에 대한 응답률은 이에 준해서 산출한다.  질문내용의 공표·보도에 있어서도 정당에 대한 지지도와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조사문항의 질문요지를 공개해야 한다”고 매우 상세한 기준을 제시했다.

우리 단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여론조사 관련 기준안을 일차적 모니터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여론조사 기관’이 지켜야 할 점을 잘 지켰는지는 현실적으로 모니터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모니터는 ‘여론조사 보도’가 적절히 이루어졌는가에 맞춰져 있다. 한편 여론조사 보도가 지켜야 할 기본을 잘 지키고 있는지, 보도 내용이 편파적인 경우는 없었는지,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여론조사 보도를 하는 경우는 없었는지, 여론조사 보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경마식 저널리즘’을 부추기는 내용은 아닌지 등을 함께 모니터했다.

Ⅱ. 모니터 내용

1. 여론조사에 관한 기본 정보를 잘 제시하고 있는가?

먼저 언론사가 독자들에게 얼마나 정확한 여론조사 정보를 전달했는지 살펴보았다. 중앙선관위 기준안에 따르면 언론사는 여론조사 보도에서 △표집방법 △표본의 크기 △조사지역 △조사일시 △조사방법 △표본오차 △응답률을 밝혀야 한다. 한편 홈페이지를 통해 “정당에 대한 지지도와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조사문항의 질문요지를 공개해야” 하며, 기준안에는 명시되어있지 않지만 여론조사 결과분석표를 게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을 얼마나 충실히 잘 지켰는지 분석한 결과는 <표1>과 같다.

여론조사의 홍수…중앙이 가장 많고 경향이 가장 적게 실시

모니터 기간 중인 총 187일간 6개 신문사와 3개 방송사의 자체 여론조사는 총 135회 실시되었다. 중앙일보와 SBS가 공동으로 진행했음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대략 1.3일에 한 건씩 여론조사가 실시된 셈이다. 모니터 대상이 아닌 신문사와 방송사 포털 사이트 등에서도 여론조사를 앞 다투어 실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철은 그야말로 여론조사의 홍수에 빠져 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사별로는 중앙일보가 31회, SBS 17회로, 다른 언론사에 비해 가장 많이 보도했다. 모니터 기간 중 조선·동아·한겨레가 17-18회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데 비해서 서울신문은 7회로 비교적 적었으며 실시했으며, 경향신문은 단 2회만 실시했다.

조사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은 비교적 잘 제시, 반면 응답률 적시는 미흡

대체로 신문과 방송 모두 기본적인 여론조사 정보는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문들은 평균적으로 조사기관 100%, 조사 대상 96.8%, 조사 기간 90%, 조사방법 95.7%, 표본오차 92.6%를 적시했다. 한 번의 여론조사를 수행하면 2~6건의 보도가 작성되는데 이런 경우 한 보도에서만 위의 사항이 적시되어 있으면 적시된 것으로 체크하였다. 그러나 올해 여론조사의 화두였던 응답률은 상대적으로 잘 제시되지 않았다. 조선 61.1%, 서울 62.5%로 낮은 비율을 보였으며, 중앙이 70.9%, 동아가 88.2%로 비교적 정확하게 적시했다. 한겨레는 응답률을 기사에서 적시한 경우가 한 건도 없었다.

한편, 방송사들은 한 두건 이외에는 거의 모든 여론조사 보도의 관련정보를 자막으로 제공했다. 응답률 역시도 MBC는 100%, SBS 88.2%, KBS 91.6%로 신문에 비해 여론조사 기본정보를 충실히 제공했음을 알 수 있다.

홈페이지에 관련 정보 적절히 제시 - 동아·SBS가 잘하고, 중앙·MBC가 미흡

홈페이지에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경우를 조사한 결과,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이 한 건도 없었다. 반면 동아일보와 한겨레는 설문내용과 결과 분석표를 100%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조선일보도 94.4%로 비교적 충실히 관련정보를 홈페이지에 올렸으며, 서울신문은 4건(50%)의 조사내용만 게재했다. 신문과 보도에서 밝히지 않은 응답률을 홈페이지 관련정보에서는 정확하게 밝혔는지 다시 살펴보니, 중앙일보 이외에는 대부분의 신문이 지면에서는 밝히지 않은 응답률을 홈페이지에는 게재했다.

