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출범 2년 만인 지난 8일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이하,‘종합계획’)을 내 놓았다.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는 9일 성면에서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제안한 이번 종합계획에는 지방일괄이양법을 통하여 649개의 사무를 지방으로 이양하고, 지방재정을 지방소비세 상향 등 지방세의 비중을 높여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7대3으로 조정하겠다는 등 일부 긍정적인 내용도 들어 있다.
그러나 지방분권이 현정부의 국정기조와 핵심과제로 정립되고 있지 않는 가운데 동 위원회의 종합계획은 시대적 과제로서의 실질적 지방분권 개혁에 대한 기대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지방자치를 저해하는 졸속 종합계획’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특히 그 중에서도 특별시 및 광역시의 자치구 폐지를 제안한 것은 현행 헌법의 지방자치의 이념을 무시하고 지방의 현실을 망각한 계획이다.
이번 자치구폐지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잘못된다.
첫째, 이번 계획은 지방자치의 근본인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헤친다. 그 동안 우리 지방자치는 1991년 지방의회의 부활 이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착실히 그 토양을 구축해 왔다. 이제 지방의회 2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다시 지방의회를 없애겠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단순한 제도적 자치로서 시행된 것이 아니라, 지난(至難)한 민주주의의 결과로서 탄생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특별시와 광역시의 기초자치단체의회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지방자치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정신을 몰각한 무지의 결과이다. 우리 헌법은 지방자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고, 그 지방자치의 근간은 지방의회임을 헌법 제118조에서 천명하고 있다. 특별시와 광역시의 기초자치단체의회를 두지 않겠다는 것은, 현재의 기초자치단체를 모두 해체하고 행정구로 운영하겠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상은 지방의회를 통하여 주민의 의사를 적절히 반영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제정된 우리 헌법의 대의제 민주주의의 이념을 무시하는 반헌법적이고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특별시와 광역시의 자치구 폐지안은 지방자치의 세계적 조류를 무시한 대단히 국내적이고 졸속적인 편협한 계획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우리 보다 앞선 선진국들은, 오히려 주민 친화적이고 주민 중심적인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를 적극 활용해 나가고 있는 것이 세계적 조류이다. 특별시와 광역시의 대도시 단위 행정이 반드시 효율적인 것이 아님을 세계적 조류를 통해서 볼 수 있다.
넷째, 종합계획은 특별시와 광역시의 기초자치단체 폐지 이유로 행정적 효율성과 주민 편의의 제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은 지나치게 편협한 사고의 결과이다. 기초자치단체의 폐지는 주민자치를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완전히 저해할 것이며, 주민들이 원하는 정책과 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기초자치단체의 폐지는 주민의 편의를 제고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주민의 불편을 가중시킨다.
정부와 국회는 지방자치를 저해하는 개악적 내용을 담고 있는 이번 종합계획의 내용을 전면 수정 내지는 폐지하라. 특히 기초자치단체의 폐지 등 핵심적인 지방자치제도의 개편은 정부와 국회가 법률로써 강제적으로 개편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주민들이 직접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와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주민의 의사에 따라 종합계획안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 
지방자치 저해하는 졸속 종합계획 전면 수정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