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국정원국정조사특위' 위원 라디오 인터뷰 전문
(사회자)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위가 어제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2차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추가적인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는 한 어제로서 사실상의 국정조사 청문회 일정이 마무리 된 셈인데요.
야당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 채택을 거듭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을 연결해 정국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파행을 거듭한 끝에 국정원 국정조사의 2차 청문회가 어젯밤 늦게까지 실시됐습니다. 특위 위원의 한명으로서 어제 청문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상규 ▶ 어제 청문회는 가림막이 등장해서 또 다시 진실과의 차단을, 국민과의 소통 차단을 시도한 잘못된 면도 있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은희 증인이 상당정도의 실체적 진실을 증언함으로서 이번 과정이 일정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 권은희 수사과장의 증언도 있었지만 반대로 댓글 여직원의 증언 얘기도 있었죠?
이상규 ▶ 전혀 성격이 다른 것이기 때문에 경찰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은폐가 있었다는 건 명확히 밝혀졌고요.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개입이냐 아니면 대북 심리전 활동이냐는 공방이 있었죠. 그런데 제가 보기엔 전체적으로는 코미디 같은 과정이 아니었나. 왜냐하면 국정원 여직원의 경우 자기 스스로 답변을 한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된 답변 몇가지 중에서 답변했거든요.
- 예상질문들을 했나보죠?
이상규 ▶ 저의 경우는 제가 질문한 것 중에는 답변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 어떤 질문들을 하셨나요?
이상규 ▶ 댓글만 달았느냐, 게시글을 직접 쓴 것도 활동의 일환 아니냐고 했더니 “모릅니다”, 혼자했느냐 같이 했느냐 물었더니 “그건 얘기해줄 수 없습니다”로 모든 질문을 거부했죠.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원세훈, 김용판 두 증인이 나왔을 때 선서거부를 한 것도 초유의 사건이고 가림막이 등장한 것도 초유의 사태였습니다. 이런 과정 자체가 새누리당의 일방적 비유 속에서 진실을 밝히기보다 진실을 가로막기 위한, 따라서 증인들도 그런 답변 거부, 선서 거부, 모르쇠로 일관한 측면에서 상당히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 어제 증인으로 출석했던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 앞에 설치됐던 가림막의 철거 문제를 놓고 오전 내내 여야가 설전을 벌였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규 ▶ 가림막 설치의 본래 취지를 잘 살렸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자꾸 일이 불거진거죠. 얼굴만 가리면 되는데 완전히 밀실처럼 돼 버리니까 그 안에서 증인들이 자기들끼리 필담을 나누거나 짜맞추기 답변을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심지어 밀폐된 공간에서 핸드폰을 전부 소지하고 하드디스크까지 반입했었거든요. 결국 틈을 줘서 함부로 서로 짜맞추지 못하게 하는 과정에서 모범답안이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단순히 기계적 답변만을 하려는 태도, 진실에 대한 그나마 확인된 것은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 가림막이 30cm 정도 올라가는데 두 시간 정도 설전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이런 청문회는 사실상 안 하는 것도 좋았을 것 같은데요. 하며는 할수록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는 청문회가 됐습니다.
이상규 ▶ 그런 점에 대해서는 국조특위위원회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게 맞다고 보고요. 정말 코미디화 돼 버린 거죠.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이 정말 국정원이 개입을 했는지 안 했는지 밝혀서 만약 불법개입을 했다면 어떻게 제도개선을 할 것인가, 그래서 앞으로 국기문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가줘야 하는데 각각의 정치세력이 여야간의 생존문제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코미디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봅니다.
- 국정조사특위 야당의원들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 증인 채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실현가능성은 없어 보이죠?
이상규 ▶ 지금으로서는 물리적으로 7일전에 합의해야 하는데 그것도 넘어가버렸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합의만 한다면 내일이라도 두 증인을 세울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태도로 봐서는 거의 난망한 상황이죠.
- 그런데 권은희 수사과장의 증언 내용, 김용판 전 총장의 격려전화증언은 거짓말이었다며 ,수사발표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목적이었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얘기들이 지레짐작인가요, 아니면 명확한 증거가 나온 건가요?
