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3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가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강조한데 대해 유의하며 빠른 시일 안에 결단을 내려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제15차 남북장관급 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하고 있는 권호웅 단장을 비롯한 북측대표단 일행을 맞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접견은 오후 5시부터 45분 동안 진행됐으며, 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북측 인사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먼저 “지난주 김정일 위원장이 정동영 장관을 접견하고 뜻깊은 말씀을 많이 해준 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사의를 표하고, 김 위원장에게 안부인사를 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이번 15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과거와 달리 남북간에 진지하고 실질적인 자세로 협상이 진행되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많은 합의를 이룬 데 대해 양측 대표단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항상 군사적 충돌의 우려가 있는 서해상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장성급 군사회담과 수산협력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이를 계기로 서해에 확고한 평화가 정착되고 수산분야에서 남북 양측의 이익이 증진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측 대표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김 위원장께서 북남 관계에서 체면을 앞세워 대결하는 것을 없애라고 지시하셨다”며 “정 장관과 이를 잘 받들어서 이번에 일이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책임참사는 이어 “북남 사이에 다방면에서 교류와 협력을 하고 6·15 공동선언 정신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민족번영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많은 합의를 이뤘고, 공동발표를 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북측 대표단 일행을 맞이하며 “수고가 많았다. 반갑다. 귀한 손님이 오셔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반겼다. 또 “이번 손님들은 자질구레한 문제는 안 따지고 이번에 아주 시원스럽게 해 준 그런 점에 감사한다”며 덕담을 건넸다.
노 대통령과 북측 대표단은 장관급회담, 달라진 남북회담 분위기, 남북관계 등을 주제를 환담했으며, 접견 뒤 청와대 본관 1층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노 대통령은 헤어지면서 “북에서 오신 분들이 바쁜 데 시간을 내줘 감사하다. 건강하시라”며 작별인사를 거넸다.
이날 접견에는 북측에서 권 책임참사를 비롯,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신병철 내각 참사,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상 등 5명의 북측 대표단이 참석했다.
빠른 시일 안에 핵문제 결단 내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