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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제재로 북 핵폐기 실패
기사등록 일시 : 2006-10-12 18:51:30   프린터




대북제재로 북 핵폐기 실패한 부시 대북정책 답습하자는 것인가

무력충돌 야기할 PSI 참가는 절대로 안돼, 북 핵실험은 북미갈등의 산물, 대북 화해협력정책에 책임 전가 온당치 못했다.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제재 논의가 한창이다. 정부는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금융제재가 포함되면 이에 동참할 것이며, 북한을 겨냥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한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다.

나아가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정책이 북한의 무모한 핵실험이 가능하게 했다며 이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위기와 적대의 상승곡선이 가져올 파국을 가늠하는 냉정함은 뒷전이고 해결이 아닌 대결과 긴장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절체절명의 과제는 지금의 핵위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북한의 핵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이뤄내는 것이다. 물론 체제유지와 국가운명을 핵무기에 거는 북한의 무모한 태도는 그 자체로 깊은 분노를 낳기에 충분한 것이다.

핵실험으로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이 더욱 심화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생존권은 더욱 위협받게 되었고 북한이 그토록 강조했던 ‘우리민족끼리 정신도 스스로 훼손시켰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와 국회가 중지를 모아야 하는 것은 섣불리 감정적인 제재방안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위기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지금까지의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 실패를 평가하고 북한의 핵폐기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유효한 방안을 찾는 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가 대북 화해협력정책 재검토와 대북 금융제재와 PSI 참여 등의 입장을 밝힌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는 강압적인 대북정책을 고수해 온 부시 행정부의 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핵폐기를 유도하기보다는 북한의 핵무장이라는 치명적인 정책실패를 낳았을 뿐이다. 이는 부시 행정부의 핵확산 방지 정책의 실패이자 대북 적대정책의 실패를 의미한다.

미국 내부에서도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마당에 실패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답습하자는 것이 과연 북한의 핵폐기와 한반도 긴장완화에도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그럼에도 일각에서 북한 핵무장의 원인이 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무비판으로 일관하면서 맹목적으로 대북 포용정책을 문제 삼는 태도는 문제해결과는 무관한 정치적 공세로밖에 볼 수 없다.

정부가 PSI에 확대 참여하겠다는 것은 북한과의 무력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선박을 해상에서 검문, 나포하는 것은 그 자체로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무력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미 북한은 이러한 행위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무력충돌 가능성은 더욱 높다. 남북관계 역시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북미 간의 갈등이 낳은 지금의 위기가 한반도 주변에 군사적 대결과 대치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데 주력해야 한다. 그런데도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조치에 참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PSI에 대한 참여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금강산 관광사업 및 개성공단 사업 역시 절대로 중단해서는 안된다. 한반도가 직면한 위기를 대처하는데 있어 남북간의 대화와 교류의 끈을 유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6.15선언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이 사업의 중단은 6.15선언의 폐기로 인식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과거 남북간의 갈등과 경색 국면에서도 남북교류협력을 일관되게 지속한 것이 남북긴장완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또한 북한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위해 군사시설을 후방배치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공단과 관광시설 대신 북한의 군대가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명백한 역사의 후퇴이다. 더욱이 경협은 관련기업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길 문제이지 정부가 나서서 중단을 요구하고 말 문제가 아니다. 더불어 수해지원 등 인도적 지원은 현재 직면한 정치군사적 난관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인도적 위기를 고려해서라도 중단 없이 지원되어야 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대북포용과 화해협력 정책을 철회하거나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대북포용 정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소치이다.

화해협력 정책은 냉전 대결의 반세기를 뛰어 넘어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과정에서 직면할 복잡다단한 난관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기본 노선이자 생존 전략이다. 게다가 북한의 핵실험은 극단적인 북미 갈등의 산물이며 미국의 적대적 무시 정책에 대한 반발이지 화해협력정책 때문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국면의 변화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여 정책적 일관성을 잃어버린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의 일관성 부재가 북에 대한 지렛대를 잃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노무현 정부는 새로운 동북아 안보체제에 대한 구상 없이 한미동맹과 군비증강에만 경도된 외교안보정책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불균형을 심화시키는데 일조해 왔고 결과적으로 북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점에서 노무현 정부가 진정한 의미의 ‘대북포용’정책을 펼쳐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참여연대가 일관되게 강조해 왔듯이 북한의 핵무장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동시에 모든 형태의 핵무기 역시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이 점에서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핵 불균형의 문제, 특히 최대 핵무장 국가인 미국에 대한 전 세계인의 경고와 항의도 북의 핵문제와 함께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다시 강조하건대, 위기해결은 흥분을 통해서가 아니라 차분한 평화 원칙에 의거해야 한다. 정부는 핵위기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들을 모색해야 한다.

그 시작은 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하는지 그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이에 걸맞은 해결방안을 찾는 일이다. PSI 참가와 대북 금융제재, 남북교류협력 중단과 같은 대북제재는 결코 그 해법이 될 수 없다.
최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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