방송사의 홈페이지 정보제공 비율을 살펴보면, KBS와 SBS는 설문내용을 게재하는 비율이 각각 91.6%, 88.2%로 높았지만 MBC는 설문내용을 전혀 게재하지 않았다. MBC는 여론조사 결과 분석표와 응답률은 비교적 완벽하게 적시하고 있지만, 정작 설문내용을 올리지 않아서 아쉬움이 컸다. 중앙과 MBC처럼 설문조사 내용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을 경우, 설문 순서와 질문당시의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어 여론조사 내용이 적절히 구성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언론사는 독자들이 여론조사를 스스로 검증해볼 수 있도록 동아일보처럼 구체적인 정보를 최대한 홈페이지에 보기 쉽게 게재할 필요가 있다.

2. 설문의 편파·왜곡은 없는가

지지율 묻는 질문 앞에 지지율에 영향 미칠 수 있는 질문 빈번

통상적으로 선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묻는 문항은 다른 질문보다 앞에 나와야 한다. 특히 사회적 이슈를 질문한 후에 지지율을 물으면 그 이슈의 선호도에 따라서 지지율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 여론조사에서 이러한 사안을 전혀 감안하지 않는 문제가 지적되었다.

여론조사 질문지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신문의 설문내용을 살펴본 결과, 한겨레와 SBS는 어떤 조사이든 첫 번째 질문 문항이 지지정당이나 후보를 묻는 내용으로 일관성이 있었다. 반면, 투표의향, 지지정당,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 문항이 앞서 나온 경우가 동아일보 10회, 조선일보 2회, KBS 2회 있었다.

선거를 앞둔 시기에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을 묻기도 전에 첫 질문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구성한 것은 적절한 설문방법이 아니다.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얻은 데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호감도 보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실망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런데 많은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먼저 물은 것은 사실상 지지정당과 지지후보에 대해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었다.

같은 이유로 투표의향이나 지지하는 대선후보와 지지 정당 등보다 앞서,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가 이회창 후보 지지도에 미치는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김경준 씨 수사결과가 BBK 등록 이전에 밝혀져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가? 라는 질문을 한 서울신문의 질문 역시 작위성이 엿보였다.

조선일보, 노골적인 이명박 편들기 조사도 감행

11월 18일 실시된 조선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는 <표 3>과 같은 질문순서와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이 조사는 그 목적이 유권자의 지지도를 통상적인 선거 여론조사인지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홍보 자료로 쓰기 위한 여론조사인지 혼동될 정도로 이명박 후보 관련 질문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다.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BBK 관련 질문을 3개나 했으며, 이명박 후보를 선호한다고 답변한 사람들에게는 5~7개의 추가질문을 했다. 물론 이명박 후보가 가장 유력한 후보이며, BBK가 대선정국의 주요변수로 회자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명박 후보 관련 질문 비중이 높아질 수는 있다.

순서 내용질문 대상질문의도1 대선 투표 의향전체선거 참여여부2 대선 후보 선호도전체후보 선호도 3 이명박 후보 선호 이유이명박 지지자이명박 후보

4 BBK 의혹 관련 확인시 이명박 계속 지지 의향이명박 지지자4-1 지지 변경시 선호 후보이명박 지지자 중

다른 후보로 변경자5 BBK 의혹 사건으로 인한 정권교체 불안정도이명박 지지자6 이회창 출마로 인한 정권교체 불안정도이명박 지지자7 2002년 대선투표이명박 지지자7-1노무현 투표자 이명박 지지 이유

