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없는 무상복지, SOC사업으로 불거진 정부-지자체 재정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바른사회시민회의는 12일 교육과 무상급식 등 무상복지 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난해 모든 계층으로 무상보육이 실시된 이후 줄곧 지자체는 재정부족을 호소하며 사업 중단을 외쳤다.
현재 국회에는 정부의 비용 분담률을 상향조정하는 영유아보육법개정안도 발의된 상태이다. 또한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가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전액 삭감키로 밝힌데 이어 몇몇 광역지자체도 무상급식 확대 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찬사를 받으며 뜨거운 반응 속에 시작된 무상복지 시리즈가 현재 지자체 재정의 골칫거리가 된 셈이다.
지방사업을 두고 벌이는 중앙-지자체간 예산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전망에 지자체의 근심은 크다. 최근에 정부가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율 인하 방침을 내놓자 전국 시도지사들이 철회를 주장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중앙-지자체간 세목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 싸움은 점입가경이다. 더군다나 정치권과 지자체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무상복지, 지방SOC, 취득세율 인하로 불거진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갈등의 근본 원인을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무상보육,무상급식] 현진권 (한국재정학회장)
지방정부 복지예산 부족문제를 중앙정부의 지원확대 끌어내기로 풀어선 안된다.
현재의 보편적 무상복지는 획일적 사회서비스의 고상한 표현일 뿐, 획일적 서비스는 재정낭비로 귀결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 원인은 ‘정치분권’만 시행되고 ‘재정분권’은 안 되기 때문. ‘재정분권(세입세출)’이 시행된다면 지자체가 ‘권한과 책임’을 지게 되고, 최적수준의 세금부담과 공공서비스 제공 간의 균형도 이뤄짐. 자치정부 핵심인 세출정책의 다양성도 지켜지게 된다.
(세출권한부여)무상급식,보육정책도 자치정부가 먼저 시행여부 결정토록 하고, 채택한 지자체에 중앙정부가 보조금 지급하는 형식이어야 함. (세입권한부여)취득세 정책권한도 자치정부에 맡겨야 한다.
[지방SOC사업]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선진국은 재정연방주의에 입각하여 자원배분 효율성, 거시경제 안정성 등 수단으로 분권화되었으나, 우리나라는 정치적 동기로 추진되어 여전히 행정과 재정 간 분권화의 부조화를 겪고 있다.
지역간 격차는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지방자치의 본질이나, 국민들 대부분은 공공서비스 양-질에서 획일적 요구를 하는데 매우 익숙해져 있다.
현행 지방교부세 제도하의 세입구조는 연성예산제약에 그치므로, 반드시 경성예산제약을 가능케하는 재정성과 관리제도의 뒷받침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방SOC공약은 지방이익도 함께 고려해야는 점, 지방의 정치-제도 요인에 의해 영향받는 점 등 다른 정책공약과는 상이한 특성을 지닌다.
권한이양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전략적 방안이 제시되어야 함. 예를 들면 국토교통부의 특별지방행정기관으로 유지되고 있는 지방국토관리청은 당연히 광역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어야 한다.
[복지재정 부담개편] 김현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은 재원삭감 통해, 일본은 재정이양과 세출부담 전가방식 통해 중앙-지방간 복지재원 조정을 실시해야 한다.
주요국의 복지재정 국고보조율은 스웨덴 50%, 노르웨이 70%, 미국 60%, 일본 30% 수준임. 우리나라 국고보조율 70%는 낮지 않음. 조세부담율(19.7%)은 선진국대비 낮으면서 대도시 인구집중도(49.2%)는 높아, 형평성 보조금인 교부세 비중을 높게 유지하는 상황에선 국고보조율 인상폭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2008년 이후 우리나라 국고보조금 비중이 증가했지만 인구증가율이 낮은 지역에 더 많은 이전재원이 가서 ‘이전재원의 지방교부세화’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중앙-방간 복지재정 부담 개편 방향
교부세 집중도를 낮추고 재정수요 증가에 따른 국고보조금 증가가 타당하다.
부동산세의 전면 개편 통한 지방세제로서의 기능강화가 되어야 한다.
교육재정과 지방재정의 통합을 통한 재정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
[정치적 갈등]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정부-지자체간 갈등 요인은 정부의 일방주의적 편의적 태도가 근본 문제임. 지방재정의 80%를 중앙정부 교부금에 의존하는 상태에서는 정부-지자체의 ‘갑을’ 관계는 지속됐다.
지자체 행정에서도 제한된 자원을 어디에 얼마만큼 사용할건지 그 결정과정에 민주적 경쟁이 발생함. 정부 정책이나 지자체 전시행정이 민주주의의 미덕과 해악 사이에 놓여 있다.
재정자립은 재정구조 자립과 의사결정 자립 모두를 의미함. 국세의 상당부분을 이양해 지방세 자주재원의 비율을 대폭 높여야 한다.
정부-지자체간 협의체 구성이 필요함. 대통령과 시도지사로 구성된 (가칭)국가협력회의를 통해 이해충돌 부분을 사전 조율하도록 한다.
국회에는 ‘지방분권특위’ 설치하여 지방자치 심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토록 하고, 헌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지방분권형 국가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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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없는 무상복지,SOC사업으로 불거진 토론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