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어제 tv 토론회도 했고요. 8명의 후보 가운데 본 경선에 진출할 다섯 분을 압축하기 위한 과정인 건데, 대선 예비후보 가운데 한 분입니다. 정세균 의원을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정 의원님?
☎ 정세균 민주당 의원 (이하 정세균) : 네, 안녕하세요, 정세균입니다.
앵커 : 어제 첫 번째 TV토론회가 있었는데요. 소감이 어떻습니까?
정세균 : 변별력을 갖기 어려운 토론이었던 것 같아요. 토론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집단 인터뷰 같은 인상을 받았어요.
앵커 : 문재인 때리기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어떠셨어요?
정세균 : 때릴 만한 그런 프로그램이 잘 마련이 안 됐던데요?
앵커 : 또 워낙 인원이 많다보면 그런 상황이 벌어지죠.
정세균 : 그렇죠.
앵커 : 어제 토론회도 경선룰이 확정되면서 생겨난 것 아니겠습니까, 경선룰이 아직 확정이 안 된 것 같은데, 정세균 후보께서도 1인 2표제 주장하고 있는 거죠. 예비경선에서 당원참여 비율을 높이자는 취진 거죠?
정세균 : 전체적으로 당원들 참여가 있어야 된다고 보는 건데, 이미 경선룰은 확정이 됐기 때문에 사실 별 의미가 없어요. 그렇다고 경선룰 가지고 이러니저러니 하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 미래를 위해서 얘기하면 이번에 3단계가 아니겠습니까, 컷오프와 본경선과 결선, 그런데 컷오프에만 당원들이 참여하고 본 경선이나 결선에는 참여하지 않아요. 그럼으로 해서 당원의 참여는 미미하죠. 당의 후보를 뽑는데 당원의 권리나 참여가 없으면 누가 정당 활동을 하겠습니까. 민주정치라는 게 정당정치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정당 정치를 후퇴시키는 것이고, 정당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다. 저는 오랫동안 당을 운영해 보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경선룰은 정당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판단입니다.
앵커 : 그런데 3단계 중에 결선 투표가 지금 어떻게 확정이 된 거죠?
정세균 : 원래 본선에서 1,2위를 한 두 사람을 놓고 본선에 참여했던 사람들 집단으로 해서 다시 한 번 투표를 하는 것이죠.
앵커 : 그런데 추미애 대선경선준비기획단장은 이렇게 세 차례의 단계를 거치다보면 피로도가 높아져서 오히려 선거의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냐, 즉 흥행 성공,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데 이렇게 단계가 많은 것이 옳은 것이냐는 지적도 많은데요?
정세균 : 그것은 운용하기 나름이죠. 오히려 단계가 많은 것이 역동성을 키울 수도 있죠. 운용하기에 따라서는, 그것을 단조롭게 잘못 운용하면 역동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역동성을 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지난번 전당대회 때 원내대표와 당대표가 연대하면서 역동성은 많이 상처를 받았고 만약에 그때 얘기했던 대로 그 연장성 상에서 각본대로 후보 경선이 진행된다고 하면 그야말로 역동성을 기대하기가 어렵죠. 후보들로서는 역동성을 떨어뜨리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앵커 : 그렇겠죠. 그러니까 결선 투표제가 최종 두 분이 결선을 벌이는 건데, 지금 추세대로 보자면 정세균. 손학규. 김두관 세 후보가 2.3.4위를 하게 될 확률이 높으니까 한분으로 이분의 표를 합쳐서 1위자 예상되는 분과 한번 붙어보자는 입장 아닐까요?
정세균 : 하하. 밖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지금 1위, 2위, 3위, 4위 현재 상황이 그대로 간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고요. 얼마든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특별히 아주 많은 지지를 일방적으로 받고 있는 후보가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변화의 가능성이 있어서 2,3,4위가 1위를 함께 공격하는 그런 상황과는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앵커 : 아까 잠깐 말씀을 드렸지만, 현재 1위 후보, 문재인 후보가 지금은 가장 강력한 존재 아니겠습니까, 본인도 지금은 내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말씀을 직접 하시기도 했는데, 정세균 후보께서는 문재인 대세론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세균 : 대세론에는 항상 함정이 있지요. 그 함정을 피해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늘 그 함정에 빠졌어요. 대표적인 경우가 이회창 후보와 이인제 후보의 경우겠죠. 대세라고 생각하는 순간 본능적으로 정체가 이루어지고, 그렇게 되면 국민은 오만하게 느끼고 마음이 바뀝니다. 아직 많은 경험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은데 저는 대세론을 얘기하기보다는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앵커 : 문재인 후보를 할 때는 항상 참여정부가 실패한 정부 아니겠느냐, 그 문제를 같이 안고 가야 된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후보가 떳떳할 수 있느냐의 얘긴데, 당장 정세균 후보만 해도 당시 장관을 역임하시면서 공동책임을 져야하는 입장이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입장은 아니지 않습니까?