(지금은 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가?)이명박 지지자 중

2002년 노무현 투표자8 김경준씨의 BBK 의혹 사건 관심도전체이명박 후보9 BBK 의혹 사건으로 인한 이명박 이미지 변화정도전체이명박 후보10 BBK 의혹 관련 범여권 정당 주장 공감도전체이명박 후보11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합당 및 후보 단일화 관심도전체양당 후보단일화12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단일 후보 선호도전체양당 후보단일화13 정당 지지도전체정당선호도<표3> 조선일보 11월 18일 여론조사 구성 분석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에게 어떤 점에서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서 경제성장 기대, 추진력 있다, 경력 좋다/경험 많다, 리더십, 경제에 해박하다, 소속정당, 그동안 잘했다/잘할 것이다 등의 23가지 구체적 답변을 받은 것은 이명박 후보 홍보 전략을 짜기 위한 여론조사에 가까운 내용이다. 또 현재 이명박 후보 지지자 중에서 2002년 당시 노무현 투표자를 찾아내 그들에게 왜 지금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지 묻고 ①한나라당으로 정권교체를 해야 하기 때문에 ②이명박 후보가 좋아서 ③둘 다 ④기타 등으로 답변을 요구한 것은 도대체 이명박 후보 홍보효과 이외에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한 질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런 질문과정에서 응답자들 스스로 ‘태도 재강화’라는 학습이 이루어질 위험이 있음을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모를 리 없다. 따라서 정말 이 후보 선호 이유에 대한 질문이 의미가 있다면 다른 후보들과 관련한 동일한 질문도 했어야 마땅하다.

동아·한겨레, 본 질문 전 유도성 설명으로 특정 답변 이끌어내는 편향성도 보여

이번 여론조사 보도는 특정의견을 강조하며, 응답자가 그 의견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질문들이 눈에 띠었다.

동아일보 7월 16일자 여론조사는 “한나라당은 최근 이명박 전 시장 및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관련된 문건 유출 등에 대해 권력기관이 개입한 야당후보 죽이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주장에 동의하는 편이십니까? 동의하지 않는 편이십니까?”를 물었다. 이 질문은 의견을 묻기 이전에 ‘야당후보 죽이기’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부각시켜 특정 답변을 유도할 우려가 있었다.

동아일보 9월 19일자 여론조사도 “현재 정부는 정부 부처에 있는 기자실을 통폐합하고 기자가 공무원들을 자유롭게 접촉하는 것을 제한하는 이른바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강행하여 언론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묻는데, 역시 ‘제한’, ‘강행’이란 용어 사용으로 부정적 답변이 나올 가능성이 많은 질문이었다.

한겨레 8월 16일자 여론조사는 “최근 검찰은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후보의 맏형인 이상은 씨의 소유로 알려진 서울 도곡동 땅이 이상은 씨 소유가 아닌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라고 사안을 설명한 뒤에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도곡동 땅의 주인은 이명박 후보일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귀하께선 이 의혹이 사실이라 생각하십니까, 사실이 아니라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질문지 앞부분에 ‘이명박 후보일 것이라는 의혹’이라고 제시함으로 응답자에게 부정적인 답변을 유도할 우려가 있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동아일보는 12월 8일 실시한 여론조사는 “이번 대선에서는 비방 흑색선전 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 ○○님께서는 어느 후보 측이 가장 심한 비방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고 묻고 바로 다음에 “○○님께서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흑색 비방전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한시적으로 일부 제한하는 등 이른바 '네거티브 방지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그 결과 가장 심한 비방 흑색선전을 한 후보는 정동영 후보(43.6%)라고 답했으며, ‘네거티브 방지법’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의견이 79.5%였다. 이처럼 “이번 대선에서는 비방 흑색선전 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라는 단정적인 제시어를 사용하는 것은, 여론조사를 가장한 특정정당 홍보멘트에 가까운 행위라고 볼 수도 있다.

