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MBC 본부장의 대화내용은 사적인 영역의 프라이버시가 아니고 공공의 이익,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당연히 보도되어야 마땅한 사안 - 최기자의 보도행위는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은 정상적인 취재.
- 검찰, 무죄가능성까지 상정하면서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의 처사
- 법원이 상식에 근거한 판단을 하지 않을까,
- 지난해 대통령 선거가 바뀌었다면..검찰이 무리하게 최기자를 기소했을까. 의구심은 있어
- 검찰의 기소.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의 위축 우려돼
김갑수 앵커(이하 앵커) : 대선 직전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 계획을 보도했던 한겨레 신문 최성진 기자가 검찰에 기소가 됐습니다. 정확히는 불구속 기소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입니다. 최 기자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그리고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등이 비밀 회동한 내용, ‘장학회 소유의 MBC·부산일보 지분을 팔아 부산·경남 대학생 장학금으로 쓰자’ 등등 엄청나게 화제가 됐던 사건이죠? 이걸 보도한 바가 있습니다. 일련의 보도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관련이 되어 있어서 큰 파장을 나은 건데요. 정확히는 최 이사장이 기자로부터 걸려온 휴대전화를 받고서 잘 끄지 않아서 이게 계속 녹취가 되었다는 거죠. 최성진 기자가 1시간 가량의 회동 내용을 청취·녹음한 것으로 판단하고 기소결정을 내린 건데요. 녹음이 고의성은 없다고 판단해 구속기소가 아닌 불구속기소 정도로 낮췄다고 밝히기도 한건데 여기에 대해서 도대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거냐, 여기에 대해서 한국기자협회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한국기자협회 박종률 회장을 전화로 연결해서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한국기자협회 박종률 회장(이하 박종률)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예. 한국기자협회가 낸 성명서의 일부인데 “ 검찰은 언론자유를 피고석에 세웠다” 입장을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시죠.
박종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검찰이 무리하게 법을 적용한 잘못된 기소 처분입니다. 또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중대한 과오라고 비난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아까도 방금 사회자께서도 말씀하시던데 무엇보다도 최기자의 특종보도는 당시 엄청난 사회적 이슈가 됐습니다.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MBC 본부장의 대화내용은 그만큼 사적인 영역의 프라이버시가 아니고 공공의 이익,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당연히 보도되어야 마땅한 사안인 것입니다. 따라서 최기자의 보도행위는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은 정상적인 취재고요. 그만큼 위법성과 책임성 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때문에 검찰은 이번 사항을 기소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요, 적어도 광의의 법률해석을 통해서 기소유예처분을 내리는 것이 온당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소할 것으로 예상 못했었나요?
박종률:
그 문제는 최성진 기자의 말로 대신하고 싶은데요. 최기자는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저와는 직접 만나기도 했었고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검찰이 기소처분을 하기 하루 전에 최기자한테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검찰이 기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차분하고 당당하게 대처하겠다고 얘기했었는데요. 최기자는 그러면서도 자신은 그 정수장학회 비밀회동건과 같은 사안을 또 다시 접한다 해도 당연히 보도하겠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만큼 이번 보도가 공익적 목적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보도의 공익성 얘기를 하셨으니까 이미 답을 주신 셈이기는 합니다만 다시 한번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이 기소 혐의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거든요? 사적 대화를 알리지 않고 녹음해서 기사화 했다는 거..이 부분을 어떤 논거로 불가하다고 말씀하실 수 있는 겁니까?
박종률:
네. 통기법 3보, 16조 벌칙 조항에 해당하는 규정인데요. 그런데 최기자가 최필립 이사장, 또 이진숙 본부장의 대화내용을 우연히 듣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최이사장이 전화를 끊지 않아서 이뤄지게 된 것이기 때문에 굳이 따지자면 최이사장이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죠. 그런데 최이사장의 주장은 자신은 전화를 끊었다는 건데 하지만 전화는 끊기지 않은 상태였잖아요? 그래서 우연하게 최 기자가 들었던 건데 그만큼 형식적으로 볼 때도 최이사장과 이 본부장의 대화가 통기법이 규정하고 있는 공개되지 아니 한 타인간의 대화라고 간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검찰의 기소내용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지금 그 보도의 공익성을 인정할 수도 있다. 그런데 기자가 도청에 적극적으로 관여를 했다, 그 다음에 보도의 공익성이며 등등을 다 봤지만 그런 기자의 적극적 도청행위라든지 비밀조항을 위반했다든지 하는 걸로 행위를 처벌하지 않을 정당성이 없다, 문장이 좀 복잡합니다. 행위를 처벌하지 않을 정당성이 없다, 이게 검찰입장인데요.
박종률:
뭐 물론 검찰의 주장이죠. 그런데 설사 검찰의 주장대로 최기자의 행위가 통기법에 위반되는 행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또 법조계나 언론계, 학계에서의 지적은 그대로 위법성 조각과 책임성 조각 사유에 해당한다는 거죠. 최기자가 고의가 아니고 상대방의 실수로 중대한 대화내용을 듣고 보도한 거기 때문에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고의로 한 것이면 위법이라고 인정을 하시는 건가요? 기자가 어던 취재원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고의로 녹취를 했습니다. 전화통화 내용을 녹음을 했습니다, 그러면 검찰의 기소가 정당해지는 건가요?