정세균 : 그렇죠. 그러나 책임에는 경중이 있는 것이죠. 당연히 공동책임을 집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거에 참여정부의 부족한 부분은 그 당시에 정치하던 사람들은 책임을 졌죠. 국민들의 호된 심판을 받았지 않았습니까. 그 심판을 받지 않은 사람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또 그때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서 책임의 경중은 분명히 있는 것이죠.
앵커 : 심판을 받는 방법이 선거에 나가서 낙선하는 것도 심판이겠지만, 사실상의 은퇴, 활동을 접는 것도 심판에 응하는 태도가 아닐까요?
정세균 :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아니면 정치적으로 무언가를 도모할 때 그때에 비로소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심판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죠.
앵커 : 입장을 알겠습니다. 정세균 후보께서는 대선 경선 후보 등록 후 첫 일정으로 교육 민주화 정책을 밝히셨는데, 그 취지를 알려주시고요. 그 속에 사교육 금지법이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요?
정세균 : 사교육 때문에 학생이나 학생 가족의 행복이 희생되지 않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지금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 부채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거든요. 그런데 중산층, 특히 30대 40대의 경우에는 부채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사교육입니다. 이 사교육이 너무 비대해져 있어요. 통계로 보면 사교육비가 21조였다고 하는데 그런데 실제로는 그 두 배 이상이 될 거라고 얘기하거든요. 그래서 그냥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정책만 가지고는 비대화된 사교육을 제어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사교육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고 사회적인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저는 보기 때문에 제가 대통령에 출마하면서 중요한 정책으로 내놓은 것이 빚 없는 사회와 사교육 없는 세상이라고 말 할 정도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두어야한다고 하는 판단이죠.
앵커 : 사교육 금지법, 아마 선행학습 금지에 관련된 내용이 아닐까 싶은데요?
정세균 : 그렇습니다. 학원이나 과외를 통한 선행학습을 금지하고요. 기존의 보습이나 예능 분야 등의 입시 사교육은 공교육 체계를 끌어들여야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교육 금지법을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 5공 때 과외 금지법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게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낳은 바도 있는데, 지금 얘기하시는 정책 취지는 찬동하실 텐데, 방법론에 있어서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세균 : 그게 쉬우면 진작 이루어졌겠죠. 그래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의 강력한 의지와 국민적인 공감대,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하는 겁니다.
앵커 : 안철수 교수 얘기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어제 저녁엔 힐링캠프 나오고. 혹시 어제 방송을 보셨는지요?
정세균 : 못 봤습니다.
앵커 : 안 교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하는 건데요. 사실상의 대선 출마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안 교수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정세균 : 아직은 본인이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으니까 예단하기는 어렵고요. 저는 민주당이 가는 길이나 안철수 교수가 가는 길이 다르지 않다고 봐요. 모두 함께 정권교체를 향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권교체라고 하는 과제를 잘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은 민주당의 책임을 다 하고, 안철수 교수는 안철수 교수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정권교체는 이루어진다, 그래서 과도하게 안철수 교수 얘기만 하는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불만이죠. 아무래도 민주당은 민주당 중심의 정권교체르 바라지 않겠습니까, 저도 민주당 당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인터뷰만 하면 안 교수 얘기가 나오는, 답답한 노릇인데, 그러나 안 교수가 국민적인 관심을 갖고 있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봐요. 아무튼 우리로서는 경선의 역동성을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좋은 후보가 만들어져서 민주당 후보가 나서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 1순위고 그게 안 되면 차선으로 다른 방법까지 생각해봐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여덟 분의 민주당 대선 결선 출마자마다 약간씩 분위기가 다릅니다. 안교수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가자는 것에 적극적인 분과, 그분은 그분이고 민주당은 민주당이라고 독자적으로 선을 긋는 입장도 있고 말이죠. 그와 관련해서 정세균 후보의 입장은 어떤 것이냐 하는 것이죠?