KBS, 음모론에 대해 동의하는지 까지 물어

KBS에서 11월 18일에 실시하고 19일에 보도한 여론조사를 보면, 문11)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 귀국과 관련하여 일부에서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범여권의 정치적 공작이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검찰의 범죄인에 대한 정상적인 법집행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두 가지 의견 중 어느 쪽 의견에 더 공감하십니까? 라는 항목이 있다. 이 질문은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범여권의 정치적 공작이다. ‣범죄인에 대한 정상적인 법집행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 ‣모름/무응답” 셋 중의 하나에 답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질문에 앞서 문9)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가 귀국하면서 BBK주가 조작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개입했는지 여부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BK주가 조작 혐의와 관련한 다음 주장 중 어느 쪽 의견에 더 공감하십니까?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에 관련되어 있다. 이명박 후보는 BBK 주가조작과는 관련이 없다. ‣모름/무응답이라는 질문이 있었다. 따라서 BBK와 이명박 관련 여론조사는 문9)로 적절히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범여권의 정치공작이라는 음모이론적인 가정까지 설문조사 항목으로 포함시킬 필요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 이명박 BBK 의혹을 범여권의 정치공세로 오도하는 질문도 던져

11월 18일 실시된 조선일보 의뢰·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김경준 씨의 BBK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됐다는 대통합 민주신당 등 범여권 정당들의 주장에 공감하십니까? 아니면 공감하지 않으십니까”라는 항목이 있다. 이 질문은 BBK 주가 의혹 사건이 ‘민주신당 등 범여권 정당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의미를 담고 있어 위의 여론조사 선거보도 조항에 저촉되는 부적절한 질문으로 보인다.

BBK 의혹의 핵심인 ‘주가조작’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행위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다. 따라서 국민의 ‘공감’ 여부로 판단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검찰 수사로 드러나야 할 중대한 사건이다. 그럼에도 이 질문은 BBK 의혹을 범여권의 ‘일개 주장’일 뿐이며, 공감여부가 주요한 것인 양 다룸으로써, BBK 사안의 심각성을 평가절하하려는 의도적인 어휘와 문장을 사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비록 이명박 후보 지지자에게만 하는 질문이라고 하지만, ‘BBK 의혹 관련 확인 시 이명박 계속 지지 의향’ 등을 묻는 항목도 ‘BBK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물타기’ 의도가 엿보이는 질문이었다.

조선일보, 정권교체 원하지만 한나라당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 배제하는 질문도 있어

조선일보 7월 2일자 여론조사는 “올해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해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었다. 그런데 질문은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해야 하는가’와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가’를 동시에 묻고 있다. 이는 정권교체는 원하지만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SBS, 설문조사와 무관한 황당한 보도까지

SBS 10월 21일 <BBK가 큰 변수>에서는 설문조사 결과 분석표와 보도내용에서 차이가 있었다. 기자 멘트 중에는 “하지만 김경준 씨 귀국 이후에 진행될 BBK 주가조작 사건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지지구도에 변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일 이 후보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 후보 지지자 가운데 절반을 약간 넘는 53.7%만 계속 지지하겠다고 했고, 26.4%는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라는 내용이 있다. 게다가 강원택 숭실대 교수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지의 강도가 약한 유권자 층, 전체적으로 약 4분의 1 정도가 즉각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과거 박근혜 지지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이탈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습니다”라는 인터뷰까지 담았다.

이 보도의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이 바로 이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홈페이지에 게재된 한국리서치의 ‘2007 대선 패널조사 3차 조사결과’ 조사결과 어디에도 이와 관련된 질문과 결과는 없었다. 따라서 시청자는 여론조사 결과표가 일부 누락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인용한 것인지 전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보도는 황당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SBS 11월 28일 <38.6% “지지 바꿨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 보도의 주제는 10명 중 4명가량이 후보를 바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보도와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분석표에는 이에 해당되는 내용이 없으며, 질문 1, 질문 2질문한 내용 전체가 결과표로 들어있는 것도 아니다. 이날 결과분석표에는 문1) 모님께서 올 12월에 있을 대통령선거에 얼마나 관심이 있으십니까?, 문2) 모 님께서는 이번 선거에 투표할 생각이십니까 투표하지 않을 생각이십니까, 문4) 모님께서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다음 대통령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문4-1) 무엇을 보고 (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생각하셨나요?, 문7)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어떻게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문8) 모님께서는 다음 중 어느 정당을 지지하십니까?, 문21-A) 김경준 전 대표가 귀국하여 투자자문 회사인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문21-A-1)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신다면 어느 후보를 지지하시겠습니까? 질문과 그에 대한 결과표만 게재되어 있다. 중간 중간 질문번호가 다른 것만 보더라도 이 결과분석표가 전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3. 여론조사 보도의 문제점은 없는가