박종률:
아니죠. 협의의 법률해석일 수 있습니다. 그건 분명히 위법성 조각과 취재의도와 방법과 이 부분은 또 다른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관련해서 최성진 기자가 이런 얘기를 했어요. 자기가 최 이사장과 이 본부장의 대화내용을 우연히 듣기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나눈 이야기가 또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은 한겨레 신문에서 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래서 자기는 공영방송 매각문제 같은 공익적,
앵커:
공익적 내용만 보도를 했다.
박종률: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유사 사례가 있습니다. 2005년에 삼성 X파일, 전국민에게 파일이 나왔죠. 그 당사자 이름 말하기는 좀 그런데 이걸 보도한 기자가 MBC 이상호 기자, 이번에 면직이 되어버린 분인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내용이 대법원까지 갔습니다. 혹시 이 사안 알고 계시죠?
박종률:
네.
앵커:
이게 문제가 긴데 이것과 연관지어서 설명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종률:
검찰이 이번에도 최기자를 기소하면서 말씀하신 것처럼 삼성 X파일 식으로 했는데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상호 기자 경우는 당시 불법 감청된 자료를 다른데서 받아서 보도한 것이고 이번에 최성진 기자 건은 본인이 직접 대화내용을 녹음한 거다, 이게 검찰의 주장이고 그만큼 불법의 상당성이 이상호 기자 건과는 다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건데 그래도 최기자의 경우는 의도성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불법수단을 사용한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또 당시 대법원에서 형법 20조, 정당행위 건 이 논란이 됐었는데 이상호 기자 경우도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1심에서는 무죄판결을 받았던 거예요. 그만큼 공익적 가치가 인정이 됐고요. 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당시 13명 대법관이 있었는데 5명의 대법관이 무죄취지의 발언을 낸 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공영방송사 지분 매각건은 공익적 가치가 사생활 비밀보다는 훨씬 크게 보도를 해야 된다는데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만약에 기소가 되고 처벌 과정으로 혹시 들어간다면 기자협회 어떻게 대응할 겁니까?
박종률:
이제 뭐 한겨례 신문사와 최성진 기자문제가 있겠지만 법원이 상식에 근거한 판단을 하지 않을까, 그 관련해서 지난 주에 검찰이 브리핑 할 때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담당 중앙지검 2차장인데 이번 최성진 기자 건은 법원에 가면 무죄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아니, 검찰이 기소를 하면서도 법원의 몫이라고 넘기는 거지만 상당히 황당한 발언이 아닐 수 없고요.
앵커:
기사화하는 쪽에서 법원가면 무죄입니다, 이런 발언을 했다고요?
박종률: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검사가 유죄를 확신하는 사건에서도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많았엇잖아요? 그런데 무죄가능성까지 상정하면서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의 처사가 아닐 수 없고, 검찰건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사법부의 판단, 법원이 제대로 판단을 내려줄 거라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혹시나 해서 질문을 드려보겠는데요. 검찰이 이걸 기소한 게 그냥 단지 법적인 문제, 법리적인 판단이 아니라 다른 의도가 혹시 잇는 건 아닙니까?
박종률:
네. 정수장학회 문제이니까요. 만일, 일각의 주장이고 의구심일 수 있습니다만 만약에 지난해 대통령 선거가 바뀌었다, 그러면 과연 검찰이 이번처럼 무리하게 최기자를 기소했을 것이냐, 이런 의구심은 있는 거기도 하고요, 또 앞서 똑같은 사안이지만 서울 중앙지검 공안 1부가 최필립 이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 같은 경우에 정수장학회 지분매각 논의와 관련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이 됐었는데 이 두분에 대해서 무혐의 처리를 했어요. 그런데 최성진 기자권은 묵비권을 행사했지만 결국 불기소를 했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예. 최성진 기자에 대해서 검찰이 기소한 문제, 이로 인해서 나타날 문제를 언론 기구, 한국기자협회 입장에서 봤을 때 이걸로 인한 문제, 뭐라고 보시는 지요. 여러 가지를 함축하고 있다고 보는데..
박종률:
가장 큰 우려라고 한다면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의 위축가능성이죠. 그 건은 단지 최성진 기자의 건에 국한 될 수는 없는 거기는 하지만 아마 기억하실 거예요. 현 정부 출범 초기에 미네르바 사건도 있었고요. KBS 정연주 사장 해임사건, PD 수첩 사건 많이 있었는데 모두가 언론의 취재자유를 위축시켰던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이른 바 공권력을 동원해서 언론에 대해 무리하고 강압적으로 수사한 사건이 아닐 수 없는데 제가 뭐 앞서 검찰의 최기자 기소건의 경우도 법원의 판결을 지켜봐야겠지만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인해서 자칫 우리 일선 기자들이 사전에 자기 검열을 강화하게 된다면 언론 본연의 취재활동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잇고 혹시 검찰이 이런 점도 의도적으로 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예. 아까 질문을 드렸습니다만 다시 한번 반복해드리면요, 최기자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서 기자협회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것인데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인 안 정해진 건가요? 아니면 어떤 상황인 것인지요?
박종률:
일단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는 것일 수밖에 없겠고요. 언론 단체라든가 정부 언론 노조도 비판 성명을 냈었고, 저희 협회도 관련해서 비난성명을 냈었는데 최성진 기자가 또 저희 한국기자 협회 회원입니다. 한겨례 신문사 소속이기도 하지만 같이 계속 대화하고 협의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 대응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최성진 기자의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서 한국기자협회 박종률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앞으로 또 인터뷰할 기회가 있을 것만 같군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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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박종률회장 YTN라디오<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