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경선 부정 파문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통합진보당이 공동대표단과 비례대표 당선자 모두에게 사퇴를 권고하는 수습책을 내놨습니다.
당권파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을 해서 갈등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혹시 다른 매체 텔레비전으로 보도를 보고 계신 분이라면 상황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당권파 측의 김재연 당선자가 자기들의 입장을 발표하는 모습이 계속 보여 지고 있는데요. 가장 크게 우려하는 대목은 과거 민주노동당이 분당을 겪었던 상처가 재연 되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고요. 진보 정당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보통 젊은 사람들이죠. 진보 정당은 뭔가 다르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걸어왔는데 경제계나 문화계, 사회 각 부분에 대해서 다른 부분이 발전한 것에 비해서 정치 부분의 낙후가 상당히 심각한데, 그래도 진보 세력은 다른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해결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오히려 구태가 더 있지 않나, 이런 부분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공동대변인을 맡고 있는 노회찬 대변인 나와 계시지요? 안녕하세요?
☎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 (이하 노회찬)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 그러고 보니 안녕하시지 못한 상황이네요. 제가 조금 전에도 더듬더듬 말씀을 드렸는데 진보정당은 뭐가 좀 다르겠지 하는 기대감을 많이 어그러뜨린 분위깁니다. 우선 심경이 어떠신지요?
노회찬 : 진보정당을 지지하고, 또 지지하지 않더라도 한국 정치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들에게는 대단히 부끄럽고 죄송한 심정입니다. 낯을 들고 말을 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앵커 : 말씀하시기 힘들어 하시는 게 음성에서도 느껴집니다만, 청취자 분들을 위해서 정확한 얘기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례대표 경선이 부정이었다는 발표 이후에 주요 포스트에 계신 분들, 당대표 분들이 의견 표명을 했는데, 이상하게 느껴지는 게, 노회찬 대변인께서는 그동안 사회적 현안에 대해서는 용기 있게 발언을 했단 말이죠. 그런데 이번과 관련해서 어떤 언급도 없으셔서요. 어떤 이유이셨습니까?
노회찬 : 유구무언이라는 말이 있죠.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저희들도 드러난 현상에 대해서 당혹스럽고 누구 탓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이 문제는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앵커 : 누구 탓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그 누구가 외부 탓이 아니라고 이해가 되는 데요. 내부의 문제네요?
노회찬 : 그렇죠. 당에서 벌어진 문제고 당이 책임져야 하는 문제죠. 그 안에서 누가 책임이 크니 적으니 다툴 문제가 아니라 잘못을 빨리 시인하고, 그것을 고쳐내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스스로 감수하는 자세가 필요한 거죠.
앵커 : 잘못이 과연 있었느냐 부터 관점이 달라 보이는데요. 지금 얘기하신 당 내부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통합된 세력이 민주 노동당 계열이 있고, 참여당, 진보신당에서 오신 분들이 합쳐졌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계열은 당권파와 비 당권파로 분류가 되었고, 그리고 노회찬 대변인은 전형적으로 비당권파로 분류된 상황이죠?
노회찬 : 세간에서는 그렇게 구분하고 있는 건데, 이 문제가 파벌에 따라서 입장이 달라진다는 법은 없는 거죠.
앵커 : 그렇다면 당내 이 갈등의 주요 이유가 뭘까요?
노회찬 :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당내에 있는 건데, 그것이 무슨 파에 의해서 구분되는 것이라고는 말씀할 수는 없다는 그런 뜻입니다.
앵커 : 진보 정당은 좀 다른 모습이었으면 하는데 어쨌든 계파가 분명히 존재하고요. 그에 따른 갈등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데,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십니까?
노회찬 : 그게 문제의 핵심이 아닌 것이고, 이번 비례대표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문제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데에 인식의 차이가 당원들 간에 있는 것이고, 다수의 당원들은 이것은 큰 문제고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우리 스스로 쇄신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일부 있는 것이고 그런 것이 이번 운영위원회의 파열음으로 나타난 것이고, 그러나 중앙위원회가 있는데, 거기서도 이런 문제가 수습이 될 지 안 될지는 당내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문제라고 보는 것입니다.