조선, 이명박 지지자에게만 물어놓고 전체 국민의 의견인 것처럼 보도

조선일보는 11월 19일 1면 머리기사 <부동층 19.2%로 늘어>에서 “이번 갤럽 조사에서 응답자의 62.9%가 BBK 의혹사건에 ‘관심있다’고 했다. ‘BBK 때문에 정권교체가 안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불안하지 않다’가 57.8%였지만, ‘불안하다’는 응답도 34.6%나 됐다. 또 ‘이회창 후보 출마로 정권교체가 안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가’라는 설문에도 ‘없다’가 61.4%였고, ‘있다’는 32.5%였다. 물론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가 다수이지만, ‘BBK 사건과 이회창씨 출마’에 불안감을 드러낸 응답자도 30%대 초반에 이른 것이다. 대선 막판 부동층 증가에는 이런 불안 심리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같은 날 6면 <이명박 지지자 중 43.2%, “경제성장 기대” “이회창 출마로 정권교체 안 될 수도” 32.6%>에 의하면, 이 내용은 전체 조사자중 554명인 이명박 지지자들만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조선일보 1면 기사에서는 이점을 전혀 명시하지 않았다.

의도적인 누락이든 기자의 실수이든 간에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만 읽은 독자는 ‘대부분의 여론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 한나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간절히 원하고 있으며 어떤 변수가 있어도 불안해하지 않는구나’라고 느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조선일보 19일 1면 머리기사 <부동층 19.2%로 늘어>는 ‘명백한 오보’이며, 이명박 대세론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잘못된 여론조사 보도’이다.

조·중·동, 한나라당 편들기 위한 노골적인 제목달기 눈에 띄어

조선·중앙·동아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특정 정당에 유리한 결과만을 강조하여 제목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앙일보 10월 22일자 3면 헤드라인은 <노대통령 지지자들 33.7% 이> 25.9% 정>이다. 대통령 지지자도 야당후보를 더 많이 지지함을 강조하여 특정정당 후보에 유리한 편집을 보였다. 같은 면 <BBK의혹 사실일 때- 지지 53.7%, 철회 26.4%>도 지지의견을 돋보이게 한 편집이자 사실왜곡이다. 왜냐하면 본문내용은 “이번 조사에서의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54.2%임을 감안하면, 만약 이 후보가 BBK 사건과 연루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적어도 10% 이상의 지지자가 빠져 나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망적 입장을 밝힌 이들 가운데 일부가 지지 철회에 동참할 경우 40% 이하로 지지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후보가 주도하고 있는 대선구도가 흔들릴 수 있는 잠재적 변수임이 확인된 셈이다”며 제목과 상충된 분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10월 8일자 6면 <정상회담 후 이명박 지지율- 지역따라 -4.4%~+10.3% 변화>는 동아가 정상회담 동안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변화에 얼마나 고심했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동아는 상단에 <정상회담후 후보 선호도 李-鄭-孫-李 큰 변화 없어>를 실어 회담 이후 각 후보 지지율 변화를 분석해 놓고,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역별 지지율 분석 기사를 따로 떼어 또 한 번 기사화했다. 기사는 “정상회담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급상승한 호남지역에서조차 이 후보의 지지율에 변동이 없었다”며 이 후보의 지지율을 재차 강조했다. 같은 날 8면 <핵폐기 약속 못 받은 것 31.1%>는 정상회담의 미흡한 점을 부각하고 있다. 제목은 회담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여 그 의의를 폄훼했다는 점에서 악의성마저 엿보인다.

