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거슈윈의 감미로운 멜로디에 춤을 붙인 ‘크레이지 포 유’는 첫 토니상 작품이라 가장 소중합니다. 제가 브로드웨이에서 살아남는 데 큰 힘이 됐지요.” ‘크레이지 포 유’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뉴요커 바비(남경주)와 네바다 시골 마을에서 극장을 지키며 살아가는 독신 여성 폴리(배해선)의 이야기.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바비는 극장을 차압하러 갔다가 폴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스트로먼은 “황폐해지는 마을을 살려내는 건 바로 극장”이라며 “극장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내 인생관과도 잘 통하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했다.
미국 뮤지컬의 춤은 이 작품에서 다시 시작됐다는 말이 있다. 로프를 붙잡고 선 여성 뒤에서 남성이 그 줄을 퉁기거나, 곡괭이에 무희들을 태우고 진자처럼 흔드는 등 소품을 이용한 독창적인 춤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냄비뚜껑, 함석지붕, 은쟁반 등의 소품들은 재즈댄스, 왈츠, 탭, 발레 등과 만나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풍경을 빚어낸다. 그는 “소품은 인물의 캐릭터를 더 선명하게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크레이지 포 유’는 흥겨운 ‘아이 갓 리듬(I got rhythm)’, 가슴 뭉클한 ‘섬원 투 워치 오버 미(Someone to watch over me)’ 등 음악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다. 다섯 살 때부터 발레와 재즈를 배운 그는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후 코러스 댄서로 무대에 처음 섰지만 연기보다는 안무에 마음이 끌렸다고 말한다. 안무와 연출을 겸하는 그는 뮤지컬에서 안무와 음악, 이야기의 비중을 어떻게 두고 있을까. “안무는 음악이나 이야기만큼의 힘을 지녔습니다. 음악이 뮤지컬의 이야기를 전개시키듯이, 안무가 이야기를 끌고 갈 날도 올것 입니다.” 공연문의 (02)552-5091
수전 스트로먼(Susan Stroman).
92년 뮤지컬 ‘크레이지 포 유(Crazy for you)’부터 ‘콘택트’(2000) ‘프로듀서스’(2001) 등에 이르기까지 10년간 그는 미국 공연계 최고의 시상인 토니상을 5개나 가져갔다. 안무가로 브로드웨이 역사상 스트로먼이 처음 세운 기록이다. 15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크레이지 포 유’(연출 커비 워드)에서 그의 안무 솜씨를 볼 수 있다.
‘크레이지…’ 한국공연 안무가 수전 스트로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