앵커 : 잘 아시겠지만 진보계열에 있는 분들은 한분 한분이 스피컵니다. 의견 표명도 많고 해서 소상한 사정이 언론을 통해서 밖에 나오고 있는데요. 이정희 대표는 진상조사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일괄 사퇴하라는 운영위 발표를 거부한다는 건데 여기에 대해서 노회찬 대변인께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노회찬 : 저도 그렇고, 다수의 운영위원들은 그런 인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진상조사결과 내용 중의 일부가 사실과 다른 부분들도 있을 수 있고, 부족하거나 부실한 지적을 받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그런 부분들, 선관위에 드러난 문제들만 가지고도 이번 선거에 크게 우리가 국민들 앞에 고개 숙이고 사죄해야 하고 뿐만 아니라 선거의 결과 나타난 문제까지도 스스로 후보 조정 등을 통해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사죄 방법에 대한 문젠데요. 운영위가 권고한 바는 공동대표 네 분의 사퇴, 그리고 비례 대표 당선자들의 특히 경선 분의 전원 사퇴로 돼 있는데 노 대변인께서는 이 권고안을 받아들이시는 겁니까? 아, 받아들이는 입장이시군요. 그렇다면 이정희 대표가 그 권고안을 전면 거부한다는 것은 상당히 사람들을 놀라게 한 발언인데, 혹시 이런 입장을 예견을 하고 계셨습니까?
노회찬 : 그런 예견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날 회의 모두 발언을 듣기 전까지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현재 통합진보당 비례 대표 경선과 관련해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다들 참담해하고, 당혹해하고,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대책을 고심했기 때문에 약간의 인식의 차이가 있어도 그렇게까지 차이가 있을 줄은 사실 몰랐던 것인데 그날 회의를 통해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봅니다.
앵커 : 인식의 차이가 대단히 크다고 다들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김승교 통합진보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김승교 위원장의 주장을 제가 몇 가지만 올리면요. 부정, 부실선거라고 하는데 그 부정을 저지른 측은 비 당권파다, 그리고 부정을 저질렀다면 누가 부정을 저질렀는지 주체가 명시돼있어야 하는데 주체가 없다, 그 이유는 진상조사위 측에서 스스로가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주체를 명기하기 어려웠던 것이 아니냐 등등 그런 의미의 발언을 하셨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회찬 : 그것은 사실과도 다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생각되고요. 진상조사 결과를 보면 부정은 당에서 벌어진 일로 시인하는 것이지 어느 파가 저질렀다, 진상조사결과에는 당권파가 부정을 저질렀기 때문에 당권파 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나와 있는 게 아닙니다. 당에서 벌어진 일이고 당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후보자 개인이 부정에 가담했든 안 했든은 나중에 가려질 문제이나, 당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만 가지고도 후보자들은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이 돼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누가 저질렀기 때문에 누가 책임져야 한다는 시각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 당 누구도 이 벌어진 사태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고 자기 역할에 따라 책임지는 방식은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모두가 다 책임져야 하는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 말씀의 취지는 알겠습니다만, 부정은 비 당권파가 저질렀는데 책임은 당권파가 지라는 말은 수용할 수 없다는 식인데, 노대변인께서는 당 전체 차원에서 말씀을 하시는데, 내부 파벌이나 세력 간의 입장 차이로 보려는 시각이 더 많습니다. 또 그것이 현실적인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말이죠. 어쨌든 비례대표 부정 문제는 외부 인사가 포함된 진상조정위원회를 구성해서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겁니까?
노회찬 : 지금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저희들 판단은, 운영위원회의 결정은 드러난 것만으로도 책임져야 하고 그래서 지도부 사퇴까지 잇달아야 한다고 보는 것이고. 그러나 조사가 다 끝났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 덜 파헤친 부분까지의 추가 조사는 앞으로 필요하다, 여기까지가 저희들이 내린 판단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추가조사하기 위해서 어떤 기구를 누가 어떻게 구성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고요.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노대변인께서 거듭 말씀하시는 것인 진상조사위의 부실 내용이 아주 일부라도 있더라도 사죄해야 하고, 사퇴해야 한다. 이 입장이신 거죠? 이 말씀은 당권파 이정희 대표와는 상당히 대립되는 말씀인데 이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또다시 분당으로 가게 되는 건 아니냐고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분당 사태를 기억하는 분들이 워낙 많은데 혹시 또 그런 사태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말이죠?