조선일보 7월 7일자 1면 톱기사 <유동층 37%가 대선 좌우-친한나라 고정층 40%반한나라 고정층 23%>는 6월 30일 여론조사(7월 2일 보도)의 후속 분석 기사다. 기사는 리드부터 “우리나라 유권자들을 한나라당에 대한 입장에 따라 분류하면…”이라 밝히면서 노골적으로 한나라당 입장에서 편향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이러한 분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특정정당의 입장에서 바라본 여론조사 분석이 특정신문사의, 그것도 1면 머리기사로 보도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한겨레는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후보검증과 이명박 박근혜 후보 간 지지율 격차 축소간의 연관성에 주목하는 보도 태도를 보였다. 6월 17일자 4면 <이명박 지지 30대, 5월 50.1%-> 6월 37.3%, 박근혜, 대구 경북서 이명박에 역전>이나 8월 18일의 <이명박-박근혜 지지율 차이, 첫 오차범위 이내로…한겨레 일반국민 여론조사. 5.7%p차 좁혀져 ‘도곡동 땅’ 검찰 수사결과 영향 준 듯>이 그렇다. 그리고 한겨레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특정후보에 부정적이거나 불리한 제목달기가 드러났다. 7월 25일 8면 <각종 의혹에도 35%대 버티는 이명박 지지율 이유는? 상대 약해서 맷집 강해서?>는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율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신문 7월 18일자 4면 <이·박 공약지지율- 대운하 동의 안한다 44%, 줄푸세 63.9% 지지>는 비슷한 찬반을 보인 두 공약을 편파적으로 다루고 있다.

동아, 자의적 해석도 문제

동아일보는 12월 10일자 <사설/D-9, 바른 선택 준비할 때다>에서 BBK관련 사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후보의 행태를 ‘네거티브’로 규정하고 ‘네거티브 방지법’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두 후보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2007대선 민언련 모니터단>은 이 사설을 12월 10일 오늘의 나쁜 선거기사로 선정했다. 기사는 “(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두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정책 대결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지지율 1위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약점을 캐고 공격하는 데만 열중해왔다. 그럼에도 두 호보의 지지율은 합쳐도 이 후보에게 한참 모자란다. 오히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하고 있다. 네거티브로는 결코 승기를 잡을 수 없다는 증거다. 본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네거티브 선거전에 반감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정확한 여론조사 결과는 네거티브 방지법 제정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79%라는 것이었는데, 이러한 결과를 끌어다가 마치 국민이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검증에 대해 모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양 설명하고, 정동영·이회창 후보를 비판한 것은 자의적 해석이었다는 평가이다.

동아일보는 10월 8일 6면 박스기사 <범여주자 선호도 정 25.5%, 손24%>에서도 조사 의뢰기관인 코리아리서치 측의 말을 통해 ‘동원선거’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경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지 않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은 근거가 없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SBS, 잘못된 분석

SBS는 11월 9일 <1/3 朴心따라 이동>에서 앵커멘트로 “특히 이회창 후보 지지자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의 선택에 따라 지지를 바꿀 수 있다는 사람이 3분의 1을 넘었다고 해석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기자는 이어 “두 후보(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 지지자 가운데는 박 전 대표의 태도에 따라 지지를 바꿀 수 있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두 후보 지지자 가운데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각각 31.9%와 31.1%의 지지자에 대해 어떤 경우 지지를 철회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이명박 후보 지지자는 ‘BBK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가 63.2%로 가장 많았고, 당선 가능성이 낮을 경우가 16%, 박근혜 전 대표가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경우는 11.3%였습니다. 이회창 후보 지지자의 경우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답이 36.3%로 가장 많았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다시 한번 풀어보면 오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회창 후보 지지자 중 31.1%가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대답을 한 사람들에게 철회 이유를 묻자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36.3%인 것이다. 따라서 실제 이회창 후보 지지자 중에서 박 전 대표의 선택에 따라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응답자는 “3분의 1”이 아니라 11.3%뿐이다. 이처럼 잘못된 해석과 보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유의미한 수치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경우…왜 조사했을까.