정세균 : 저는 극복의 대상이자 연대의 대상이라고 봐요. 이중성이 있다고 봅니다. 안철수 교수를 극복하는 것이 최선이고, 그러나 그 극복이 목적이 아니고 정권교체가 가장 높은 가치이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연대를 하는 게 옳다고 보죠. 그러나 극복이 선순위입니다, 당연히.
앵커 : 당장 걸리는 문제가 여덟 분 가운데 한 분을 후보로 뽑고, 안 교수랑 또다시 단일화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을 수용할 수 있냐는 것이죠?
정세균 : 그것은 지금 판단할 일이 아니죠. 왜냐하면 앞으로 두 달 정도의 경선 레이스가 있지 않습니까, 그 레이스를 통해서 민주당이 역동성을 보여주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서 우리 민주당 후보가 안철수 교수보다 훨씬 키가 크고 국민적인 지지가 있는 후보가 탄생하면 그러면 문제될 게 없지 않습니까, 그럴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거든요. 그러나 그런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국민들께서는, 특히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께서는 힘을 합치라고 압력을 넣으시지 않겠어요. 그러면 그런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기 쉽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그때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지 지금 그 문제를 가지고 자꾸 민주당에서 얘기하는 것은 사실 바람직하지 않죠. 현재로서 민주당은 어떻게 역동적이고 투명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바람직한 경선 레이스를 펼치느냐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서 그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민주당원의 현재로서 책무라고 생각해요.
앵커 : 박지원 원내대표 문제인데요. 1차, 2차 검찰 소환에 다 불응하셨는데, 박지원 원내대표와 검찰 간의 공방관계, 정세균 의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세균 : 저는 이 얘기를 먼저 하고 싶어요. 이석현 의원이 우리 당에 있습니다. 이석현 의원이 검찰 대응 문제나 현 정권에 대해서 비판적인 얘기를 많이 했죠. 그런데 얼마 전에 이석현 의원의 숙소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무슨 범죄 혐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명분은 이석현 의원의 보좌관의 집을 압수수색할 수 있는 명분으로 했는데 이것을 보면 과연 현재 검찰이 공명정대한가, 저는 정치검찰이라고 비판을 받아도 전혀 항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거든요.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우에 박지원 대표는 본인이 결백하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이분이 제 1야당인 민주당의 원내대표죠. 그런데 이석현 의원 사례를 보면, 저는 검찰의 얘기보다 박지원 대표의 말을 더 믿고 싶어요. 그리고 박지원 대표의 말을 믿습니다. 만약에 이분이 결백하다면 이 결백이 증명되는 것은 한참 뒤일 것 아니겠습니까, 과거에 그런 사례가 얼마든지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검찰의 이런 행태에 대해 신뢰를 할 수 없고 그래서 쉽게 응해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 시기적인 문제도 관여가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5.16 발언과 관련해서 논란이 있다가 그러다가 최근에는 남경필 의원은 그런 과거 논란 해봐야 대선의 핵심적인 쟁점이 될 수 없다, 이제는 앞을 보고 얘기해야 된다는 입장이던데, 정세균 후보는 박근혜 의원 측과 관련된, 과거 유신이나 이런 것들을 현재 도마에 올려놓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결선과정에서 충분히 걸러졌기 때문에 그것가지고 또 싸우는 것은 별 소득이 없다고들 얘기를 하는데 말이죠.
정세균 : 박근혜 후보는 유력주자 아닙니까, 그러면 쟁점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이런 유력 후보의 역사의식이 어떠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유신이나 5.16이 우리 역사에 대단히 중요한 그리고 국민에게 많은 어려움을 끼친 그런 역사적인 사실인데, 박근혜 의원의 5.16에 대한 발언은 분명히 역사왜곡이에요.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이것은 역사왜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유력한 대선 후보가 이런 식의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슬픈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 정도의 그릇밖에 안 되는 분인가 하는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앵커 : 오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정세균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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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