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뉴스 정승로 기자 =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지난 4월말 생활임금제의 법적 근거를 뒷받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7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서울시, 부천시 등 18개 지자체들이 생활임금제를 시행 중이며, 이들은 상위법 근거 없이 조례를 통해 생활임금제를 도입했다. 이런 상황에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생활임금제가 전국 지자체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생활임금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 정의조차 모호하다. 법적, 제도적으로도 정립되지 못해 다양한 논란을 일으킬 거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많은 지자체가 재정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에 영향을 끼쳐 노사갈등을 촉발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생활임금제도의 섣부른 도입 보다는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신중하게 도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에서는 생활임금제도 확산이 미칠 영향력과 법적 검토를 통해 이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토론> 생활임금제도의 문제점 오정근(건국대 특임교수)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생활임금 개념을 도입, 자체적 기준을 마련하여 지자체 소속 용역 근로자 대상으로 적용 중임. 서울시가 지난 2월 ‘생활임금’을 도입하면서 책정한 금액은 시간당 6,687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5,580원 보다 20% 높은 수준임. 한 달 늦게 시작한 경기도는 6,810원으로 최저임금 대비 122%이며, 서울 성북구는 7,150원, 최저임금대비 128%이고, 경기 수원시는 6,600원 등 일정한 기준없이 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임금수준, 특히 최저임금수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지 않으며, 과도한 임금인상 확산으로 투자위축과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음.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보다 대략 20~28% 높은 수준의 생활임금이 시행되면 사실상 공공부문의 최저임금은 의미가 없게 되고 동일 노동의 민간부문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큼. 임금급등은 고용 감소를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심지어 2012년 말 기준 지방정부와 지방비금융공기업 부채는 105조원에 이르고 있음. 경영합리화로 부채를 감축해야 할 실정에서 생활임금 도입 등 방만한 경영은 지방재정 및 공기업 정상화 방침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볼 수 있음.
- <토론> 최저임금과 생활임금의 혼란: 김이석(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최저임금제도는 노동시장에서 작동하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감안하지 않은 채 취약계층의 임금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오히려 가장 취약한 계층의 노동자들의 취업을 막는 대표적인 가격규제 악법이다.
최저임금 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하기는커녕 최저임금제와 개념적으로도 구별되지 않는 모호한 생활임금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문제이다.
의원들은 자신들의 호주머니가 아닌 유권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지자체에 고용된 일부 근로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주겠다는 것임. 이는 주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며 양질의 공공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감시해야 할 의원들의 본분을 망각했다
-<토론> 민간노동시장에 미칠 파장: 전삼현(숭실대 법학과 교수)
생활임금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개념이 정의되지 않은 채 제정된 통상임금으로 인해 현재 60여 개 기업이 소송에 휘말려 있음. 이처럼 법적 개념이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경우 법적용상의 혼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생활임금이 법정화되어 민간시장에 영향을 미칠 경우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는 것은 물론이며 우리나라처럼 정규직 일자리 보호가 강한 상황에서는 불가피하게 청년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토론> 법-제도적 문제: 이 헌(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헌법재판소는 “근로의 권리는 사회적 기본권으로서 국가에 대하여 직접 일자리를 청구하거나 일자리에 갈음하는 생계비의 지급청구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증진을 위한 사회적·경제적 정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에 그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02.11.28. 2001헌바50).
헌법 제32조 제1항의 ‘적정임금’이란 국가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문화적인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정도의 임금수준을 말하는 것이고, 적정임금의 구체적 수준은 노사 당사자의 단체교섭 등 자율적 합의나 국가의 적절한 지원 등을 통하여 형성 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에는 자치입법권은 물론이고 그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와 처우를 스스로 결정하고 이에 관련된 예산을 스스로 편성하여 집행하는 권한도 당연히 포함되는데 지방자치단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자의 임금 등을 정하는 것은 자치입법권이 아닌 자치행정권에 속하는 문제로서 관계법률인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규율되는 것이므로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생활임금은 지방자치법 제11조에서 정하는 전국적으로 기준을 통일하고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근로조건으로,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처리할 수 없는 국가사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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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임금제도,왜 문제인가?