MBC가 11월 17~18일에 실시한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MBC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을 보면 “대선 출마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 문제에 관하여 질문한 결과, “도덕성에 결함이 있어도, 자질이 뛰어나면 지지하겠다”는 의견(48.8%)과, “도덕성에 결함이 있다면, 자질에 상관없이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견(46.8%)이 비슷하게 나타남” 이라는 분석결과가 있다. 두 의견의 차가 2%로 오차범위 안에 들고 있는데, 이 차이는 10월 20의 15.2%, 10월 31일의 12.2% 차이에서 급격이 줄어든 것으로 후보의 도덕성도 중시하겠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MBC 홈페이지에서도 “10월 중순과 하순 조사만 하더라도 ‘도덕성 보다는 자질 우선’이라는 의견이 더 우세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자질 우선’이라는 의견이 줄어든 추세(55.4% → 54.6% → 48.8%)를 보이고 있어, 김경준 씨 귀국을 계기로 도덕성에 대한 가중치가 다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현재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응답자에 한해,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에 어떻게 하겠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이명박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56.9%로, “지지를 철회하겠다”(31.0%)는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 MBC 홈피에는 이에 대해서 “이명박 후보 지지자 3명중 1명가량이 지지철회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후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BBK 의혹 관련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될 경우 사실여부에 따라 미치는 파급력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는 상황임”이라고 분석한 내용이 있다.

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11월 18일 <미세한 변화>에서는 지지율 순위 위주로만 보도한 뒤, 후반에서 “BBK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공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공정할 것이다 34.4, 공정하지 못할 것이다가 53.5%였습니다. 그러나 김경준 씨의 송환에 대해서는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가 42.0, 정치적 의도가 있더라도 후보 검증 차원에서 큰 문제가 없다가 50.7%로 문제없다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라는 내용만 언급했을 뿐, 여론조사 결과 중에서 이처럼 유의미한 내용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물론 실시한 여론조사 항목 결과를 모두 발표하는 경우는 없으며, 여론조사 결과 중에서 무엇을 보도할 것인가는 기자와 방송사의 판단이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표에조차 유의미한 내용으로 분석하고 있는 내용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그야말로 ‘미세한 변화’에 그치고 있는 지지율만을 언급한 이 보도의 경우, 아쉬운 여론조사 보도라고 할 수 있겠다.

경마 저널리즘의 구현하는 가장 적나라한 보도형식으로 이용되는 ‘여론조사 보도’

경마식 저널리즘이란 어떤 말이 일등이고 어떤 말이 이등인지, 말의 격차는 어느 정도인지를 쉬지 않고 전해주는 ‘경마 중계’를 하듯이 선거보도를 비판하는 데 사용되는 말이다. 이런 경마식 저널리즘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보도형식은 바로 여론조사 보도이다. 그러나 여론조사 기법이 아무리 발전했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여론조사가 100% 신빙성을 갖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보도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 여론조사 보도는 대부분 지지도 중심의 보도이며, 그 과정에서 단정적인 구도나 표현 등을 사용해서 유력후보나 1·2위 후보 중심의 대결로만 압축하는 경향이 짙다. 예컨대 방송의 경우 1월 5일 ~ 10월 5일간 보도한 여론조사 보도의 보도주제를 분석한 결과도 대부분이 지지도 보도였으며, 선거공약이나 정책 신뢰도에 대한 보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군소후보를 배제하는 등의 문제도 꾸준하게 지적되었다. 실제 대부분의 신문은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1면은 물론 3~6면을 할애하여 5~6개의 선거보도를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내용이 선거 판세와 유력후보의 지지율 추이, 이명박·정동영·이회창 후보 위주의 지지율을 쫓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 따라서 여론조사에서 소외되는 기타 및 군소후보들은 후보로서의 존재가치 자체를 무시당하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