이상규 ▶ 증거를 계속 물타기해서 문제지만 크게 보면 그런 겁니다. 작년 12월 16일날 댓글이 없다고 발표했죠. 그런데 올 1월이 되면 댓글이 90여개 나왔다는 게 보도됐습니다. 실제로 보니까 국정원 직원, 최소한 10개 이상의 여러 아이디를 쓰면서 인터넷상으로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겐 유리하고 문재인 후보에겐 불리하게 하는 식의 활동을 했다는 것이 확인되죠. 그렇다면 왜 작년엔 댓글이 없다고 발표했느냐, 보니까 분석관들이 분석하는 과정을 확인해보니 상당 부분 밝혀냈습니다. 그런데 경찰 영상에서 고의적으로 다 왜곡, 변조시켜서 결국 축소은폐해 버린 거죠. 이런 대목은 권은희 과장뿐만 아니라 다른 분석관들도 일부 시인을 했기 때문에 상당부분 객관적 설득력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실질적으로 내일 청문회는 거의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죠?
이상규 ▶ 그렇습니다. 내일 청문회는 기대할 수 없게 됐고요. 이미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원세훈, 김용판 증인에 대해서도 비협조적이었고, 진행 과정에서도 나온 증인들에게 답변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노골적인 진실규명을 방해했기 때문에 그 대목은 국민심판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새누리당에서 증인들에 대해 국민적 심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개진하실 겁니까?
이상규 ▶ 저는 지금까지 줄곧 그런 입장이었고요. 여야가 이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을 함으로써 한 편의 코미디가 돼 버린 건데요.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도 이 문제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제도개선을 하고 넘어가야만 향후 정국 운영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놓고 보더라도 새누리당이 자기 정치세력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인 점, 정쟁의 도구로 사용한 점은 유감스러운 대목이라 할 수밖에 없죠.
- 이상규 의원께서는 어제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국정조사장에 직접 나와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주장 아닌가요?
이상규 ▶ 김무성 의원이나 권영세 주중대사가 증인채택이 돼서 실체적 진실을 밝혔는데 협조해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권영세 주중대사의 경우 원세훈 전 원장과도 통화를 했었고요. 박원동씨와도 통화를 한, 박원동씨는 김용판 전 서울청장에게 수사외압 전화를 한 장본인입니다. 그 삼각 커넥션의 정점에 권영세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런 인물들이 나오는 여부는 어느 누구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한 사람, 박근혜 대통령만이 결자해지로 이 문제를 풀수 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용단을 하고 책임을 지셔야 한다는 겁니다.
- 진실규명이 되지 않았다고 보시는 건가요?
이상규 ▶ 실체적 진실을 전부 다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선느 죄송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릴 수밖에 없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의 잘못된 댓글달기, 수사과정에서의 외압과 축소은폐 등의 부분들이 일부나마 드러났기 때문에 그 점은 그나마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 두 차례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의 막말과 고성이 난무했습니다. 국민은 이에 대해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개선책은 없을까요?
이상규 ▶ 이것을 제도로 보강하긴 쉽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증인들의 태도나 증언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제도로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막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회의원들의 일상적인 의정활동이 보다 생산적이고 국민들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전반적 의정활동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죠.
-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을 요구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즉각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는데요. 특검 필요성 있다고 보십니까?
이상규 ▶ 저희는 특검을 그렇게 크게 기대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과정에서 보면 검찰수사까지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진한 것들이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제가 이번에 밝힌 것 중의 하나가 국정원 여직원이 쓴 대포폰의 명의자와 민간인 조력자, 이 두 사람이 같은 학교 같은 학과 동기였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현역 새누리당 의원과 역시 동기관계였고요. 그 민간인 조력자는 현역 새누리당 의원의 선거운동을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런 커넥션에 의혹이 있는데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검찰수사 과정에서 전혀 밝히지 못했거든요. 이런 것들을 추가적으로 명백히 밝히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는 특검밖에 없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거부할 것이 아니라 협조를 해서 밝힐 것은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최근 남북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통일부가 어제 천안함 폭침 사건 등에 대한 북측의 책임 있는 태도가 전제돼야 5·24 대북 제재 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 어떤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이상규 ▶ 글쎄요. 정부로서는 5.24방침을 철회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이 문제 자체를 협상테이블을 만들어서 그 속에서 5.24 조치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문제를 같이 하든 분리하든 진정성을 가지고 협상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라고 보고요, 개성공단 문제를 푸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해결한 것처럼 이번에도 남과 북이 지혜를 발휘하길 기대합니다.
| 
이상규[평화방송'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