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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력 범죄 전자팔찌  법무부의 무책임
기사등록 일시 : 2006-12-20 17:19:03   프린터




기본권 침해, 전자감시 확대 가져올 전시행정

성폭력 범죄에 대한 관대한 처벌, 교화 없는 교정정책부터 개선해야

법무부는 지난 5일, 한나라당이 발의한 바 있는 특정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안(이하 전자팔찌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참여연대는 20일 한나라당의 법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이중처벌의 위헌성과 과도한 기본권침해 가능성 및 적용대상에 대한 법적 명확성의 부재를 지적하고, 성폭력범죄의 근절이라는 목적에 걸맞는 실효성과 전자감시제도의 확장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하며 법안의 폐기를 요구했다.

또한 엄격한 양형기준의 적용을 통해 성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과 단순한 격리가 아닌 적극적인 형사정책 집행을 통한 범죄자의 재사회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법무부의 수정안은 한나라당의 법안보다 더욱 퇴행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법무부 본래의 책임과 역할을 스스로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법무부의 수정안은 성폭력 범죄의 징역형 종료 이후, 가석방ㆍ치료감호가종료 단계, 집행유예 단계에서 각각 전자팔찌의 부착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하여, 기존의 법안보다 전자팔찌를 부착하도록 하는 경우를 크게 확대했으며, 대상범죄 등의 대략적인 내용들은 기존법안과 대동소이하다.

참여연대는 기존의 전자팔찌법안에 대해 지적했던 바와 같이, 이중처벌과 기본권침해의 위헌성, 성폭력근절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수단의 적절성과 실효성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법무부 안은 무엇보다 본연의 임무와 역할에 실패 하고 있음을 자인하고 있으며,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없다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다.

현재, 성폭력 범죄의 발생과 재발에 있어 가장 큰 원인은 법원의 관대한 법집행과 수형자에 대한 교정정책의 실종이다. 많은 성범죄 재범의 경우는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교도소에 수감되어야 하는 범죄자가 법원의 관대한 집행유예 판결로 자유롭게 풀려난 상태에서 일어났다.

따라서 법에 정해진 대로 엄격한 양형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성범죄자에게 파렴치한 범행에 대한 사회적 제재와 대가가 강력함을 각인시키고, 수감된 범죄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교육과 치료 등 적극적인 교정정책을 통해 재범의 소지를 방지하는 것이 법무 당국이 취해야 할 우선적 조치이다.

이 같은 근본 대책은 외면한 채 성범죄자에 대한 전자팔찌 제도를 도입하면 성범죄가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은, 그 부작용은 외면하는 매우 근시안적인 전시행정의 발상이란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석방자에 대한 전자팔찌부착 문제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건강의 악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가석방은 형사정책의 성공사례로, 더 이상 사회와 격리되지 않아도 범죄의 우려가 없는 모범수에게 부여되는 특별한 혜택이다.

그런데 이런 가석방자에게 재범의 우려를 이유로 전자팔찌를 채우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전자팔찌를 채워야 안심이 될만큼 재범의 우려가 높다면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당연하다. 결국 법무부의 이 같은 발상은 현행 가석방자 선정 등에 있어 주먹구구식의 행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고백인 동시에 재범의 우려등과 관계없이 모든 성범죄자에게 전자팔찌를 채우겠다는 도식적 발상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제도의 실질적인 효과와 적절성에 대한 깊은 검토 없이 국민들에게 관심을 끌고자 하는 전시적인 행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법무부는 엄격한 법 집행과 범죄자에 대한 교화가 자신의 본래 역할임을 깨닫고, 성범죄에 대한 관대한 법집행의 문제부터 개선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성범죄자들이 일정기간 격리되었다가 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교정정책을 펼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불안한 국민을 무책임한 전시행정으로 호도하지 말고, 성실한 역할 수행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정승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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