지금까지 분석에서 드러났듯이 현재의 선거 여론조사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악용되고 왜곡되는 있으며, 여론조사 방법에 있어서도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경향신문 11월 8일 <'여론조사' 덫에 걸린 대선 후보는 연일 일희일비> (이기수김종목 기자)는 이러한 2007 대선 여론조사에 대해서 “대선과 정치가 여론조사의 덫에 걸렸다. 대선후보의 출마·단일화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물론 정책이나 도덕성 의혹도 ‘숫자’로 재단하거나 면죄부를 주는 데 활용되기 일쑤다. ‘참고사항’이라는 본래 취지를 벗어나 여론조사 만능주의·중독증까지 거론된다. "정책 경쟁과 갈등 조정이라는 정치와 정당의 자리에 여론조사가 앉아 있다”(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는 지적이다. 여론조사의 ‘정치적 독과점’ 폐해로 정당은 왜소화되고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은 형국이다”라고 평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라도 여론조사는 지지율 보도를 벗어나 후보자의 공약이 얼마나 실현가능한지, 유권자가 원하는 정책은 무엇인지부터 보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경향신문의 여론조사 관련 보도 돋보여

경향신문은 후보자 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 및 보도를 하지 않기로 한 내부방침 정해서 이를 1년 이상 지켰다. 미디어오늘 기사에 따르면 경향신문 김봉선 정치부장은 “올 초부터 선거관련 국장 부국장과 부장회의를 통해 논의한 결과 경마식 보도를 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후보자 지지도 여론조사 및 보도를 하지 않기로 했고,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다만 이번‘대선의 화두가 뭐냐’는 큰 틀의 조사는 한두 차례 했다”고 밝혔다. 여론조사를 사회적 낭비 수준으로 수행하고 있는 언론사에 비해서 <설원태 선임기자의 미디어돋보기> 등의 여러 기사를 통해 여론조사 보도의 문제점과 여론조사 기법의 문제를 짚어보면서 소신 있게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경향신문의 방침은 여론조사 만국론에 빠진 듯한 17대 대선에서 높이 평가된다.

경향신문이 실시한 2차례의 여론조사의 내용도 돋보였다. 7월 20일 현대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경선과정의 검층청문회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했다. 11월 19일에는 대선 성격과 투표기준, 주요 정책쟁점에 대한 견해, 범여 문제, 삼성비자금 수사 문제 등에 대한 국민여론을 물었다. 이처럼 특정 정당, 특정 후보 중심의 여론조사와 일상적 지지도 조사에서 벗어나 정책 및 공약 여론에 중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 보도 꼼수 부리지 말고 정확하게 하고, 정확하게 관련정보 제시해야

무엇보다 아무리 면밀한 여론조사가 수행되더라도 그 결과를 정확하게 분석한 보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꿈보다 해몽’은 여론조사에서는 절대 적용되어서는 안 될 말이다. 언론사들은 여론조사 결과 중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유리한 결과만을 부각시키는 등의 얕은꾀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특히 공직선거법 제108조 ‘여론조사의 결과공표금지등’에 의하면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편향되도록 하는 어휘나 문장을 사용하여 질문하는 행위 △피조사자에게 응답을 강요하거나 조사자의 의도에 따라 응답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질문하거나, 피조사자의 의사를 왜곡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고현철)는 제17대 대통령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및 그 결과의 공표·보도와 관련하여 “신뢰성 확보를 위해 여론조사에 사용된 어휘나 문장에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호 · 비방이나 특정인의 당선 · 낙선을 유도하는 표현을 포함해서는 안된다”라는 기준안을 밝힌 바 있다. 언론사가 자신들의 정치적 ‘의도’에 좌우되지 않고 선관위의 기준 조항을 철저히 지켜 더욱 엄밀하고 공정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바란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여론조사업체·언론사·선관위·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여론조사 방법론과 여론조사 보도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2008년 총선을 대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개선방안과 가이드라인을 점검하기 바란다.

이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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