노회찬 : 많은 국민들은 이번 통합 진보당에서 발생하는 이런 일들이 도려낼 것은 도려내고 고칠 것은 고쳐서 통합 진보당이 다시 일어서서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은 파국인 거죠. 현재로는 파국이 기정사실화 돼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내부에서 잘 해결해서 국민들에게 이제까지 끼쳐드린 심려를 제대로 된 역할로 보답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이번에 다시 예정된 중앙 위원회가 이 문제를 잘 매듭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그런데 해결돼야 할 문제 여러 가지 중 가장 긴급하게 걸려있는 문제는 비례 대표 당선자 문제 아니겠습니까. 중앙위원회 권고 사항은 지금 경선으로 올라서 비례 대표 당선이 확정된 6분을 포함해서 14분이 모두 사퇴하고 영입 케이스만 5분을 당선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사실인데, 이 부분은 시간을 미루고 차근차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말이죠.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십니까?
노회찬 : 저는 이 비례대표 사퇴 부분은 운영위원회의 토론과 결정과정에서도 나와 있다시피 비례대표들이 선거부정의 주범이기 때문에 사퇴해야 한다기 보다는 선거에서 신뢰를 받을 만큼 투명성을 가지고 공정하게 진행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후보들은 억울하겠지만, 경기 자체가 실격처리된 것으로 봐야 되기 때문에 그 경기에서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은 의미가 없다는 뜻에서 사퇴할 것을 저희들이 권고한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서운하거나 억울한 분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선거 부정의 책임을 후보들에게 묻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이라는 것인데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위기도 일부 보입니다만,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국회 개원 전까지 이 문제가 처리되기 위해서 끈기 있는 노력을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앵커 : 그렇다면 끝까지 비례대표 사퇴를 하지 않는다면 해법이 뭐가 있을까요?
노회찬 : 저는 당을 사랑하고, 국민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면 이번에 내려진 결정, 중앙위원회에서도 같은 결정이 내려지겠습니다만, 받아들일 것으로 아직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 너무 질문이 앞서나가는 것 같지만, 당선 비례대표들의 출당 조치가 있을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는 분당이 있을 수 있고, 여러 우려 섞인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상황이어서요. 제가 심경이 조금 괴로우실 텐데 이렇게 물어보는 이유가 그겁니다. 진행 과정에서 노 대변인 님의 발언이 사태진전에 영향을 미치실 것 같아서 좀 구체적인 얘기를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노회찬 : 저는 분당을 예정하고 일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그러면서도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저희들이 흔쾌히 수용하고 그에 따른 아픔이나 희생의 대가가 있더라도 그 대가를 충분히 치러야 된다는 입장이고요. 지금 분당을 막기 위해 대충 봉합하자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해결하자는 것이 우리가 가야될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땅한 거죠.
앵커 : 진보정당을 색깔론으로 해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 시선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또 다르게는 진보정당이 갖고 있는 미래가능성에 희망을 품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초로 13분의 당선자를 냈습니다. 이렇게 터진 사태에 잘 갈등을 봉합하고 해결하는 방법론이라고 할까요? 큰 틀에서 어떻게 해결해나가면 좋겠다는 의견을 갖고 계신지요?
노회찬 :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지 말고, 사람들의 마음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보라는 그런 옛말이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에게 진보정당이 어떻게 비춰지고 있고, 국민들이 진보정당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를 받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감수할 희생이 있다면 충분히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점에서 통합 진보당이 지금 비례대표 선거와 관련해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당 만들어진 이후 최대의 위기이지만 이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게 될 경우에는 제 3당의 지위에 걸맞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 어떤 점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제 마련된 운영위원회의 결정은 중앙위원회에서 한 번 더 논의가 되겠지만, 우리가 해야 될 최소한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을 당권파든 비 당권파든 가릴 것 없이 앞으로 진보정당이 국민들에게 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면 흔쾌히 수용해야 한다고 보고요. 이런 것을 잘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화나 여러 가지 노력들이 긴밀하게 며칠 사이라도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 대중정당을 지향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적 인기도 얻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정당 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로 이해를 했거든요. 한 정당 내에 의견이 다르고 극명하게 의견이 갈렸을 때, 한 측이 수용하고 다음 단계로 나가고 그랬어야 됐는데 극단적인 대립 상황, 서로 양보하지 않는 모습으로만 비춰져 있습니다. 상당히 안타까운 모습인데, 오늘 많은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국민들께 통합 진보당의 행보를 우려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끝으로 남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회찬 : 여러 가지로 죄송스럽고 얼굴을 들기 힘들 정도고, 할 말도 사실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정당을 하는 사람들이고 단순히 체면 관리를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보정당에게 맡겨진 230만 명의 지지를 받았다면 그분들이 요구하는 것은 당이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고 쇄신하라는 것이고 그 뜻을 저희들이 지상 명령으로 받아들여서 제대로 노력을 해보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앵커 :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통합진보당 노회찬 공동대변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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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